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5.05.30) - 연중 제9주간 월요일

2005. 5. 30. 오전 8:15:01

글자
2005년 5월 30일 연중 제9주간 월요일

제1독서 토비트 1,3; 2,1ㄴ-8
나 토비트는 평생토록 진리와 정의의 길을 걸어왔다. 나는 나와 함께 아시리아의 니느웨 지방으로 귀향살이를 간 형제들과 동포들에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과월절로부터 칠 주간 후에 거룩하게 지키는 우리의 명절 즉 오순절에 나를 위하여 큰 잔치가 베풀어져 나는 그 자리에 가 앉았다. 내 앞에 있는 식탁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때에 나는 아들 토비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얘야, 니느웨에 잡혀 온 우리 동포 중에 진심으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가난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가서 찾아내어 이리로 데려오너라. 그러면 내가 그와 함께 이 음식을 나누도록 하겠다.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마.” 토비아는 이 말을 듣고 우리 동포 중에 가난한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가 황급히 돌아와서 “아버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냐?”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하였다.
“아버지, 우리 동포 한 사람이 살해되었습니다. 목졸려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시체가 장터에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벌떡 일어나 뛰쳐나갔다. 그리고 큰 거리에서 그 시체를 들어다 어떤 헛간에 감추어 두었다. 해가 진 후에 그 시체를 매장할 생각이었다. 이렇게 시체를 감추어 둔 다음, 집에 돌아와서 몸을 깨끗이 씻고 슬픔에 싸인 채 음식을 먹었다. 나는 예언자 아모스의 말이 생각나서 울었다. 일찍이 아모스는 베델을 두고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너희의 잔치는 변하여 울음바다가 되고, 너희의 모든 노래는 변하여 통곡이 될 것이다.”
해가 진 후에 나는 나가서 무덤을 파고 그 시체를 묻었다. 이웃 사람들은 나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지난번에도 이런 일 때문에 사형감으로 수배되어 도망을 갔었는데 이제 또다시 죽은 사람을 묻어 주다니, 겁이고 뭐고 다 없어진 모양이지?”


복음 마르코 12,1-12
그때에 예수께서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을 하나 만들어 울타리를 둘러치고는 포도즙을 짜는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그것을 도지로 주고 멀리 떠나갔다.
포도 철이 되자 그는 포도원의 도조를 받아 오라고 종 하나를 소작인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 종을 붙잡아 때리고는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주인이 다른 종을 또 보냈더니 그들은 그 종도 머리를 쳐서 상처를 입히며 모욕을 주었다. 주인이 또 다른 종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그 종을 죽여 버렸다. 그래서 더 많은 종을 보냈으나 그들은 이번에도 종들을 때리고 더러는 죽였다.
주인이 보낼 사람이 아직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그의 사랑하는 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주인은 ‘내 아들이야 알아 주겠지.' 하며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저게 상속자다. 자, 죽여 버리자. 그러면 이 포도원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하며 서로 짜고는 그를 잡아 죽이고 포도원 밖으로 내어 던졌다.
이렇게 되면 포도원 주인은 어떻게 하겠느냐? 그는 돌아와서 그 소작인들을 죽여 버리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길 것이다.
너희는 성서에서,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주께서 하시는 일이라, 우리에게는 놀랍게만 보인다.' 한 말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이 비유를 들은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고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군중이 무서워서 예수를 그대로 두고 떠나갔다.





이 글은 2002년 6월 3일 새벽을 열며 묵상 글입니다.

요즘을 보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이 모두 월드컵에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이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커서 2002년 월드컵 경기 일정을 텔레비전 옆에 붙여 놓기까지 했답니다.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과 눈을 사로잡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돈이나 권력을 얻자고 축구 구경을 하는 것일까요?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돈이나 권력을 얻자고 축구 구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통해서 느끼는 운동경기의 매력, 즉 정정당당하게 깨끗이 싸우는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축구선수들도 반칙을 합니다. 하지만 곧 심판의 판정에 따라 떳떳하게 싸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짜가 판이 치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운동경기 안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솜씨와 재주를 가진 진짜들끼리만 솜씨와 재주를 다루지요.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인구의 마음과 눈이 여기에 쏠릴 수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이렇게 진짜를 원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내 자신은 얼마나 진짜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지요? 혹시 다른 사람은 진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내 자신은 진짜를 가장한 가짜의 모습을 취하는 것은 아닌지….

오늘 복음에서 소작인과 포도원 주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소작인들.. 그들은 욕심이 참 많지요. 그 포도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들은 살인이라는 커다란 죄까지 범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그 포도원을 차지하려고 하지 않지요. 보다 더 쉬운 방법으로, 가짜이면서 진짜가 되기 위해서 부당한 방법을 취합니다.

이렇게 배은망덕한 가짜 소작인들은 어떻게 되지요? 주인은 그 소작인들을 죽이고, 그 포도원을 다른 사람에게 맡깁니다.

이처럼 가짜는 영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진짜가 되시길 원하십니다. 즉,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당신 앞에 나오기를 원하십니다. 가짜가 판이 치는 세상에 같이 따라가면서 마치 자신만 진짜인 듯 위선을 떠는 것을 그냥 보시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진짜의 모습은 쉽게 얻을 수가 없지요. 앞서 축구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진짜의 모습을 취할 수 있듯이, 또 그래야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역시 노력하지 않는 한 진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진짜와 가짜. 나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입니까?

나는 진짜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진짜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짜가 됩시다.



겸손의 향기(이해인)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나보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남의 나쁜점 보다는
좋은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포기의 난초를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히 그윽한 향기
그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좋은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