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역
서울에 있는 역은 서울역이고,
부산에 있는 역은 부산역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우리와 정반대로 역의 이름을 정합니다.
열차가 도착하는 종착지의 도시의 이름을
출발역 이름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왕복하는
기차가 떠나는 모스크바의 역 이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이름인
'레닌그라드스키 박잘('역' 이라는 뜻의 러시아어)"이고
종착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 이름은
'모스콥스키 박잘'이 됩니다.
모스크바의 '레닌그라드스키 박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스콥스키 박잘'.
도시의 이름이 곧 역의 이름이 되는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러시아식 역 이름이
혼란스럽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가서 닿아야 할 곳의 지명을
출발역의 이름으로 삼는 러시아의 방식은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를 명확히 알고
떠나게 될 테니까요.
모스크바로 가기 위해서는
모스크바역으로 가면 되니까요.
2006년 벽두, 러시아식으로
내가 찾아가야 할 역의 이름을 떠올려봅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바로 그 닿고 싶은 지점이
내가 찾아가야 할 출발역의 이름일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이름을 가진 역으로 가시는지 궁금합니다.
- 김미라(작가) 글/ <<샘터>> 2006년 1월 호에서 발췌-
종착역
배경음악♪ Lost Sheep/ Sigmund Gro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