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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금요일 강론 복음 : 마르코 7, 31-37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시는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귀와 혀에 손을 대시고는 ‘에파타’ 곧 ‘열려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열려라’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은 그때까지 닫혀있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귀와 입은 왜 닫혀있었을까요? 태어나면서부터 그는 귀머거리에 말 더듬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그는 살면서 어떤 이유로 귀머거리에 말 더듬이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원래 말을 듣지도 잘 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동시에 어떤 이유로 인해 말을 듣지도 잘 말하지도 못하게 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 사회문제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들 중에 ‘히키코모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은둔형 외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외부사회와 단절하고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렇게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외부와 단절되어 사는 폐쇄 증후군은 1970년대 일본에서 과도한 입시경쟁과 학원 폭력으로 인해 등교를 거부하며 방에서 나오지 않는 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폐쇄 증후군은 19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지낸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같이 사는 가족과도 거의 만나지 않으면서 자기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인터넷과 TV에 매달리며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된 이유는 사회의 무관심과 집단 따돌림, 소외감, 상실감 때문입니다. 따돌림을 당해 아이들이 말하는 왕따가 되거나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고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위로를 받거나 얻지 못할 때, 그들은 더 이상 세상에서 살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게 되어 더 이상 자기 방으로 표현되는 자기 자신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은둔형 외톨이, 폐쇄 증후군 환자는 누가 만든 것일까요? 바로 그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 모두, 즉 사회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모두입니다. 선천적인 은둔형 외톨이는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사회에서 어떤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그 사람들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는 우리가 ‘냉담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냉담자’라는 말은 그대로 풀어 쓰면 냉담자(冷談者) 찰 냉자에 묽을 담자를 쓰고 쉬는 교우라고 이해되는 이들은 신앙이 차가워지고 묽어져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입니다. 신자가 냉담자로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일이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사회적인 여건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교회와 신자 공동체에게 상처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처럼 그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외감과 차별감을 느낍니다. 신앙인들이기에 서로 사랑하고 아껴 주리라고 믿고 왔던 그들은 친한 사람끼리만 어울리는 모습과 다른 사람의 작은 일에도 수군거리는 모습에 상처를 받고 교회를 멀리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 안에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당신의 행동과 말씀으로 우리에게 해결책을 전해주고 계십니다. 바로 손으로 귀와 혀에 손을 대고 ‘에파타’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통해서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냉담자나 은둔형 외톨이들을 붙잡고 귀와 혀에 손을 대며 ‘에파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아무나 예수님을 따라한다고 똑같이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고치셨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 일은 예수님이셨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님이 된다면, 예수님처럼 산다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그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에파타’라는 말을 통해 병자를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 말씀을 통해 닫혀있던 우리 마음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만을 바라보던 다른 사람은 생각도 안하던 우리 마음을 열어주시고 우리에게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열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도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열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예수님을 드러낸다면, 우리가 예수님의 삶을 살아 그들에게 예수님을 보여준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
연중 제5주간 금요일 강론 /은둔형 외톨이 - 김윤복 신부님
2007. 2. 9. 오전 9: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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