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형, 1%의 '아쉬움'에 가려진 99%의 '위대함' (펌글)

2008. 10. 16. 오전 11: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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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형, 1%의 '아쉬움'에 가려진 99%의 '위대함'
 
 
 
 


한국이 2-0으로 이기고 있던 후반 26분. 한국은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했다. 실점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 수비수의 실수로 골을 내줬다.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던 한국의 분위기도 이 실점 후 주춤해졌다.

조용형(25, 제주)이 15일 열렸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월드컵 예선경기서 통한의 실수를 저질렀다. 조용형은 드리블을 치다 달려오던 이스마엘 살렘에게 공을 뺏겼고, 완벽한 찬스를 얻은 살렘은 골키퍼 정성룡마저 여유있게 제치며 골을 성공시켰다.

중앙 수비수로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잘 나가던 팀 분위기도 한때 다운시켰다. 100번 잘해도 한 번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것이 수비수의 운명이다. 조용형의 실수는 그래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조용형은 경기 후 "허정무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최선을 다했지만 실수로 실점을 허용해 너무나 죄송스럽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미안하다. 동료들이 경기하면서 힘을 북돋워줬다. 상대가 달려왔고, 한 번에 찼으면 됐는데 내 스타일대로 한 번 접으려다가 그렇게 됐다. 다음에는 절대 그런 실수 하지 않겠다"며 실수에 대해 무척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조용형은 분명 지울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조용형의 실수는 단 1% 뿐. 너무나 충격적인 1%라 조용형이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나머지 99%가 라려져버렸다. 1%의 실수가 가리고 있는, 그래서 보지 못하고 있는 99%의 위대함이 있다.

이날 UAE전에 조용형은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조용형의 선발을 점치지 못했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그랬고, 파주 NFC에서도 항상 발을 맞추던 곽태휘-강민수 콤비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강민수 대신 조용형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은 UAE를 몰아붙이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조용형이 있었다. 조용형은 경기 내내 수비에서 한방에 찔러주는 위협적인 롱패스로 UAE수비를 무너뜨렸다. 조용형의 롱패스는 예리함, 정확도, 타이밍 등에서 최상의 패스였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최전방 이근호, 정성훈에게 직접 찔러주는 킬패스는 몇 번의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후반 6분, 조용형의 킬패스가 최고의 장면을 만들었다. 조용형은 정성훈의 머리를 겨냥해 롱패스를 찔러 넣었고, 공은 정확하게 정성훈의 머리로 향했다. 정성훈은 헤딩으로 기성용에게 연결,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기성용은 환상적인 로빙슈팅을 시도했다. 크로스바를 맞춰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조용형의 롱패스가 위력을 발휘한 장면이었다.

조용형은 악착같은 수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반 42분 UAE의 위협적인 코너킥을 조용형이 걷어냈고 후반 2분 1대1 위기에서 여유롭게 상대를 저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노련한 수비운영이 돋보였다. 후반 17분에는 UAE 에이스 마타르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는 등 한 발 앞선 수비로 상대 에이스를 꽁꽁 묶었다.

조용형의 나머지 99%는 위대했다. 너무나 잘 했다. 1%의 실수로 덮어버리기에는 아까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허정무 감독이 강민수 대신 조용형을 투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공격으로 이어지는 질 높은 패스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조용형 역시 패스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었다. 조용형은 "경기 중 롱패스를 찔러주는 것에 노력했다. 킥에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조용형 투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위치 선정이나 리딩 능력은 좋았는데 옥에 티가 되는 실수(실점)를 한 것이 아쉽다"며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조용형은 이번 경기로 큰 교훈을 얻었다. 누구든 실수는 하게 마련이다. 실수를 딛고 일어서면 더욱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죄책감으로 주저앉으면 쉽게 일어설 수 없다. 조용형은 뼈저린 실수를 교훈삼아 나머지 1%를 채워야만 한다.

경기장에서 만난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2002년 이후 최고의 기량을 보였다. 한국의 화려한 공격력은 조용형 때문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수 하나만 놓고 봤을 때는 세계적인 선수다. 특히 수비에서 롱패스 찔러 주는 것은 세계적 수준이다. 밖으로 벗어나는 패스가 없이 정확하다"며 조용형을 극찬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환상의 패스는 조용형을 '제2의 홍명보'라 부르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댓글 1

  • 2008년 10월 17일 오후 1:51

    칭찬 받을 만한 선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