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 - 이세형 신부님

2007. 3. 1. 오전 8:51:46

글자

복  음 : 마태 7, 7-12
 
  평화방송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모든 사회와 그 역사, 각 개인에게 있어서 하나 하나의 행동에는 두 가지 요소, 두 가지 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사회를 지탱해 나아가게 하는 행동과 힘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해지는 일을 하려는 이기적인 측면에서 취하는 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남의 기분에 자신을 맞추어 상대가 잘되리라고 생각해서 하는, 곧 남을 생각하고 사심없는 면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이기적인 면>과 <사심없는 면>, 이 두가지 인간의 행동 요소에 의해서 사회와 개인의 모든 삶은 균형을 맞추어 나아갑니다.
  <이기적인 면>은 보통 개인이나 사회 안에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동력이 되는 요소이고, 나아가 그 외의 모든 사회활동에 있어서 애매한 동기, 맹목적인 충동, 비겁한 행위와 자기 정당화를 하는 모든 행동들 안에서 나타나는 요소이며, 힘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그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의 삶 안에서 이 힘의 요소, 곧 자기 합리적이고, 경제 우선적이고, 자기 이기적인 요소가 많이 보일 때 하는 말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개인적으로나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 이 힘을 통해서 우리의 개인의 삶과 사회 공동체를 지탱해 나가자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마찰로 인해 생기는 파장은 엄청납니다.


  반면에 우리 사회 공동체와 각 개인의 삶을 유지시켜 나가는 또 다른 힘이 있습니다. 이 힘은 지극히 조심스럽고, 미약하게 나타나기에 많은 이들에 경시되기 쉬운 힘입니다. 사실 이미 우리들의 삶 안에서 이 힘은 경시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심없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들, 그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타인과의 연대감, 타인에 대한 동정심, 사랑,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부를 수 있는 행동 뒤에 숨어있는 힘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연대감을 만들어 내는 이러한 힘은 분명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사회공동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힘과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부르짖고 있는 구호상으로는 이 힘의 필요성을 말하는지 모르지만 실상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자행되고 있는 왕따 만들기를 없애자고, 함께 살자고, 허리띠 졸라매고 경제를 살리자고,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자고, 환경을 보호하자고 외치기는 하지만 모든 것은 우리의 이기적인 면을 감추고자 외치는 소리에 불과합니다.
  인간적인 신뢰, 의리, 정의 그리고 사심없이 남을 위하는 삶의 모습은 그 힘을 잃어만 가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별반 도움이 안되는 가치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오로지 이기적으로 성공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는 사회, 성공한 사람만이 칭찬을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업신여김을 받고, 사회의 권력을 가장 단적으로 나타내는 돈이 최고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 버린 사회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가난은 악덕이 되고, 수치가 되었습니다. 돈 때문에 자식도, 부모도, 자기 자신의 신체도 과감하게 찌르고 자르고, 버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사회는 이제 오로지 경제 발전과 물질, 돈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리본위의 시대가 되어버렸고 우리 모두는 마치 그것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인 것처럼 삽니다. 모든 언론들 또한 이를 더욱 부축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신앙인들 조차도 그 사회를 올바로 이끌고 균형을 잡아주는 한쪽 축인 사심없는 면, 사심없는 삶을 경시하고 있습니다.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 서로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고, 서로를 위하는 삶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그럴 필요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혹 현실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모를까! 내가 힘이 있는 이상, 내가 더 가지고 있어서 너라는 인간이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여기는 한 사심없는 삶이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려서 좋은 것을 얻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고 좋은 것을 찾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얻고 받고 열리는 것은 이기적인 면뿐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정말 무엇을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만 할까요?
  신앙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까?
  하느님을 믿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하는 것입니까?
  수없이 해되는 미사와 신자들의 모임,
  기도를 통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오늘 복음의 말씀이 가르쳐주는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 너희는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고 하는 이 사랑의 정신을 구하고 찾고 두드려서 얻고 받고 열리게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기적인 힘이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라면 사심없는 마음의 힘은 분명 우리가 애써 구하고 찾고 두드려서 얻어야 할 하느님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순시기에 분명 우리는 많은 것을 반성하고 잃어버린 많은 좋은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중에서 으뜸은 사심없는 마음이라 생각해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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