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사순 제 3 주간 금요일/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조성호 신부님

2007. 3. 17. 오전 9:11:04

글자

다해 사순 제 3 주간 금요일

2007. 3. 16.

토평동.

호세 14, 2-10.

마르 12, 28ㄱㄷ-34.

 

이전에 기타리스트 이정선씨가 경향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첨단 디지털 시대가 되어도 음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디지털이 아니잖아요. 음악은 ‘관계’에요. 아무리 뛰어난 가수가 부른 노래라도 애인이 불러주는 노래보다 못하거든요.”

 

이 말을 들으면서 박수치며 공감했습니다. 유명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환호를 한다 하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이가 그 사랑을 담아 노래를 불러 준다면 그 감동만 하겠습니까? 그 노래말 하나하나가 나의 가슴에 머물다 더 진한 사랑을 피워낼 것인데 말이죠.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는 이 사제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보다 누군가 나에게 그 사랑을 담아 -온 마음으로, 온 목숨으로, 온 정신으로, 온 힘을 다해- 사랑한다면, 그렇게 수없이 말하는 사제보다 훨씬 사랑스럽고 깊게 다가올 것입니다.

 

예전에 이런 노래가 있었죠? ‘사랑이란 말은 너무 너무 흔해’

 

사랑이란 말은 너무 너무 흔해

너에게만은 쓰고 싶지 않지만은

달리 말을 찾으려 해도 마땅한 말이 없어

쓰고 싶지 않지만은 어쩔 수가 없어

그대 곁에 있는 순간 모든 걱정 사라지고

어찌하여 그대는 즐거웁게 해줄까 하네

내 마음이 책이라면 그대에게 선물하여

말로 표현 못한 이 맘 밝혀주고 싶네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느 누구도 아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무나도 사랑하니 은근히 겁이나고

이러다가 어쩌다가 돌아설까 떨려오고 하네

괜한 걱정 한다 싶어 바보같다 생각지만

너를 내가 사랑하니 어쩔 수가 없네

 

예전에 이 노래 참 자주 불렀었는데…. 얼마나 사랑하면 이렇게 사랑이란 말을 남발할까요? 그러나 듣고 있는 이는 그 사랑에 겨워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나의 주님께서 나를 향해 이렇게 수없이 사랑한다고 외치시는 것 같습니다.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어느 누구도 아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하지만 그 사랑 나 혼자만 담아 두는 사랑은 아닙니다. 주 예수께서는 하느님 사랑이란 내 곁에 와서 손을 내밀어주며 ‘관계’가 되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셨고, 우리 역시 그 ‘관계’의 사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가장 첫째가는 계명이라고 말씀하시는 주님. 내 애인이 되어서 내 곁에서 노래를 불러주시는 주님처럼, 다른 이에게 애인이 되어서 진한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어야 하겠습니다. 삶의 노래로 말이죠.

.........................

 

작년 강론이 성경을 풀이한 것이어서 첨부합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 그리고 사두가이들이 연이어 예수께 와서 논쟁을 벌입니다. 세금을 내는 문제와 부활에 관한 논쟁을 훌륭하게 답변하시는 것을 보고 다들 놀랐을텐데, 그 중에는 율법학자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모습에 감탄하며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이것은 이전까지의 질문과는 성격이 다른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예수께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조언을 듣는 것입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던가요? 이 사람의 호의는 그의 훌륭한 대화로 인해 예수께로부터 칭찬을 받게 됩니다.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인가? 이것은 다른 것들은 필요 없고 지킬 것 한 가지만 알려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취미가 뭐죠? 라고 물으면 이것저것 대답하는데, 그중에 대표되는 취미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 것과 같은 것이죠. 이 율법학자는 첫째가는 계명 하나를 물었는데, 예수께서는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첫째 둘째라고 하셨지만, 이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임을 말씀하신 것이죠.

 

첫째는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것은 의미가 없죠. 예수께서는 “쉐마” ‘들으라’고 하십니다.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신명기(6, 4-5)의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외웠던 구절입니다. 늘 마음 속에 새기고 삶에 새겼던 구절이요 신앙이었던 것이죠.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 30)

 

마음(심장-카르디아)은 내 영적인 삶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내가 있다면 영육으로 살필 수 있을텐데, 영적인 존재로서의 나를 의미하는 것이죠.

 

목숨(프쉬케)은 영혼을 의미하고, 또한 느낌, 감정, 욕구들을 의미합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죠.

 

정신(디아노이아)은 오성과 지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힘(이스퀴스)은 사람의 능력, 행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을 종합한다면, 내 감성과 지성 그리고 영육의 모든 것을 바쳐 주님을 행할 수 있는 능력 최대한을 그분께 바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뒤이어 이웃 사랑에 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사랑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웃 사랑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느님 사랑이 뿌리라면, 이웃 사랑은 열매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웃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다른 데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모습에 감탄하며 질문했던 이 율법학자는 다시 한 번 감탄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아멘(옳은 말씀이십니다)입니다”. 그는 박수를 쳤을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해야 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 어떤 희생제물이나 온전히 바쳐졌다고 하는 번제물보다 낫습니다.’ 당시에 행해지던 제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실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그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극찬을 하십니다. 그에게 ‘슬기롭다’고 하시는데, 이것은 깊이 있게 뚫어보는 그의 통찰력을 칭찬하신 것입니다. 이 단어는 신약성서에서 여기에서밖에 쓰이지 않죠.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그가 하늘나라에 있다고 하시지 않고,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마르 12, 34)고 하십니다. 이것 역시 지난 번 말씀드린 것과 같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박수 한 번 치고 감탄하며 끝낼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아는 것은 들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그가 실천한다면, 즉 열매를 맺는다면,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이 된다면, 그는 하늘나라에 들어간 것입니다.

 

우리는 ‘똑바로’ 이 스티커를 붙이고 다닙니다. 우스개소리처럼 뒤에 붙여 다른 이에게만 똑바로 하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믿음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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