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시작된 숨바꼭질~! ^ㅅ^

2004. 7. 14. 오후 5:19:56

글자

우리집에 온 지 20년이 넘는 문주란이 있습니다.

늘 싱싱하고 푸른 잎으로 사계절을 보내는데, 제가 한 일이라곤 가끔씩 물을 듬뿍 준 일 밖에 없답니다. 3년 전의 추위에 베란다에서 얼어죽을 뻔 한 적이 있었지만, 질긴 생명력으로 다시 이파리를 싹틔우는 것을 보며 너무나 감사했었지요.

몇 일 전에 화분에 물을 주다 깜짝 놀랐습니다. 뭔가 이상한 덩어리가 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지 뭐겠습니까. 이게 뭐지? 하고 이파리를 살짝 들춰보니, 어머나 세상에! 긴 꽃대에 매달려 아기주먹만한 꽃봉오리가 인사를 하는 거지 뭐겠습니까? 숨이 멎도록 놀랍고 신기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차올랐답니다.

오늘 아침에 20 여개의 꽃봉오리들이 요이 땅! 하며 예쁜 얼굴 보여줄 자세를 취하더니만,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어느새 세송이가 반쯤 열려서 방긋거리며 인사를 하지 뭡니까?
너무 기뻐서 막 쓰다듬으며 고맙다고 환영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4월에 한번 놀라키더니, 석달만에 다시 어여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딴 짓하다 돌아보면 어느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윽한 란의 향기를 어떻게 표현하죠?
몇 일간 제게 크나큰 행복을 안겨줄 것입니다.

4반세기를 주인의 무심함에도 꿋꿋이 견뎌내다 오늘, 그 장대한 생명의 신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문주란 앞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런데, 인간인 저는 뭐죠?

히메입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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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2004년 7월 16일 오전 7:07

    ㅎㅎ 생명과 함께 한다는게 신기한 거군요... 움직이는 동물이건.. 말못하는 식물이건...ㅎㅎㅎ

日常茶飯事 Ori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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