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나를 쓰기에

2008. 2. 23. 오후 2:12:44

글자

 

      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내가 詩를 쓰는 것이 아니라 詩가 나를 쓰길 소망했습니다 詩가 나를 써서 노래한 詩들이 새벽 종소리처럼 세상에 사랑으로 은은히 울려 퍼질 수 만 있다면... 詩가 이 한 몸 태워 한 줌 재로 사그라진다 해도 내가 詩가 됨에 감사하며 이 땅에 작은 온기로나마 존재하였음을 아쉬워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삶을 노래한 것 아니라 내가 사랑을 노래한 것 아니라 詩가 삶을... 詩가 사랑을... 노래했기에 나는 행복합니다. 애초부터 詩는 나의 것이 아니라 이 한 몸 詩의 것 이었기에 내가 詩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가 나를 쓰는 것은 당연함 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詩가 아무리 고통과 시련의 풍랑 속에 나를 밀어도 불평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詩가 내 한 몸 빌어 마지막 쓴 詩가 설령 한 장의 유서로 남는다 해도 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詩가 나 같은 보잘 것 없는 나그네를 통해 詩를 써 주심에 오늘도 詩에게 나를 온전히 바칩니다 詩가 나를 통해 삶을... 사랑을... 노래하기에 행복합니다 詩가 나를 쓰기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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