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노래함

2004. 12. 20. 오후 5:55:51

글자






      빛을 노래함

      박목월


      사람은
      빛으로 산다.
      눈을 밝게 하는 햇빛이나
      마음의 눈을 뜨게 하는
      내면의 빛으로 산다.
      장님에게는
      장님의 빛이 있다.

      안으로 불 밝힌 황홀한 빛,
      손가락에는 손가락의 빛이 있다.
      사물을 더듬는 촉각의 빛

      코에는 코의 빛이 있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의 빛

      참으로 인간은
      빛 그것이다.

      말이 밝혀주는 예지의 빛.
      너와 나를 맺어주는
      사랑의 빛.

      물론 우리에게는
      더 큰 빛이 베풀어진다.
      궁휼하신 神의 눈동자와
      말씀의 빛

      다만
      빛의 빛임을 모르는
      미련한 자가
      꺼진 등불을 들고
      짐승의 무리 속에서 방황한다.

      그 어두운 내면
      굳은 말씨,
      그들은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그리하여
      차디찬 여명과 밝은 아침이
      어디서 비롯됨을 모르고
      날이 어떻게 저무는지 모른다.

      어리석은 자여,
      그들은 어둠에서 태어나서
      어둠으로 돌아가지만
      슬기로운 자는
      빛에서 태어나서
      빛으로 돌아간다.


댓글 3

  • 2004년 12월 20일 오후 6:13

    빛에서 태어나서 빛으로...

  • 2004년 12월 20일 오후 7:01

    그래서 우리는 모두 빛의 자녀이지요? ^^ 고맙습니다. 동영상까지 ~!!

  • 2004년 12월 21일 오후 11:26

    빛의 자녀가 되도록 늘 깨어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