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묵 /이 현주

2005. 4. 18. 오전 8:08:33

글자
        침묵 이현주 산 언저리 골고타에 휘몰아친 바람 한숨조차 섞이지 않은 너의 침묵에 네가 죽고 내가 살아야 했다 네 몸에 휘둘린 상처보다 더 큰 너의 배신 입 안에 진액은 피되어 엉긴다 봄날, 해일같은 바람조차 박제 되어버린 세상 죽지 마 죽을 수 없어 하늘 향한 너의 부르짖음보다 더 큰 울부짖음이 골고타의 대낮을 어둠으로 몰았다 내뱉는 너의 끝숨만 사람들 사이로 파고든다 자지러드는 몰골로 온 곳을 떠돌아도 너는 없었다 한숙이 든다 신열이 난다 살점이 흩어지는 소리 피 터져 구르는 소리 어디메쯤일까 어디메쯤일까 잿더미 속에 나뒹그러진 썩어버린 나뭇가지 터져나오는 내 안의 숨 너의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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