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김재진

2004. 10. 2. 오전 9:51:42

글자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 재 진 -

갑자기 모든 것 낯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을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만월같이
모든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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