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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예수님이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당신의 부활하신 모습을 두 번씩이나 제자들에게 보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확실히 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구체적인 삶 안에는 예수님의 부활이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네”라고 말하고, 다른 이들도 “우리도 함께 가겠소”라고 합니다.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전, 자신들이 가졌던 직업으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영화의 마지막 마무리 장면, 그래서 각자 자신이 지녔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며 평정을 되찾는 그런 장면을 연상하기도 합니다.
결과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153마리나 되는 엄청난 양의 수확, 그러면서도 결코 터지거나 망하지 않는, 현대 이야기로 부도나지 않는 확실한 결실을 제공해 주십니다. 결국, 진짜로 주님께 의지해야하는 것은 지금부터라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사순시기를 지내며 수난 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고통받으시는, 피땀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고 죽어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자신의 모습과 빗대어 가며, 이 시기만 지나면, 뭔가 해결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그러나 부활이 지난 다음에는 별다른 삶의 변화 없이, 원래 자신이 지녔던 지극히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계산적인 자신의 삶으로, 과거로 되돌아가 버립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삶을 나무라시듯 다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는 삶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제시해 주십니다. 부활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이제부터는 정말 주님께 의지하며, 주님의 힘으로 그분의 능력으로 무엇이든 해결하고, 주어진 모든 것을 그분의 뜻으로 받아들이려는 미래 지향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함을 알려 주십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라고 하셨을 때, 제자들은 “누구십니까?”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고, 주님이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을 먹으라는 말씀도 의미심장하지만, 예수님이신 줄 알지 못했던 제자들이 그분임을 알게 된 것. 지난 수요일 말씀 드린 것처럼, 그들의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눈이 달라졌으면, 이제 그 달라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해야 할 일을 찾고 그 해야 할 일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의 현실에서 일상이 공허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헛되고 헛된 것이 부활의 삶을 위해 헛되고 헛된 것인데, 부활 없이 그냥 헛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생각 안에는 이 세상은 그저 잠시 지나가는 유배지나 보속의 장소로만 여길 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세상의 의미를 부정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서 부활의 삶을 누리 수도 없게 됩니다. 부활은 변화입니다. 변화되지 않으면, 부활은 자신의 삶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게 됩니다.
해마다 부활을 지내면서도, 그저 막연하게, 별로 기쁘지 않게, 교회에서 제일 중요한 날이라고 가르치고,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이니까 따라는 하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 나의 부활없이는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할 수 없는 신비를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부활은 더 이상 과거가 아닙니다. 미래를 지향하며 변화되어 지금 새로운 삶으로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부활입니다. |
[강론] 4월 13일 부활 팔일축제 내 금요일 - 곽길섭 신부님
2007. 4. 14. 오전 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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