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어서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노래가 있어서 참 좋은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짤막한 댓글까지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어서
더욱 따뜻한 밤이었습니다.
꼬깃꼬깃 접힌 악보를 펴들고
짧은 유머 몇 마디만으로도
우리 단원들을 쥐었다 놓았하던 그 분이
첫 무대를 서는 아이처럼 그렇게 떨면서 부르던 노래
어쩌면 눈을 감고 들은 것이 노래보다는
참으로 오랫만에 느끼는
정돈된 것이 아닌 퍼들퍼들 살아있는 순수였는지도 모릅니다
무전주 무반주 속에 울리는 그 분의 목소리는
우리 성가대를 온전히 안고 있는
작은 말 속에서 실천하는 큰 사랑이었습니다.
가을 밤이어서 더욱 풍성했습니다.
우리 성가대 마음들이 가을밤 더욱 아름답게 어우러지게 한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가을 성가대 앞에서 붉게 혹은 노랗게 익은
단장님의 성가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가을 추신 1*
단장님, 지휘자님 대신 지휘대에 서실 때
옆벽을 보지 마시고 앞에 있는 저희들을 좀 보아주세요.
옆으로 서 계셔도 쑥스러워하는 얼굴 다 보이니까요.
*가을 추신 2*
단장님, 지휘자님 대신 지휘대에 서실 때
주먹을 미리 쥐지 마세요.
성가를 마무리할 부분이 다 왔다로 보이지 않고
손안에 꼭 잡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삐질삐질 다 보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