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선생님이 이사해 오신 그 집에서 7년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날 사정상 선생님 댁이 이사 오시기 전에 떠난 관계로
서로 상면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펜을 든 것은 그 집에서 살아 본 사람으로서
알려 드리고 싶은 두어 가지가 생각나서입니다.
먼저 건넌방에 연탄 가스가 한번 샌 적이 있었던 사실입니다.
물론 경미한 일이었고 수리도 곧바로 했었습니다만
혹시 또 모르니 가구를 들여 놓기 전에 한번 더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쩌다 부엌 하수구가 막힐 때도 있었는데
그것은 부엌 위치상 하수도 배관이 휘어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럴 땐 부엌 뒤꼍에 있는 작은 돌무더기를 헤치고 뚫으면 큰 힘이 들지 않습니다.
옆에서 집사람이 또 하나 더 하는군요,
아주머니께서 찬거리를 사실 때는 골목시장의 끝에서 두 번째 있는
할머니 가게에서 사는 것이 싸고 맛있다 합니다.
특히 그 할머니는 부모 없는 오뉘를 공부시키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분이라 하는군요.
그럼 선생님 댁에 두루 편안하시고 즐거운 나날이기를 기도 드리면서 이만 줄입니다.
자연을 보고 있자면 시작도 물론 아름답다.
먼동이 터오는 아침, 봄날의 여린 새싹들, 어린 새들의 재롱.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해질 무렵의 저녁 노을,
저 불붙는 듯 화려한 낙엽들, 새들도 죽을 때 우는 울음이 가장 빼어나다 하지 않던가.
뒷모습은 곧 그 사람의 성숙도를 나타낸다.
이 지구를 다녀 간 뒤에 성인으로 추앙받는 분들을 보라,
어디 뒤끝이 상큼하지 않은 이가 있는가.
근자에 우리 주변에서는 어떤 분의 특별 강연 내용이 흘러나와 쓴 웃음을 웃게 하였다
한때 ‘빽’ 그 자체였고, ‘힘‘ 그 모체였었던 분이 “빽도 없고
힘도 없어 억울하노라”는 넋두리와 함께 “분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아 밤중에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고 했다던가,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카터는 목수 일을 익혀 이웃집을 수리하는 일을 돕고 있다는
외신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의 실체는 정작 본인이 떠난 다음에 그가 머문 자리에서 운명처럼 향기처럼
남는 것이다.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들의 이웃이고 싶다.
-정채봉-
단비인 봄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셔
새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주는 아침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맞게 되면서
그 크신 새 생명의 빛이 얼마나 강하고 힘있는 것인지를
깨달아 알게 됩니다.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봄을 영어로 spring이라고 하는데, 스프링은 ‘튀어 오르다’라는 뜻이 있어
성서에 부활을 체험한 이들의 놀라움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펄쩍 뛰어오르다.
펄쩍 열리다’라는 새 생명의 환희를 나타내는 반응을 합니다.
우리 신앙인에게는 매 주일이 부활을 기념하는 놀람의 날이며,
우리 일상의 삶이 영혼의 봄(spring)으로
스프링처럼 한 단계 한 단계 뛰어 올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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