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내가 詩를 쓰는 것이 아니라
詩가 나를 쓰길 소망했습니다
詩가 나를 써서 노래한 詩들이
새벽 종소리처럼 세상에
사랑으로 은은히 울려 퍼질 수 만 있다면...
詩가 이 한 몸 태워
한 줌 재로 사그라진다 해도
내가 詩가 됨에 감사하며
이 땅에 작은 온기로나마
존재하였음을 아쉬워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삶을 노래한 것 아니라
내가 사랑을 노래한 것 아니라
詩가 삶을...
詩가 사랑을...
노래했기에 나는 행복합니다.
애초부터 詩는 나의 것이 아니라
이 한 몸 詩의 것 이었기에
내가 詩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가 나를 쓰는 것은 당연함 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詩가 아무리
고통과 시련의 풍랑 속에 나를 밀어도
불평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詩가 내 한 몸 빌어
마지막 쓴 詩가
설령 한 장의 유서로 남는다 해도
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詩가 나 같은 보잘 것 없는
나그네를 통해 詩를 써 주심에
오늘도 詩에게 나를 온전히 바칩니다
詩가 나를 통해
삶을...
사랑을...
노래하기에 행복합니다
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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