밀씨 지에 올릴 졸업 여행 후기를 써달라는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글재주 없는 저는 좀 부담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학우들마다 소감을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쓸려고 하니 A-4 용지 반 정도만 쓰라는 것입니다. 정말 쓸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쓸 얘기는 많은데, 줄이고 줄여서 다음과 같이 작성하여 대표님 감수 받고, 오늘 교무과에 제출했습니다. 우리 학우분들께 보고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여 원고를 아래와 같이 공개합니다.
졸업 여행 후기 (종교 교육과 2학년)
제목: 또 한 번의 천국 체험
2학기를 맞아 이제 “이 행복도 마지막이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입학 미사 때 원장 신부님께서 “선배들이 신학원에서 일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하신 말씀이 우리의 얘기가 된지는 이미 오래이다. 이제 “졸업여행”은 그 마지막을 확인하는 여행이라 쓸쓸한 생각이 앞섰지만, “이벤트” 때 마다 진한 감동과 행복을 느꼈던 우리들의 기대 또한 컸다. 낮에 움직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달님반” 학우들에게 아침 7시까지 김포공항에 도착하라는 일정은 매우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지방의 어느 학우는 서울의 학우 집으로 전날부터 짐을 싸 들어가기도 했다. “잠을 못 잤다”, “설렌다”, “못 갈 사정이었는데, 하느님의 은총으로 극적으로 가게 됐다” 등 소감을 얘기하는 학우들의 얼굴은 소풍 가는 초등학생의 표정이었다.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우리 모두 한 마음 되어 진실로 당신께 영광 드리며 이 땅에 하느님나라 세우는 큰 열매 되게 하소서”…. 파견미사로 드리게 된 ‘전교주일 미사’는 선교사의 사명을 묵상하며 보낸 졸업 여행의 파견미사로 깊은 뜻을 느끼게 했다. 위의 기도를 기폭제로 미사는 눈물과 감격의 도가니로 변했다. 기도하는 사람이 울고, 노래하는 사람이 울고, 모든 교우가 울고, 마침내 오창석 신부님께서도 눈물을 보이셨다.
연중 이렇게 맑은 날은 정말 드물다는 제주도 사람의 증언처럼 수정처럼 맑은 날씨 덕분에 우리는 한라산의 모든 경치를 소상히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등정을 계획한 학우 28 명 모두 목표지인 윗세오름 (고도 1,700 미터)에 도착하여 기뻐하는 모습은 하느님께서 주신 또 하나의 은총이었다. 고비 때마다 힘을 북돋아 준 학우가 고마웠고, 이 고지를 내발로 올라올 수 있었다는 성취감이 기쁨을 더해주었다.
한라산 등정의 피로도 잊고 밤늦게까지 진행된 피정에서 우리는 또 한 번의 진한 감동과 성령의 현존을 느꼈다. 시편 포름에서 새로 갖게 된 각자의 이름, 그리고 팀원의 이름을 넣어 각 팀에서 새로 쓴 시편 151장은 우리들에게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시 일깨워주는데 충분하였다. 후에 신부님께서 각자의 이름을 일일이 해석해주셨는데 어쩌면 각 학생을 그렇게 잘 파악하고 계신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졸업여행에서의 감동과 행복감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진한 행복감과 감동을 주신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 이 천국을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서 그들도 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라는 것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래에 흐릿하게 보이는 불빛들을 보며 뼈저리게 느꼈다. 헌신적이면서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하는 회장단, 그에 일사불란하게 협조하는 학우들, 그리고 보이지 않게 기도하는 학우들, 이것이 하느님께서 추천하시는 행복 모델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종 2 윤영학 아오스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