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6주간 목요일 2007-2-15/너와 나의 정체 - 김상조 신부님

2007. 2. 15. 오전 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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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6주간 목요일           2007-2-15

 

 

너와 나의 정체


산에는 나무가 있다. 소나무, 밤나무, 잣나무 등등.
산에는 꽃도 있다. 봄에 피는 진달래 개나리 백합 등등.
산에는 새들도 깃든다. 참새, 딱따구리, 꿩 등등.
수 많은 나무들이 있지만 그냥 나무라고 하면 된다.
수많은 꽃들이 있지만 그냥 꽃이라고 해도 된다.
모든 나무는 나무로서 하나가 되고
모든 꽃들은 꽃으로서 하나가 된다.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로 하나가 된다.

"꽃이나 새는 자기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삶에충실할 때 …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마다 자기 그릇이 있고 자기 몫이 있다.
그 그릇에 그 몫을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
내가 지금 순간 순간 살고 있는 이 일이 인간의 삶인가?
지금 나 답게 살고 있는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류시화,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中)

예수님도 당신 그릇대로 사시고 당신 몫에 맞게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 예수님이 오늘 제자들에게 당신의 정체에 대해 물으시는데
정작 더 중요한 것은 두 번 째 물음이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에 대해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 이십니다"라고 똑 부러지게 대답하였지만,
예수님은 거기에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시고자 한다.
그리스도는 수난하게 된다고.
이것은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서는 수난해야 한다는 어떤 원칙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이제 그리스도인들도 그래야 함을 가르친 것이기도 하다.
고통과 수난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그릇이고 몫이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모든 존재는 결코 저 혼자서는 자기의 정체를 알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꽃이 있기에 새의 정체가 보다 더 분명해지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또 너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은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되고,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꽃도 새도 아닌 사람이라는 깨달음은,
모든 존재하는 것이 그 모습 그대로 각자 자기 몫이 정해진 유일한 가치를 지닌 존재라는 뜻이 된다.
모든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로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다.
사탄은 그것을 갈라놓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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