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6일 사순 제 3주간 금요일(다해)
[마르12,28ac-34]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계명을 올바로 지키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가르쳐주십니다.
오늘의 복음에는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계명에 대해서 질문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율법학자가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 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쭈어보자, 예수님께서는 주저함 없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첫째 가는 계명 외에 둘째 계명 즉, 이웃사랑의 계명도 말씀하십니다.
율법학자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예수님께서 둘째 계명을 말씀하신 이유는 이웃사랑의 계명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첫째 가는 계명을 여쭈어보았던 의도는 모르겠지만, 그는 적어도 율법의 기본정신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웃사랑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고, 진리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었기 때문에 ‘하늘나라에 멀리 있지 않다’는 칭찬을 받습니다.
사실 이웃사랑을 빼놓고 하느님 사랑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형제와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예수님께서는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독서에서 호세아 예언자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칩니다.
"이제 저희는 황소가 아니라 저희 입술을 바치렵니다."(호세14,3)
외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것을 다듬는 사순절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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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든 파와 어머니
몇 해 전, 결혼을 앞두고 신부 수업을 받던 나에게 어머니는 언제나 엄한 스승이었다.
알뜰하기로 소문난 어머니에게서 시집살이를 배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닭은 윤기와 노란색이 감돌아야 하고, 무는 껍질이 희고 끝이 가늘어야...”
특히 어머니와 장을 보러 갈 때면 어머니의 강의는 끝도 없기 계속돼 메모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봐 온 장바구니에는 노랗게 시든 파 한 단이 담겨 있었다.
그 후로도 며칠 째 계속 그런 파만 사오시는 어머니에게 나는 이것은 어머니가 평소 가르친 것과 다르지 않느냐며 항의성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 파를 파는 노점상 할머니의 집안 얘기부터 꺼냈다.
“야채 골목 귀퉁이에서 이 파를 파는 할머니는 아들이 돈 벌겠다고 서울로 가고 없더구나.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병상에 누워있는 날이 많았구. 그러다 지성으로 키운 파들이 말라 버렸다니 뭐냐.”
시든 파라도 팔러 나온 할머니를 본 어머니는 일부러 날마다 장에 나가 그 파만 사오셨던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그 많은 가르침 가운데서 ‘물건보다 사람의 정성이 더 중요하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금항아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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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주님께서 주신 모든 계명의 바탕에는
사랑이 스며있음을 잊지 않게 하소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계명을 지키겠다는 욕심에 눈이 가려져
정작 중요한 사랑을 잃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제가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하려 애쓰는 동안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심을 알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