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보에 기재된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배종호신부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 신부님을 떠올려봅니다.
유머와 정이 유독 많으셨던 배종호신부님!
성가대에 충실하지 못했던 저를 보면 늘 안타까워하시면서 "성가 좀 해"라는 넌지시 말을 건네주시던 신부님!
할머님들을 보면 손을 덥썩 잡으시면서 "아이구 여기까지 오시느라고 얼마나 힘드시나"하시면서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셨던 신부님!
우리곁에서 편안한 미소와 눈높이를 낮춰주셨던 신부님!
뵙고 싶습니다.
저를 보시면 늘 입버릇처럼 "성가대 좀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는 외면하다가 이제 신부님이 떠난 후에야 철들어가는 저를 보면서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모태신앙자인데도 불구하고 툭하면 냉담하고,
조금 힘들면 하느님을 외면했던 저를 그래도 믿고 챙겨주셨던 신부님이 계셨기에 저의 신앙은 조금씩 싹트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가끔 성가대원들 앞에서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라"고 감히 말할 때 지난 날의 저를 반성해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지휘자로서 옛날에 왜 그렇게도 날라리 교인 같았는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자비는 우리가 타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느낌으로 느끼는 마음"이라는 당신의 말씀에 깊이 반성합니다.
부족하고 미약하고 툭하면 그만 두고 싶다고 노래부르는 지휘자에게 상처받으면서도
그래도 지휘자라고 믿고 따라와 주는 우리 사랑하는 성가대원님들의 마음을 더욱 헤아려주고 이해해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그들을 아프게 하네요.
아직 제가 그릇이 못되서 그런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갈대같이 잘 흔들리고 모자란 저에게 "언젠가는 말가릿다가 성가를 하겠지"라고 믿어 주었던 마음처럼,
저도 우리 성가대원들을 믿고 한결같이 그들을 사랑하면서 지휘자로서 부족한 점들을 채워가겠습니다.
신부님의 자비에 대한 마음을 가슴깊이 새기며,
더욱 너그럽고 자비심 많은 지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신부님이 몹시 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