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명의 미드필더가 세운 '승리 방정식' | |
| 박-남-용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삼각편대, 2-0 완승 이끌어내 |
'한국 축구의 기둥' 박지성은 예지력도 뛰어난 것일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6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터진 설기현, 조재진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한국 대표팀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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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선발출전선수 명단(좌). 전반 24분 김남일-박지성-이천수-다시 박지성으로 이어지는 공격패턴. 이을용이 우측으로 커버플레이. 정삼각형 형태의 2선과 1선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드러난 형태(우) |
| ⓒ 김정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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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내내 정삼각형을 그리며 중원을 장악한 '이을용-박지성-김남일'의 황금 미드필더라인 |
| ⓒ 김정혁 |
현 대표팀에서 주로 구사하는 4-3-3 포메이션의 핵심은 바로 미드필더인 2선에 있다. 경기장에서 많은 공간을 움직여야 하는 이 미들 라인이 공수에서 유기적인 역할을 해 주지 못한다면 답답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지난 세네갈 전이 대표적인 사례. 한국은 세네갈의 압박에 밀려 3선에서 최전방으로 바로 이어지는 롱패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세네갈 전과 달리 이번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선 이을용-김남일-박지성으로 이어지는 '최정예 미드필더' 라인이 출동했다. 이을용과 김남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고,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는 정삼각형의 구조로 배치했다. 박-남-용으로 이어지는 2선 라인은 경기 내내 삼각형 형태를 유지하면서 중원을 장악했다.
특히 전반 24분에는 이들 미드필더진의 정삼각형 형태 플레이가 잘 드러난 순간이었다. 오른쪽의 김남일이 왼쪽으로 이동하자, 이을용이 왼쪽으로 이동해 빈공간을 커버해 줬다.
김남일은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박지성에게 연결했고, 이 공은 이천수를 거쳐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돌아 들어가는 박지성에게 다시 이어졌다. 비록 슈팅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2선의 삼각형과 1선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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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필더진의 활동량. 이을용-박지성-김남일의 조합에선 이을용이 약간 뒤에 쳐진 채 좌우로 넓은 활동량 선보임(좌) 이을용-김두현-김상식 조합에선 김상식이 중앙 뒤로 많이 처지고 김두현은 공격에 적극 가담(우) |
| ⓒ 김정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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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비에서 김남일과 이을용은 이천수-조원희와 함께 상대를 삼각형 형태로 에워싸 볼을 빼았았다(상) 김상식과 김두현의 투입 후 변화. 김상식은 포백라인쪽으로 많이 처지고, 김두현은 공격쪽으로 많이 나감(하) |
| ⓒ 김정혁 |
이번 평가전에서 가장 훌륭한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단연 이을용이었다. 이을용은 김남일보다 약간 처진 상태에서 왼쪽뿐만 아니라 오른쪽까지 넘나들며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상대의 패스 길목을 정확히 파악해 미리 한 발 앞서 공을 뺐었을 뿐만 아니라 2선에서 돌아 들어오는 선수까지도 철저히 맨마킹을 해 줬다.
또 김남일과 함께 한국쪽 수비진영에서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와의 유기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의 예봉을 사전에 차단했다.
후반 29분에는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는 중거리 슛을 터뜨리는 등 공격에서도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김남일도 부상에도 불구 '진공청소기'란 별명답게 미드필더에서 강한 압박을 선보였다. 직접 공격시에는 좌우를 가르는 특유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측면 공격수들에게 정확히 '배달'했다. 수세시에는 최후방까지 내려와 3선의 센터백과 함께 순간적으로 3백을 형성하기도 했다.
후반엔 김상식과 김두현이 투입되면서 김남일이 빠지고, 박지성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2선의 미드필더진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김상식이 뒤로 많이 처져 포백 라인 바로 앞에서 플레이를 했고, 김두현은 포톱이라 볼 정도로 1선의 바로 뒤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본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된 김상식은 이렇다할 실수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했고, 김두현도 폭발적인 돌파를 보여주긴 했지만 공격에 치중하면서 삼각형의 간격을 너무 벌려 공간을 많이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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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반 7분 상황. 김남일이 조원희와 이천수와 호흡을 맞춰 상대의 공 뺏어냄(좌). 2분뒤인 후반 9분 상황 이을용이 위치를 바꿔 조원희와 이천수와 함께 상대 공을 뺏어냄(우) |
| ⓒ 김정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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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팀 득점상황. 2골 모두 박지성(7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
| ⓒ 김정혁 |
하지만 전반전엔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최전방 공격수에게 많은 공간을 만들어 줬어야 했다. 이천수나 설기현에겐 간간이 슛 찬스가 났지만 중앙의 안정환은 상대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골찬스를 잡지 못했다. 박지성이 상대 센터백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거나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켰더라면 안정환에게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주전과 비주전 차이 드러나... 아드보카트호의 또다른 숙제
이번 경기를 통해 유럽파가 합류한 미드필더 라인이 토고, 스위스, 프랑스와 맞설 때 절대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그러나 한편으론 주전 미드필더진과 후보진의 실력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기도 하다.
매 경기 격전을 치러야 하는 월드컵의 특성상 전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기는 무리. 아드보카트가 이런 문제점을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교체카드로 슬기롭게 극복해낼지 기대된다.(김정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