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주님을 따름[김용배신부님] 2007.04.29

2007. 4. 30. 오전 9:53:24

글자
주님을 따름
-
김용배 신부-

오늘 복음은 짧은 말씀이긴 합니다만 우리 신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님은 당신을 목자로, 우리를 양으로 비유하여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양들은 목자인 당신의 음성을 알아들을 뿐 아니라 목자가 가는 곳마다 끝까지 따라다닐 것이며 마침내 영원토록 파아란 풀밭, 천상 목장에서 살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옵니다. 내가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니 그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고..."

오늘 주님은 양들이 당신의 목소리를 안다고 단순하게 이르셨습니다만, 이 '안다'라는 말이 뜻하는 것은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낱말과는 달리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아 목자의 소리를 안다고 할 때는 목자의 소리와 다른 소리를 분간할 줄 안다는 뜻으로, 또는 목자의 소리를 머리 속에 잘 기억하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뜻으로, 또는 목자의 소리를 깨닫고 있다는 뜻으로 새기어 들을 수 있습니다만 주님이 말씀하신 '안다'가 뜻하는 말은 위에서 말하는 그 뜻을 훨씬 초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그 말 뜻을 똑똑히 풀이해 주십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안다'는 뜻은 다른 뜻이 아니고 '따른다'는 뜻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릴 알아듣습니다. 그들은 나를 따라옵니다"(10,27).

그러면 그리스도를 따름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아마 여러 모양으로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머리로만 따를 수도 있을 것이고 눈으로만 따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입술로만 따를 수도 있는가 하면, 귀로만 따를 수도 있을 것이고 느낌으로만 따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따름'이란 위에서 본 모양이 아닌, 몸 전체로, 행동으로, 즉 생활로 따른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뜻은 그리스도를 따라 행동한다는 뜻임을 오늘 성경은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를 우리 생활로 모방한다는 뜻이며, 닮아간다는 뜻이며, 같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그리스도와 하나 될 때까지 그리스도를 따라 산다는 뜻입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입니다"(10,30). 그렇게 될 때 하느님은 우리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아쉬울 것 없는 영원한 생명을 안겨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마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를 우리의 신앙 생활을 솔직히 검토하고 구체적으로 바꾸어서 그리스도를 머리나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따르고 생활로 따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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