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일 강론 하느님과 함께 함 - 김윤복 신부님

2007. 2. 26. 오전 9:05:20

글자

사순 제1주일 강론


복음 : 루카 4, 1-13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유혹에 대해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인간에게는 오욕이라고 불리는 다섯 가지 본성적인 욕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면욕, 식욕, 성욕, 명예욕, 재물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 계시던 40일 동안 인간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유혹을 다 받으셨습니다. 광야란 정말 거의 아무것도 없는 곳입니다. 제대로 된 풀 한포기도 거의 없고 억지로 죽지 않기 위해 먹을 수 있는 것 외에는 먹을 것도 없습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서 낮에는 덥지만 밤에는 살을 에는 추위가 다가옵니다. 풀들도 잘 자라지 못하는 광야이니 사람의 잠자리가 불편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 대화할 상대 하나 없이 심한 고독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런 광야에서 예수님께서는 단식하시며 하느님께 기도 하셨습니다. 몸과 마음이 약해지기 쉬운 이 때, 이 때 보다 인간을 유혹하는 악마들에게 더 좋은 유혹의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때, 악마는 한 인간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면서 동시에 인간이신 분을 유혹하기 위해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식욕으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게다가 악마는 예수님의 신분을 거론하며 유혹을 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말을 통해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라고 성경을 인용하시며 단호히 거부하십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악마는 명예욕과 권력욕으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이 세상의 찬란한 문명과 나라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께 주겠소.”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40일 동안 광야에서 지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도 몹시 그리웠을 것입니다. 또 사람은 원래 남이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법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유혹들을 이겨내며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라고 성경을 인용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악마는 예수님의 정체성을 가지고 유혹합니다. 게다가 악마는 예수님께서 악마의 유혹을 거부하셨던 근거인 성경을 근거로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주리라.’”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번에도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라고 성경을 인용하시며 거부하십니다. 그러자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 사라졌습니다.


오늘 복음은 악마가 이 세상에서 사람을 어떻게 유혹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유혹하려고 했으니 악마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유혹을 사용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가 유혹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악마는 우선 원초적인 것에서부터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 삶의 재미 등 의식주와 관련된 기초적인 것부터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삶의 모든 것이 유혹인가 하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하느님을 버려야만 하는 것들, 그런 것들이 바로 유혹입니다. 삶을 통해서도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혹들은 하느님을 버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유혹인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그런 원초적인 유혹들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악마는 두 번째 단계로 이성적인 사람들을 위해 권세와 영광을 통한 유혹을 준비합니다. 남보다 잘나게 되고 남에게 존경받는 것은 이성과 지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빠져나가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초적인 유혹과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유혹을 이겨낸 우수한 신앙을 가진 사람을 위해 악마는 마지막 유혹을 준비합니다. 그것은 바로 착각의 유혹입니다. 악마가 예수님께 성경구절을 들먹이며 유혹했던 것처럼 이제 악마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를 유혹합니다. “하느님께서 너만을 특별히 선택하셨다. 하느님께서는 너만을 사랑하신다.”라고 유혹하며 악마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려는 우리를 우리 자 신안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나 혼자만 대단한 사람이라는 착각과 내 생각이 곧 하느님의 생각이라는 착각, 이런 착각은 높은 단계의 성덕을 수련하는 사람에게도 걸려 넘어지기 쉬운 유혹입니다.


악마는 참으로 교활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유혹을 이겨내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우리도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지만 배고프고 졸리고 힘들어하는 완전한 인간의 몸으로 그 유혹을 이겨내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악마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주시기 위해 몸소 광야에서 40일을 지내며 견디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악마는 예수님께 그토록 처참하게 완패를 당했으면서도 다음 기회를 노리며 떠났습니다. 악마는 유혹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잠시 때를 기다리며 물러날 뿐입니다.


우리 곁에는 수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모여 미사를 하고 있는 우리도 사실 이 미사에 오기까지 수많은 유혹을 이겨내고 왔습니다. 피곤함을 이기고, 사람들과 만날 재미있는 유혹들을 이기고, 더 좋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을 이기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각각 하나 하나 따로 보면 모두 다 좋고 유익한 것이지만 그것들이 우리에게 유혹이 되는 이유는 바로 미사에 나오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유혹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유혹이 아닐 때도, 유혹일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혜롭게 유혹을 가려내고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유혹을 가려내는 기준인 ‘하느님과 함께 함’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지혜롭게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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