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
이현주
산 언저리
골고타에 휘몰아친 바람
한숨조차 섞이지 않은
너의 침묵에
네가 죽고 내가 살아야 했다
네 몸에 휘둘린 상처보다
더 큰 너의 배신
입 안에 진액은 피되어 엉긴다
봄날, 해일같은 바람조차
박제 되어버린 세상
죽지 마
죽을 수 없어
하늘 향한 너의 부르짖음보다
더 큰 울부짖음이
골고타의 대낮을 어둠으로 몰았다
내뱉는 너의 끝숨만
사람들 사이로 파고든다
자지러드는 몰골로
온 곳을 떠돌아도
너는 없었다
한숙이 든다
신열이 난다
살점이 흩어지는 소리
피 터져 구르는 소리
어디메쯤일까
어디메쯤일까
잿더미 속에 나뒹그러진
썩어버린 나뭇가지
터져나오는 내 안의 숨
너의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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