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3 /성당에 다니는 사람이 뭐 저래! - 하성호 신부님

2007. 4. 14. 오전 8:43:06

글자

부활 팔일축제 내 금요일(사행 4,1-12/ 루가 21,1-14)

 

저의 고등학교 동기 통신(通信)에 “동물원에 매일 간다고 동물 되는 것이 아니듯이, 성당 매일 간다고 그리스도인 되는 것이 아니다. 간디는 그리스도는 존경하였지만, 그리스도인은 존경하지 않았다.”라는 아주 의미 있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짧은 한 줄의 글이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성당에 매일 간다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동화(同化) 되어야 우린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동화(同化)란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본디 질이 다른 것이 감화되어 같게 됨, 또는 본디 질이 다른 것을 감화시켜 같게 함”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성체를 영함으로써 분명 그리스도께 동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많은 교우들은 그리스도를 섬긴다고 하지만, 자신이 그리스도로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자기 생각대로 변화시키려 합니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이 뭐 저래! 자기 밖에 몰라!”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 사람은 그리스도를 욕보이는 사람입니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그리스도께 동화되어야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께 동화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죽여야 합니다.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떠오르는 당신 모습 피할 길이 없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앉으나 서나 주님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기주의적인 생각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나” 위주로 살면 우리는 그리스도가 될 수가 없습니다. 주님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살아야 우린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티베리아 호수로 갔습니다. 그들은 밤새 허탕을 쳤습니다. 아침녘이 되었을 때 호숫가에 주님이 발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요한 사도는 주님을 극진히 사랑하였기 때문에 그 멀리서도 주님을 알아봤고, 시몬 베드로는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마자 주님을 향해 물로 뛰어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그리스도를 위해 만사를 제쳐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그리스도의 일보다 자기 일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과연 참된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누구를 닮고자 하면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여야 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주님을 많이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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