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신부님의 편지: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어장인 것 같습니다.

2005. 7. 30. 오후 10: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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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찬미예수님


오두막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무더운 여름날 어떻게 잘들 지내고 계신가요?

더운 날씨에도 추운 날씨에도 늘 생각하게 되는것이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즐거우면 행복하다는 사실입니다.


삶이라는 것이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도무지 더 알쏭달쏭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단정지을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막연해지거나 희미해짐에 가끔 당황스러울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다르듯이 모두 색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한 사람의 인생 역시도 한결같은 흐름은 아니니... 참 신비롭고 알수 없는 것이 바로 인생인가 봅니다.^^


저의 인생도 그런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생각도 못한 ‘군종신부’가 되어 벌써 군사목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4월 말부터 7월초까지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2달이 2년처럼 느껴질 정도의 지겨운 경험을 하면서(이 나이에 훈련 받으려니...ㅋㅋㅋ) 도대체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글쎄요... 제가 뭘 하는걸까요?


참 인생 다양하기도 하죠.  남들 안하는것만 골라서 하는 인생...^^

전혀 생각지도 못한 군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답니다. 

육군 대위...  근데... 아직도 전혀 제 자신이 군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답니다.

저는 신부지 군인이 아니니까요.  물론 군인들을 위해 주님 사업을 해야 하기에 군인이 된것이니 군사목도 열심히 해야겠지요.


군종신부로 임관해서 온 곳이 ‘유성’입니다.  유성온천 아시죠?  바로 그 근처랍니다.

사제관이 군대와 좀 멀리 떨어져 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사제관은 무지하게 넓답니다.

27년 전인가 어떤 박사님이 별장으로 쓰던것을 기증한건데... 무지하게 넓지요.^^

근데... 넓다고 다 좋은것이 아니더라구요.  그때는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노후되어서 어려움이 많답니다.  뭐... 그래도 비 피할수 있으니 감사할 뿐이죠.


제가 부임한 군대는 32사단이라는 곳입니다.  충남일대와 서해안(대천이나 안면도 해수욕장 있는곳) 지역의 해안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그런데 32사단에는 그동안 약 20년간 신부님이 안계셨던 공소였기 때문에 아주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답니다.  성당에는 제의장 하나 없고 변변한 교리실조차 없답니다.


사단 신병교육대가 있어 훈련병들이 많이 들어오지만 그들에게 가톨릭 신앙을 전해주는 것이 너무나 힘들답니다.ㅠㅠ  성당과 법당과 개신교가 나란히 서 있는데... 종교행사 시간이면 법당과 개신교는 꽉꽉 들어차는데 성당은 썰렁하죠.  간식의 차이와 시설의 차이... 모든 군종성당에서 겪는 어려움이긴 하지만 이곳은 공소였다가 본당이 된 곳이라 그 차이가 너무나 엄청나답니다.


군인들의 현실상 눈에 보이는 것이나 간식에 의해 인원수가 좌우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지요.  꼭 그런 것으로 신앙을 전파해야 하냐는 일각의 비판도 있겠지만...  군 현실은 일반 사회와 아주 다릅니다.  훈련과 각종 통제로 힘들어하고 여유가 없는 장병들의 마음이 먹을것과 좋은 시설쪽으로 흐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가톨릭 신앙을 가진 사병들 역시 다른 종파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가끔 고해성사를 하다보면 6-7년 된 냉담자가 있는데... 일반 성당에서는 대어를 낚았다고 좋아할 일이지만 여기서는 허다합니다. 


어찌보면... 군대에서 사병들이 지내는 기간이 신앙적으로는 통제의 기간이 아니라 회개와 새로운 전환의 기회가 될수 있음을 느낍니다.  조금만 잘해주고 각종 신앙적 프로그램을 맞보게 해줘도 많은 이들이 주님의 품으로 돌아올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종교행사가 유일한 군생활의 통풍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지도 않는다면... 어찌 그런 기회를 만들수가 있겠습니까?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들(간식이나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으니 발걸음이 뜸할 수밖에 없지요.


사실...  그냥 신경 안쓰고 살면 저는 편하게 지내며 살수도 있습니다.

속된말로 하려고 하면 일이 무궁무진하고 안하려고 하면...  편한곳이 군대니까요.

사람들 모두 신부님은 바쁘다고 인식하고 있으니 꼭 해야하는 군대 업무 외에는 안하면 되니까요.


근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제가 신부로서 그렇게 살면 과연 행복하겠습니까?


약 3주간을 보내면서...  뜬눈으로 지새운 날이 많답니다.


제가 맡아야 하는 곳은 32사단 이외에도 충룡공소(62사단, 강습여단, 99연대:32사단), 비호공소(191연대: 67사단), 505여단(32사단), 예수성심공소(탄약사령부 1탄약창), 성라파엘 공소(11탄약창)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찾아갈곳이 무지하게 많은데...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것이죠.

각 공소에 있는 몇 안되는 간부신자들의 지원마저 없으면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저곳도 어찌될지 모르죠.  대부분의 부대공소들이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나마 잘 유지되고 있는 몇군대도 현재는 몇분의 간부들이 열심해서 그렇지 그분들의 임기(1-2년)가 끝나면 또 어찌될지 난감하기만 하답니다.


해안소초는 아예 갈생각도 못합니다.  이곳에서 2-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그곳의 병사들은 신부 그림자조차 보지 못하고 있는거죠.  가끔 요청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재정적 여건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지역 전체에 어떤 형태로든 관계된 목사님이 184분이라고 합니다.  저는 혼자지요.  뭐... 내가 무슨 힘이 있나... 괜한 욕심 부리지 말자는 생각... 아니 자포자기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후방 지역이라고 해서 전방만큼 위문도 거의 없습니다.

군대는 황금어장이라고 말들 하죠.  군종교구청도 가난하기는 마찬가지라 전국 군종 후원회가 있어도 각 군성당의 시설이나 비품(기본적인 것들) 위주로 후원해 주는데 여기도 한달에 50만원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어림택도 없답니다.


사실... 여기 저기 연락해 보기도 했는데... 참 어렵더군.  대부분은 장애인이나 어려운 곳에 후원을 해주고 있기에 군대에까지 여력을 미치기 힘들다고...


그렇습니다.  후원해 주지 않아도 군인들은 굶어죽거나 더 나빠질것은 없습니다.

제가 호소하고 싶은건 그런 기본적인 육적 차원이 아닙니다.

어쩌면 다른 곳을 도와주는 것이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지요.


그러나...  너무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군대에서 한 사병에게 세례를 주고 냉담자를 회두시키면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몇사람도 더불어 건질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면 그 가정 역시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않겠습니까?


갈라져 있는 개신교도 군대에 대해서 만큼은 일치되어서 엄청난 후원을 해 주는데...


솔직히 천주교 신앙이 매력적인건 사실입니다.  대화를 나누어보면 많은 병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따라가는것은 어쩔수 없지 않습니까?


제 한몸 부셔져도 열심히 주님 사업을 위해 투신하고 싶습니다.

해안 소초를 찾아가서 위문도 하고 미사도 봉헌하고 힘들어 하는 병사들 보듬어주고도 싶습니다.  그치만... 재정적 여유가 너무도 없습니다.  아니 솔직히 마이너스입니다.  아마 군종교구에서 유일한 본당이 아닐까 합니다.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많은 액수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단 한번의 후원도 좋고 지속적인 후원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나중에 얼마나 큰 열매를 맺을지 상상할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면...

너무 안타깝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로 어려우시겠지만...  

하느님 나라 사업을 위해서 부탁드립니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와주세요!


농협: 589-12-004043  최황진 

전화: 011-755-4543

 

 

 

댓글 8

  • 2005년 7월 31일 오전 2:13

    군종 출신??? 신부님 한 분을 알아요. 미사 때 군인들에게 먹일 초코파이 아니면, 빵 하나랑 우유 하나의 값을 계산해 주셨는데, 한 주 음식값으로 군인 한 명당 1000원을 잡았을 때 100명이면 10만원... 한 달이면 오십만원 든다고 하셨던....^^; 미사를 온 군인들에게 간식을 제공해야하는 군 특유의 어떤 환경?이 있다고 하신 이야기를 5년 전에 부주임 신부님께 들었는데 라파엘 신부님 또한 똑같은 환경에 직면하셨나봐요.^^ 서로 다른 지역, 다른 시간대에서 다른 신부님 통해 군은 황금어장이란 똑같은 말을 듣는다는 거... 참 묘합니다~

  • 2005년 7월 31일 오후 1:09

    개신교회에서는 햄버거에 콜라를 주면서 군인들을 부를 때 신부님은 초코파이를 하나씩 줄것인지 두개씩 줄것인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좋은 본당과 자매결연된 전방 군종교구들은 그래도 좀 나은데, 여기는 후방이라 오히려 소외되어 있군요. 초코파이 좀 보내야겠습니다...

  • 2005년 7월 31일 오후 11:40

    찬미예수님 황금어장에서 물고기를 빼앗길순 없죠 신부님 힘네세요! 달님반 학우님들이 함께돕는다면 큰 힘이되겠죠 주님께서도 기뻐하실거예요 동참합시다. ^^* ^^*

  • 2005년 8월 1일 오후 12:18

    넵~~

  • 2005년 8월 1일 오후 10:39

    31일 제천 군부대에 조그마한 먹거리를 가지고 갔다 왔습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성당 전에 개신교 교회가 있었는데 왜 그리 위축이 되었는지...동두천쪽 의정부쪽등 다니다 보면 안쓰러울때가 많아요..매월 첫째주 금요일 용산 군종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신학원 선배님들 재학생들이 모여 군종 선교에 대해 의논하고 후원자들의 정보도 교환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8월5일 오후6시에 신용산역에 있는 군종 주교좌성당에서 모입니다. 관심가지셔도 됩니다.

  • 2005년 8월 2일 오전 12:15

    병사들을 사랑하시는 라파엘신부님의 간절한 마음이 찡하게 와닿습니다. 저도 군종후원회 회원이지만 라파엘신부님 계좌번호 메모해놓았습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신부님께 힘을 실어 드립시다!!!

  • 2005년 8월 2일 오전 10:01

    네~~ 작은 성의이지만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 2005년 8월 2일 오후 8:45

    어머나!! 32사단이면 제 아들이 거기에서 훈련받고 그대로 짱 박아서 조교로 뽑혀 군대생활 하다가 제대한 곳입니다. 라파엘 신부님께서 혼자 외롭고 힘든일을 하시네요. 작은정성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