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 서산 해미 읍성 역사 체험 축제 이모저모

2000. 11. 5. 오후 3: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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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순교성지 '서산 해미읍성 역사 체험 축제' 이모저모

 

 

◎ 1000여명 순교의 현장 생생히 재현

 

충남의 대표적 순교성지인 해미읍성의 600년 역사가 현실속으로 되살아왔다. 조선조 9대 성종 때 축조돼 6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해미읍성은 특히 1866년 병인박해 때 1000여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순교의 현장. 서산시가 3일부터 이틀 동안 해미읍성의 역사적 사건과 생활사를 보여준 '서산 해미읍성 역사 체험 축제'에서는 당시 신자들이 감옥에서 모진 고초를 겪고 마침내 순교하기까지의 생생한 현장이 재현되고, 순교자들을 추모하는 순교극이 열려 전국에서 온 신자들과 관광객 20만명의 눈길을 끌었다.

 

○ 1866년 병인대박해 당시 신앙선조들의 머리채를 매다는 형구로 사용되었던 수령 300년의 호야나무 아래에서는 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이 양반 출신의 박옥귀와 상인 안정구 등 두명 순교자의 치명을 극화한 순교극 '해미의 사도'(연출 안상철 프란치스코)를 초연.

 

서슬이 시퍼런 휘광이의 칼날 앞에서도 "예수 마리아, 예수 마리아,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당당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순교자들의 모습을 지켜본 신자들은 고개를 떨구며 순교 선조들의 뜨거운 신앙을 되새겼다.

 

자녀와 함께 순교극 '해미의 사도' 를 이틀째 보았다는 김정희(요안나·대전교구 서산 동문동본당)씨는 "신앙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며 "우리 고장 신앙 선조들의 위대한 순교정신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소감을 피력.

 

○ 호야나무 동편 옥사터 앞에서 재현된 형틀체험장에서는 사또 앞에 끌려온 천주학 죄인들이 주리에 뒤틀리어 지르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곤장 형구 위에 엎드려 매맞는 장면 등이 생생하게 재현됐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 눈시울을 붉히는 신자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었다.

 

성지순례차 왔다는 강덕례(가타리나·전주교구 소양본당)씨는 동헌에서 죄인판결을 받은 천주학 죄인 2명이 우마차에 실려 형장으로 가는 동안 상민 복장의 아낙들이 우마차를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체험했다고 밝혔다.

 

○ 서산시가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아끼고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역사 체험 축제'에서는 이밖에도 죄수들의 감옥생활을 보여주는 '옥중체험', 엽전으로 상거래를 하는 '장터 체험', 조선시대 각 신분계층의 모습을 재현하는 '신분 체험' 등의 프로그램들이 관람객들의 직접 참여 속에 다채롭게 열려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행사를 주관한 서산시 문화원 임선재(대전교구 서산 석림동본당 총회장)부원장은 "역사를 소급해 체험하는 것은 드문 일로, 보는 사람들이 신선한 감명을 받을 수 있도록 3년 동안 철저한 고증을 밟아왔다"면서 서산시와 서산시 문화원에서는 박해 당시 천주교인들을 수감했던 해미읍성내 두 감옥에 대한 복원 계획을 세우고 내년에 본격적인 복원공사를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평화신문, 2000년 6월 11일 성령 강림 대축일 제581호, 전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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