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4일 사순 제 3주간 수요일(다해)/율법을 강조하는 이유 - 허찬란 신부님

2007. 3. 15. 오전 11:26:58

글자

2007년 3월 14일 사순 제 3주간 수요일(다해)

 

[마태5,17-19]
계명을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가 주님의 계명을 지키도록 촉구하십니다.

오늘의 독서에는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계명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세는 주님의 계명을 잘 듣고 지키도록 당부하면서 그 계명들을 주신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잊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탈출기에는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을 보시고, 모세를 통해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시는 과정에서 놀라운 기적들을 수없이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놀라운 분이시고 이스라엘을 아끼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면 그분에게 감사하고 그분을 신뢰하고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은 우리를 그만큼 많이 사랑하고 우리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은혜를 베풀 만큼 우리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우리도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께 우리 자신을 맡길 만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여러 번 배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믿고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 내 눈으로 확인을 하지는 못했더라도, 믿을 만한 분께서 놀라운 상까지 마련해 놓으셨다면 그것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계명은 우리를 행복과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 * * * * * * * * * * * * * * * *

 

딸의 사랑

1년 전, 초등학생인 두 딸과 저는 각각 아버지와 남편을 잃고 지독한 외로움과 생활고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그러던 지난겨울, 병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저는 한파와 함께 찾아온 극심한 감기에 그만 실신을 했죠.
어린 딸들의 신속한 119구조요청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할 수는 있었지만 정밀검사 결과는 폐암이었습니다.
"수술하면 낫는 거지?"
"엄마 없이 우리끼리 어떻게 살아?"
거친 호흡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저를 보고는 딸아이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야 말았습니다.
"엄마는 안 죽어."
"사랑하는 너희를 두고 엄마가 어디를 가겠어."

이윽고 수술하는 당일의 아침 천방지축 아이로만 알았던 우리 막내딸이 이른 새벽부터 가제에 물을 묻혀 제 몸을 닦아주고 본인도 추운데 샤워를 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비밀이라며 빙그레 웃기만 했죠.
그렇게 저는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왼쪽 폐를 완전히 절제하는 대수술을 했습니다.
늦은 오후, 우장 같은 가운을 입은 막내딸이 순찰아저씨를 졸라 면회실로 들어와서는
"많이 아프지? 사실 나...... 엄마 폐 못쓰게 되면, 내꺼 주려고 아침에 씻은 거야 하루 종일 수술실 앞에서 꼼짝도 않고 기다렸어."
"엄마한테 주면 넌 어떻게 살아?"
"언니하고 엄마가 행복하게 산다면 나는 죽어도 괜찮아. 나 엄마 많이 속상하게 했잖아, 엄마 미안해."

어느새 훌쩍 커버린 막내 앞에서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하염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새벽 편지] 중에서)

* * * * * * * * * * * * * * * *

 

주님,
저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믿기에
주님의 말씀을 따르고자 다짐합니다.

때로는 손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있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계명을 지키기에 충분합니다.

주님,
가끔씩 계명에 어그러지는 일이 있어도
투정이라 여기고 어여삐 보아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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