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남은 과제와 앞으로 계획

2005. 2. 23. 오전 9: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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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남은 과제와 앞으로 계획

 

북-미 관계 안풀리면 판로 제약

당분간 남한·중국·동남아 주력‥전력등 기반시설도 미비

15일 개성공단에서 만든 리빙아트 냄비를 서울의 백화점에서 산 시민들은 “싸고 품질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물건이 싼 것은 북한 노동자 임금이 싸고 국내 반입 때 무관세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의 최저 임금은 월 57.5달러(최저 임금 50달러+사회보험료 15%)이고 노동시간은 주 48시간이다. 리빙아트 개성공장의 인건비는 국내 공장의 2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가격 경쟁력은 완전히 내수용이라면 몰라도, 미국의 대북한 제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출시장 제약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개성공단 생산제품은 ‘북한산’으로 표기된다. 미국은 북한산 제품의 수출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정상 무역국가에 비해 최소 2배에서 수십배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북한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판로 확보가 불가능하다. 또 북한 상품은 일본과 유럽연합에서도 세계무역기구 가입 등의 문제 때문에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

현재 개성공단 시범단지 2만8천평에는 15일 첫 제품을 생산한 리빙아트뿐만 아니라 에스제이텍, 신원, 삼덕통상, 부천공업, 매직마이크로, 호산에이스, 태성산업 등 7개 기업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에스제이텍, 신원, 삼덕통상이 이달 말까지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시설을 돌릴 계획이다. 이들 시범단지 기업들도 리빙아트처럼 의류, 신발, 가정용 전선 묶음, 화장품 용기, 냉난방 설비, 의류·모자, 시계, 자동차 연료 펌프 등의 노동집약적 상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당면 과제다.

중장기적인 개성공단의 성패 또한 북-미 관계 정상화와 직결돼 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6일 “2007년 본단지 1단계 100만평이 완공되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규모 업체가 입주하고 미국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게 된다”며 “이때까지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개성공단 사업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우선 내수와 중국·러시아·동남아 등 관세장벽이 없는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15일 판매를 시작한 리빙아트 주방용품도 국내 내수용이나 관세장벽이 약한 유럽연합 등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자유무역협정 체결 때 개성공단 관련 조항을 넣고 중장기적으로 북-미 관계가 진전하면 미국에도 수출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또다른 문제점은 아직 전력·통신 등 기반시설이 완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범단지 공장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리빙아트는 발전기 설비로 전력을 충당하고 있으며, 남쪽과는 인편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이밖에 입주를 앞두고 북한 노동자를 교육중인 업체 관계자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열의는 높지만 기술 숙련도나 생산성이 남쪽 인력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진다”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저임금의 이점이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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