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 이회진 신부님 /2007.03.13

2007. 3. 15. 오전 11:18:40

글자
어떤 마을에 미친 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여자가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혼자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모두들 그 여자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미친 여자는 자신이 자주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마을에 새로운 본당 신부가 부임하였고, 그 신부도 미친 여자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신부는 그 여자를 한 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우연히 그 여자를 만났습니다.
그 여자는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와 계속해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물론 혼자였죠.

본당 신부가 가까이 가서 그녀에게
“내가 듣기에 당신은 예수님과 대화를 한다고 하던데 정말입니까?”
“예, 매일 예수님을 만나 어떤 날은 한 시간씩 어떤 날은 더 오랫동안 이야기를 합니다.”
그 여자가 매일 예수님을 만난다는 대답에 신부는 그것이 정말인지 확인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럼 그분께 나를 위해 물어볼 수 있습니까?”

그녀가 “그럼요. 무엇을 알고 싶은데요? 내가 주님께 여쭤보겠습니다.” 하자
신부는 “내가 지난번에 주님께 고해한 죄가 무엇인지 여쭤보세요?”
그녀는 그러겠다고 약속하고는 헤어졌습니다.

다음 날 본당 신부가 다시 거리에서 그 여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본당 신부는 그 여자에게 가서
“그래, 지난밤에 예수님과 얘기해 봤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여자는 “그럼요. 그분과 얘기해봤죠.”
신부는 궁금해져서
“그래, 예수님께서 내가 지난번에 고백한 죄가 뭐라 하시던가요?”하고 묻자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그분께서 그러시는데, 주님께서는 기억하지 못하시겠다고 하던데요.”

하느님은 우리의 죄에 대해 그것이 몇 번이었든 세지 않고 용서하십니다.
어떻게 그러한 용서가 가능할까요?
여러 이유를 말할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그분은 우리의 죄를 기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그분은 지난 잘못에 대해 우리가 용서를 청하면 그때마다 모두 용서하기에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용서해도
우리가 청하는 용서는 그분께는 언제나 우리의 첫 번째 잘못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베드로나 우리 자신은 흔히 지난번에 용서해 준 것을 기억하고 있음이
주님과 다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지난번의 그 잘못을 용서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다시 그런 잘못을 반복해서 범하면
도대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베드로처럼 묻게 되는가 봅니다.
“도대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용서를 생각할 때 먼저 하느님의 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죄 많은 우리 자신에게도 역시 늘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용서해 줌으로써 새롭게 기쁨의 삶을 시작하게 하십니다.
그분에게 죄를 고백하는 우리는 늘 막 태어난 아이와 같답니다.

“주님, 용서를 청하는 저를 기쁘게 맞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기쁨으로 오늘 사람들을 볼 수 있게 이끌어주소서. 아멘.”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사순 제3주간 화요일 2007-03-13/날 사랑하는 제자가 편지를 보냈구만~ - 한창현 신부님07.03.15조회 322007.03.13 /[강론] 김웅렬토마스아퀴나스신부님..은혜의보화로..(사순3주일강론)07.03.15조회 32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 이회진 신부님 /2007.03.1307.03.15조회 3203월 13일 화요일 .. 말씀지기 묵상07.03.15조회 323월 13일 사순 제3주간 화요일-[묵상] 살아도 살아있지 못한 순간 ㅣ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07.03.15조회 312007.03.13 /배척받으시는 예수님 - 길기문 신부님07.03.15조회 32좋은 삶을 누리는 방법 - 이기정 신부님 /2007.03.1307.03.15조회 31다해 사순 제 3 주간 월요일/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 조성호 신부님07.03.15조회 31하느님의 용서와 무자비한 종 - 이기정 신부님 /2007.03.1307.03.15조회 322007.3.13.화/하느님의 사랑받는 자 - 허찬란 신부님07.03.15조회 322007년 3월 13일 사순 제 3주간 화요일(다해) 주님의 자비를 받기 위한 열쇠07.03.15조회 31사순 제3주간 화요일 2007년 3월 13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 안정선07.03.15조회 31사순 제3주간 화요일 /용서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 최성기 신부님07.03.15조회 312007.03.13 /[묵상] ♥목표를 가져라, 당신이 존재하는 이유다...김홍언신부님07.03.15조회 31[강론] 참 행복은 초라하게 드러난다 /강길웅 요한 신부님 /2007.03.1307.03.15조회 32다해 사순 3주간 화 마태오 15, 21-35- 죄,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 이찬홍 신부님07.03.15조회 31쉬운것? 어려운것? - 허윤석 신부님 /2007.03.1207.03.15조회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