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단식
-강영구신부
예수님, 당신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로 물러나 40일간 단식하셨습니다. 당신은 40일간의 재계齋戒와 斷食을 통해서 하늘의 소리를 듣고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자 하셨습니다. 斷食과 재계齋戒는 비움과 낮춤이며 자기 포기입니다. 당신은 그 빈자리에서 하느님을 만났고 인간 본래의 모습을 꿰뚫어 견성見性하셨습니다.
광야에서 하느님의 뜻(天命)을 깨닫고 시정市井으로 내려오신 이후로 당신이 단식하셨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즐겨 먹고 마시며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린다.”(루가7,34)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자주 단식하며 기도하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시아파 사람들은 세리와 창녀, 죄인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며 즐기는 당신의 모습이 대단히 불경스럽고 못 마땅했습니다.(루가5,33-36)
예언자 이사야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주고/ 멍에를 풀어주는 것/ 압제받는 이를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내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 주며/ 제 골육을 모른 체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너희의 빛이 새벽 동이 트듯 터져 나오리라.’(이사야52,6-8)”
예수님, 당신은 먹고 마시기를 즐긴 불한당不汗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단식으로 세리와 창녀, 죄인들과 변두리 인생들에게 천국을 선물하셨습니다. 사순절을 지내면서 단식하는 저희들도 단식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웃과 형제들에게는 사랑을 나눠줄 수 있도록 축복하소서.(一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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