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온갖 선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기양 신부님

2007. 2. 5. 오전 8:58:22

글자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온갖 선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

 

   오늘은 처녀, 양치는 여자, 종 만드는 사람, 유리 제조공, 광부, 알프스 등반 안내자, 간호사들의 수호성인이자 불과 날씨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선(善)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지닌 아가타 성녀는 천주교회의 위대한 네 동정 순교자 중에서 네 번째로 기념하는 성녀입니다. 공교롭게도 동정 성녀들의 축일은 다 겨울철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체칠리아는 12월 21일에, 루치아(광채)는 12월 13일에, 아녜스(순결)는 1월 21일에 아가타(선)는 2월 5일에 기념하기 때문입니다. 아가타 성녀는 신비와 전설에 쌓여진 인물로서 수없이 많은 고문을 당했지만 순결을 잃지 않고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아가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부유하고 권세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동정을 지키기로 결심한 아가타는 수많은 청혼을 모두 거절하였는데, 귄시아누스라는 로마의 집정관은 청혼을 거절당하자 그녀를 소유하려는 계략으로 박해를 이용합니다. 당시는 데치우스 황제의 박해시기로 귄시아누스는 아가타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체포하여 끌어오도록 명령하였던 것입니다.
   위협과 박해로써 아가타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던 귄시아누스는 도무지 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아가타를 사창가로 보내어 갖은 위협으로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굳은 신앙은 이런 모든 유혹에서도 흔들림이 없이 하느님께 더욱 다가가자 귄시아누스는 온갖 고문을 가하였고 이 모든 고통을 기쁨으로 견디는 그녀를 보고 크게 격분하여 유방을 잘라내라는 잔인한 명령을 내립니다. 이에 아가타는 “잔인한 군주요, 내 몸을 이렇게 고문하고도 당신은 부끄럽지 않습니까? 당신은 여인인 어머니의 젖을 빨지 않았던가요?”하고 질책하였다고 합니다.
   귄시아누스는 그녀를 다시 감옥으로 돌려보내면서 어떠한 치료약이나 음식물도 주지 못하게 하였으나 이러한 극한 형벌 속에서도 그녀는 하느님께 모든 고통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혹독한 박해를 받은 후에 감옥으로 돌아온 다음 날 밤에 한 노인이 약을 가지고 그녀에게 나타납니다. 아가타는 정결의 부끄러움 때문에 자기의 상처를 그에게 보이려하지 않자 노인은 “나는 그리스도의 사도이다. 내 딸아, 나에 대해서 의심치 마라.”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아가타는 “나는 세상의 약으로 내 육신을 고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로 인해 그의 말씀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되기를 원합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아가타는 성 베드로 사도께 온전히 치료를 받고 난 후 “주 예수 그리스도님, 거룩하신 사도를 보내시어 저의 병을 고쳐 주신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이렇듯 아가타는 환시를 통해 하느님이 보낸 사도 베드로로부터 상처를 기적적으로 치유 받았다고 합니다.
   나흘 뒤 아가타가 다 나은 것을 보고도 귄시아누스는 죽을 때까지 이글거리는 석탄불에 돌리면서 고통을 주었고, 아가타는 “주님, 저의 창조주시여, 당신은 제가 어릴 때부터 저를 언제나 보호해 주셨나이다. 당신은 세상의 사람들로부터 저를 택하시고 고통을 견딜 인내를 주셨습니다. 제 영혼을 받으소서.”라는 마지막 기도를 바친 뒤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녀가 죽은 후 1년이 지나서 가다노라는 마을은 화산 폭발로 어려움에 처하였습니다. 이교도였던 주민들은 대단히 두려워하면서 성녀의 무덤으로 달려가 성녀의 수건을 들고 화산의 불꽃을 향해 서서 기도함으로써 즉시 재앙에서 구출되었다고 합니다.

   성녀 아가타는 연약한 여성의 몸이었지만 하느님을 향한 열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려 했던 결심 때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형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재산과 욕망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고 지상에서 천상의 삶을 사셨던 분이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아가타 성녀입니다. 천상의 것보다는 세상의 것에 집착하고 스스로 만들어 내는 번민과 갈등 속에 갇혀 사는 우리들입니다. 아가타 성녀처럼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를 누리고 죽음 앞에서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날을 희망해 봅니다.

    “아가타는 동정녀입니다. 그녀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육신으로 역시 죽음을 맛보신 불멸의 하느님의 말씀 곧 하느님과 나뉨이 없는 아드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신학자인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을 우리의 영적 잔치에 초대한 이 여인은 동정녀요 신부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혼인의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그녀는 한 남편 그리스도와 정혼한 정배입니다.
   이 동정녀는 자기 양심의 빛과 하느님의 참 어린양의 핏빛으로 자신의 입술과 뺨과 혀를 꾸미어 붉게 만들었습니다. 아가타는 그토록 자기를 사랑하던 분이 마치 지금 피에 흠뻑 젖어 있는 것처럼 그분의 죽음을 자기 마음속에 끊임없이 묵상하고 되뇌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입은 순교의 두루마기는 속속들이 젖어 들여 결코 지워지지 않을 그리스도의 붉은 피의 흔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앞으로 올 세대들에게 동정녀로서의 증거라는 보화와 끝없는 고백의 말이라는 아름다운 색깔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시칠리아의 성 메토디오 주교의 성녀 아가타에 대한 강론에서(analecta bollandiana 68, 76-78))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불리움을 받은 장소가 얼마나 소중한지???-이석재 신부님 /2007.02.0507.02.05조회 30믿는 대로 됩니다 - 이기정 신부님 / 2007.02.0507.02.05조회 30<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온갖 선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기양 신부님07.02.05조회 31종신서원식 강론 - 이회진 신부님 /2007.02.0507.02.05조회 312월 5일 성녀 아가다 동정 순교자 기념일/우리의 참된 주인 - 정영한 신부님07.02.05조회 31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07.2.5.월/기도 - 이정호 신부님07.02.05조회 312007년 2월 5일 연중 제 5주간 월요일(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다해) 하느님의 전능하심..07.02.05조회 31성녀 아카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07-2-5/“두루 뛰어다니며” - 서은경07.02.05조회 31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07/2/5 /눈을 통해 - 윤인규 신부님07.02.05조회 312007년 2월 5일 월요일/[묵상] ♥우리의 마음이란 신이 머무는 장소이다...김홍언신부님07.02.05조회 3102월 04일 일요일 /.. 말씀지기 묵상07.02.04조회 30연중 제5주일/아름다운 풍경 - 하성호 신부님07.02.04조회 30연중 5주일강론-신앙은 작은 이들의 것/- 김연준 신부님07.02.04조회 30다해 연중 5주일- 우리가 내려야할 그물을.../ - 이찬홍 신부님07.02.04조회 30연중 제5주일 강론 /예수님과 베드로의 만남 - 김윤복 신부님07.02.04조회 30<연중 제5주일> 고집을 죽일 때 보이는 주님 /- 이기양 신부님07.02.04조회 30다해 연중 제 5 주일. 사람들을 낚고 계시는 예수 - 조성호 신부님07.02.04조회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