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일요일 ...바다가 짠 이유... - 이찬홍 신부님

2007. 6. 25. 오전 8: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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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연중 12주일 마태오 18,19ㄴ-22- 바다가 짠 이유...

 


지금 제주, 이곳 표선 해비치에서 세계 각국 대표들이 모여 세계 평화포럼을 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제주를 세계 문화유산인 유네스코에 등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습니다.
평화포럼을 통해 얻어진 결의문과 유네스코 등재소식이 제주에 희망과 화합과 일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참된 평화의 불길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다가 짠 이유를 아십니까?
네, 바로 소금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다의 성분에서 소금이 차지하는 양은 고작 전체의 3%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이 3%의 소금 덕분에 바다는 썩지 않습니다.

남북통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 세계 평화..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거창한 이야기들입니다. 너무나 거창해서 감도 잡히지 않는 이야기.. 도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을 것만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구호들 앞에서 부담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이 거창한 구호뿐만 아니라,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서 해군 군사기지 설치 반대를 하는 것도 너무 부담스럽고 힘이 듭니다.
개인적인 무관심과 게으름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약자의 마음 때문입니다. ‘과연 우리가 정부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정부에 반대를 하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을까?’ 라는 패배와 피해 의식이 저를 힘들게 하고, 답답하게 만듭니다.

교회와 많은 단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해군군사기지 반대가 제주도가 지향하는 화합과 일치를 이루기는커녕, 갈수록 주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만 초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루빨리 정부와 국방부에서 주민 투표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통해 결정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뿐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거창한 구호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3%의 소금이 바다를 썩지 않게 하듯 작은 실천 하나 하나는 거창한 구호를 썩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살려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해야 할 일이 어디 한두 가지 뿐이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것들 중에는 얼마나 크고 중요한 일들이 많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도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신영복 교수의 “나무야, 나무야”라는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 사람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입니다.

‘편안함.’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리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남북통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 세계 평화 등등의 구호는 아주 작은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것은 바로 평화를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만으로 남북통일이니, 민족의 화해와 일치니 세계 평화니 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이 마음 없이는 그것들을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거창한 구호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입니다.

이 작은 실천에서부터 거창한 구호를 채워 나가겠다는 마음이야말로 바로 우직한 어리석음입니다.
우직한 어리석음이 역사를 바꾸어 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마음을 모으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개개인이 지닌 소중한 그 마음을 그냥 혼자만 간직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그런 마음을 지닌 이들과 마음을 모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마음을 모아 구할 때 하늘에서도 움직이신다는 것입니다.방법적으로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거리에 나가서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집회를 조직적으로 구성하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남부지구와 서부지구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하고 있듯이, 신자 분들이 평화를 이루려는 하나의 지향과 마음을 모아 함께 미사를 드리고 경우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참된 평화와 일치를 이루는 방법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렵니다. 제 마음을 보태줄 만한 곳도 찾아보고, 더 깊은 관심으로 기도해 보렵니다. 아멘.

 

 

***강론을 준비하다가, 저의 묵상보다 루카 신부님의 묵상글이 더 좋아, 아주 많이 도용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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