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성사를 통해 늘 예수님, 즉 신랑과 함께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단식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의 단식은 육신을 부정하는 가학적 고행이 아니라, 그분과 일치가 완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여정이 깊어 갈수록 오히려 커져 가는 영적 부재不在의 체험, 그분을 찾을 수 없어 괴로워하는 박탈감이 우리가 실천하는 단식 속에 상징적으로 녹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식을 통해 우리는 영적 고통과 빈곤의 체험이 우리를 단련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배만 곯는 단식이 아니라 마음까지 비우며 그분의 부재하심조차 받아들이는 참 단식을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