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대림1주일2006.12.3.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김규봉 신부님

2006. 12. 2. 오후 12:33:59

글자

대림 제 1주일, 새 해의 첫 날입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설렘과 감사로 기다리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하느님께서는 한처음에 어둠 속에서 하늘과 땅을 지어 내셨고 그 하늘과 땅에 온갖 생명이 깃들어 살게 하셨습니다. 농부이신 하느님(요한 15,1)은 여러 가지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돋아나게 하셨고 달과 별들과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 다양한 집짐승과 들짐승을 부지런히 지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보시더니 “좋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창조의 엿샛날에 이르러서는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지어내셨고 그들에게 축복하시며 당신이 지어내신 온갖 생물을 잘 다스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창조의 이렛날에 편히 쉬셨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조물들이 당신 마음에 드셨고 그 피조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당신 보시기에 흡족하셨음을 나타내 줍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만드신 창조계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것이었고 평화롭게 공존, 공생하는 관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광리’라는 곳에 살고 있는데, 이 곳은 의정부 교구의 최북단 지역으로 강원도 철원이 이웃하고 있고 많은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야말로 ‘청정지역’이라 불릴 만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 곳의 현실은 그리 생태적이지 못합니다. 이 곳도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한 농사가 관행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농부는 농약중독의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땅도, 이 땅에 깃들어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도, 결국 사람마저도 병들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피조물인 사람과 자연 모두가 이 세상 안에서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이 시대를 살면서 사람의 아들 앞에 설수 있는 힘을 기른다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이 창조계를 잘 가꾸어나가는 것입니다. 때로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는 길을 지속적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먼저 양보하고  내 것 나누어주기, 가까운 거리 걸어다니기, 음식물 남기지 않기, 종이컵 대신 개인컵 가지고 다니기, 냉난방 적정 온도 지키기, 우리 유기 농산물 구입하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와 같은 일들이 이를 위한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사례일 것입니다.

창조계의 관리인으로서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다만 불편한 그 일이 사람과 자연 모두를 살리고 창조계 전체를 공존할 수 있게 합니다. 새 해에는 편리함보다 불편함을 실천하면서 우리의 생각과 삶이 보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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