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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의 미팅 -
1973년 여름, 어느날 오후, 서울역 앞의 길 건너에있는 궁전 다방엘 들 어갔지요. 햇빛을 차단한 다방안에는 백열등이 켜져있어서 온화한 분위 기였습니다. 진공관 전축에서 흘러 나오는 경음악 러브 스토리가 은은히 내려 깔리고 있었습니다. 레코드 판이 새 것이고 원판인듯 했지요. 바늘 에 긁힌 잡음 하나 없이 매끈하게 흘러 나오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다방에서 여인을 기다리는 것은 난생 처음이고보니 기분도 그리고 분위 기도 괜찮었답니다. 여인 이라기 보담 어렸을적 소꼽 친구를 20년 만에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표현이 옳바를 것 같습니다. 험상궂은 버스가 정류소에서 손님을 5~10분 정도 기다리다가 마후라로부터 검은 연기를 내 품으며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새나라 택시가 이따금 눈에 띄 일뿐 서울역 앞의 남대문과 서소문 그리고 삼각지와 연결되는 이곳 삼 거리는 대부분 버스들이 줄지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취형으로 돌을 쌓아 만든 염천교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큼직하게 보입니다. 다방 안에 는 담배를 피우며 무언가 열심히 말하고 있는 대 여섯 명의 남녀 뿐이 고 한산한 분위기 였죠. 서로 약속을하고 만나는 장소는 대개가 다방을 이용 했답니다.
검은 외투를 입고 검은 베레모를 쓴 아가씨 한명이 나타 났습니다. 점 점 가까히 오고 있었지요. "아" 분명히 어딘지 모르게 20년전 그 어린 시절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가오고있는 그 여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서로 뇌 파에서 발산하는 주파 수가 맞아 떨어지는것 같았죠. 어렸을때 부르던 그런 말투로 서로 존 칭 없는 이름을 부르고 말았습니다. 눈 귀 코 모두가 오밀조밀 예쁘 장 했습니다. 그러나 얼굴에는 화장을 했더군요. 당시엔 여자들이 화 장을 거의 안하던 시대였음으로 좀 그렇더군요. 다방에 들어와 앉아 있으면서도 베레모 모자를 벗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말이 나 행동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사귀어 온 사람 같았답니다. 하기야 20년 전 어린 시절에 소꼽 친구 였으니, 그럴만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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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의 미팅 -
2004. 10. 30. 오전 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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