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깨어 기도하여라-김동훈 신부님

2006. 12. 2. 오후 12:35:32

글자

대림1주일 2006.12.3.

 

어느덧 2006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듯한 마음입니다. 대림 1주일은 사람으로 태어나실 아기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첫 시작 주일입니다. 곧 전례력으로서 교회 안에서의 새해인 대림 1주일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 새해에는 많은 계획을 세우고 마음으로 다짐하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것을 약속 합니다. 시작은 누구에게나 큰 설레임과 기대감을 갖도록 합니다. 동시에 두려움과 막연함이 함께 밀려옵니다. 큰 기대감 속에서의 두려움은 섣부른 출발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크고 흰 도화지 위에 처음부터 무리한 그림을 그려 결국 완성을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차근차근 스케치하고 색을 칠해 소박하나마 완성된 그림을 그려내듯이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자세와 태도는 중요합니다. 모든 시작의 첫걸음의 중요성을 모두가 압니다. 그러나 소중한 첫발을 내딛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함께 알고있습니다. 그만큼 시작을 위한 우리의 마음 자세는 무척이나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군입대를 통해 낯선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입대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대감과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내뜻과 마음처럼 되지 않았음을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그렇게 경험한 시간들이 모두 우리에게는 소중한 체험이고 삶의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항상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뜻깊은 제대의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모든 처지에서의 생활이 이와 같습니다. 떨리는 첫걸음의 시작은 마침내 낯설고 두려운 여정을 거쳐 마지막에 도달하게 됩니다. 모든 시작과 더불어 찾아오는 마지막으로 향하는 우리의 마음은 늘 설레임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과 불안함의 연속이고 반복입니다. 큰희망과 작은 떨림이 있기에 시작은 더욱 가치롭고 소중한가 봅니다.

그리고 설레이고 조심스럽게 한걸음 한걸음이 이어져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펼쳐 바라볼수 있는 마지막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또다른 시작을 위한 몸짓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마음에 썩 드는 시작이 되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겸손의 마음으로 한발을 내디뎌 살아갈 수 있다면 언제나 우리 앞에 다시금 주어지는 수없이 되풀이되는 시작의 순간을 지나친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행복의 결실을 위한 순간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당에 오래 다녔다고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 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시작과 같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안에도 늘 설레임과 기대, 두려움과 불안함이 함께 따라다닙니다. 믿는다는 것은 절대적 침묵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늘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내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도 읽기가 어렵게 됩니다. 내 마음을 추슬러 하느님 사랑의 숨결을 듣고자 함은 설레임과 두려움 속에 뒤엉켜 나아가는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됩니다. 그 발걸음 안에는 작고 큰 결심이 담겨있고 하느님을 향한 기다림이 담겨있습니다. 기다림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과 완성을 향한 여정을 지나쳐 갈수있도록 하는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 줍니다. 간절히 그리워하는 기다림이 없다면 시작과 끝은 단순히 그저 시작과 끝일 뿐일것입니다. 기다림 속에서의 시작과 기다림 속에서의 여정 그리고 기다림 속에서의 완성으로 나아갈때에 우리는 하느님 안에 머물며 시작과 끝을 맺게 됩니다.

결국 오늘의 주제는 기다림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다시 오실 아기예수님 곧 사람의 아들을 기다리며 그분 앞에 설수 있는 힘을 지닐 수있도록 기다림의 기도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기다림속에서 시작하고 기다림속에서 완성된 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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