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오늘은 연중 제15주일이면서, 농민 주일이며, 또 초복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무더위에 많은 고생을 하는 농민들을 위해 잠시라도 정성어린 기도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들어, 하느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대해 말씀해주십니다. 쉽게 말해,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는 길은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교구의 신부님들이 신학교에 모여 사제연수를 했습니다. 피정이나 연수 때에는 교구의 모든 신부님들이 모여 4박 5일 간 함께 지내게 되는데, 아직은 첫 걸음마(?)를 하고 있는 신부인지라 주교님과 원로 신부님들, 선배 신부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는 왠지 모를 어색함과 가슴 떨림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느님 안에서 뭉친 한 가족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나와는 대화도 만남도 거의 없었고, 내 이름조차 가물가물 하실 것만 같은 신부님들께서 “어이, 주신부! 잘 지내나? 요즘 영종은 어때? 돈 많이 벌었다며? 성당 지어야겠네.”라는 말씀들을 정답게 하시며 내게 다가오실 때, 또 경험 부족으로 사제로서의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아시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시고 어깨를 토닥거려 주실 때 한 형제라는 진한 감동을 받으며, “아, 이게 사랑이구나!”라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따뜻한 한 마디의 말과 작지만 소중한 관심이 당사자에게는 큰 사랑으로, 큰 힘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새삼 체험하게 되는 자리가 바로 신부님들이 모인 그 자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보좌 신부 시절에 봉성체를 나가게 되면, 꼭 함께 다니며 봉사하시는 자매님이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며 마음 가득히 우러나오는 말을 하고 집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때, “저 모습이 예수님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분명히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하지만 나와는 동떨어진 것으로만 생각하고,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사치쯤으로 생각한다면, 나는 언제쯤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는 율법 교사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네가 먼저 모든 이의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사랑의 실천’은 돈으로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으로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에서부터 사랑의 실천이 시작됩니다. 가장 작은 것들 안에서, 또 가장 쉬운 것들 안에서 사랑은 피어납니다. 이런 작은 것들 안에서 주님께서는 너무나 큰 은총과 행복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묵상하면서, 우리 모두 함께 활짝 웃고 서로 사랑하며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주현철 라우렌시오 신부 | 영종 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