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찾아가고 함께 하는 행복 - 이문환 신부님

2007. 4. 25. 오후 9:01:14

글자

찾아가고 함께 하는 행복

 

원목을 하며 제일 보람된 것 중에 하나는 찾아가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영혼의 목마름과 용기를 끊임없이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병원의 모든 환우 분들과 가족들, 의사, 간호사 등 , 모든 교직원들....

 

사실 이들은 본당에서는 흔히 뵈올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에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니고 있는 삶의 자리와 특수성을 잘 살펴야한다. 먼저 그들은 아픈 몸과 마음을 지니거나 다루기에 때때로 자신과 세상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신앙생활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때때로 자기 속에 갇혀 있기에 하고 이기적이 되기도 하고 엄살이 심하기도 하다. 그 낯설음과 메마름은 종종 벽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그들은 기다려 보았자, 다가오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누군가를 찾아가는 일은 때론 설렘과 기대감을 갖게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편안한 만남이 형성되기까지 생뚱(?) 맞은 낯설음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환우와 보호자가 처한 어려움들은 상당한 두려움을 각오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때때로 더디겠지만 만남과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방 손님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며 서로가 공감하고 지지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도록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찾아갈 대상과 새로운 관계를 열 수 있도록 해준다.

 

찾아간 다음 이루어지는 것은 기다림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늘 애틋함을 담고 있다. 기다리는 설레임과 놀라움을 말이다.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한없는 마음으로 바라보시는 주님을 우리는 기억한다. 온 생애를 두고 우리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바로 그런 한결같은 찾아감과 기다림의 의미가 아닐까?.

 

세속화의 과정이 점점 더 가속화 되어가면서 냉담자들은 더욱 늘어 날 것이고,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게 어떤 계기나 기회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다시 신앙을 회복할 길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이 시대는 정말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명하게 찾고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누군가를 찾아가고 기다리는 것은 바로 잃어버린 하느님의 양떼를 찾아가는 것이다. 양떼를 찾아서 꾸준한 만남을 통하여 스스로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서로에게 언제나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기다림의 행복, 이해인 수녀)

 

● 이문환신부 │ 의정부성모병원 원목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강론]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을 맞으며... : 대전교구 궁동성당 김영근 신부님07.04.25조회 35[강론]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져라 ! 김웅렬토마스아퀴나스신부님07.04.25조회 33[묵상] 찾아가고 함께 하는 행복 - 이문환 신부님07.04.25조회 34[묵상] "송대리" - 주상배 신부님07.04.25조회 35[묵상] [부활 제3주간 수요일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 양승국 신부님07.04.25조회 36[묵상] 살면서...[전동기신부님]07.04.25조회 33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을 맞으며... - 김영근 신부님07.04.25조회 34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2007-04-25 /복음의 씨를 뿌리는 사명 - 한창현 신부님07.04.25조회 33(부활 제 3주 수요일(00)/음식과 생명 - 김웅태 신부님07.04.25조회 33영원한 행복을 보증해 주시는 주님 - 신요안 신부님07.04.25조회 34(부활 제3주 수요일 (01)/생명의 빵 - 김웅태 신부님07.04.25조회 34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2007.4.25.수/예수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 김유철 신부님07.04.25조회 312007년 4월 25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다해)/복음을 전하는 이들에 대해 격려..07.04.25조회 32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4월 25일 / 함께 일하시면서 - 한희철 목사님07.04.25조회 33성 마르코 복음사가 2007/4/25 /믿음의 생활 - 이세영 수녀님07.04.25조회 33[묵상] 부활 체험의 원천 - 이제민 신부님07.04.25조회 34[묵상] 어촌 사람들이 부탁받은 일 - 이기정 사도 요한 신부님07.04.25조회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