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행복한 이름, 베드로
베드로 ! 고기잡이에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 ! 물만 봐도 고기 노는 길을 훤히 들여다 볼 정도로 풍부한 경험과 감각을 지닌 그가 밤새 황을 면치 못하고 돌아온다. 하지만, 오늘 그에게 주문이 내려진다. 깊은 데로 가라신다.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더러 나자렛 시골 출신의 한 선생이 그런 요구를 하신다. 참으로 어이없는 노릇이다. 목수집 아들이라면 대패질에는 능할지 몰라도 그물질은 듣도 못한 소리거늘....아예 물 먹이겠다는 소린지????....
그러나, 베드로는 달랐다. 베드로는 역시 베드로였다. 한 낱의 자존심 따윈 버릴 줄 아는 통큰 사람이었기에 예수님 앞에 자신을 죽인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의 노력으로 낼 수 없는 분량을 얻어냈다. 참으로 신통하다. 베드로가 잰 깊이에는 없었지만, 주님께서 알려주신 깊이에는 정확히 있었다. 그렇다. 깊은 곳! 그곳에 답이 있고, 그곳에 길이 있다. 깊은 데를 통해 주님 앞에 빳빳하던 그가 무릎을 꿇었다. 깊은 데를 통해 주님 앞에 의롭게만 여겨온 자신을 죄인으로 바로 보게 되었다. 깊은 데를 통해 예수님을 온전히 주님으로 모실 수 있었다. 이처럼 깊은 데는 베드로를 철저히 부수뜨려 놓았다. 자신을 낱낱이 벗겨내고, 자신의 근본을 되돌아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참다운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믿음이 주는 은혜가 아닐까. 믿기만 하면 안 되는 일이 없고, 못할 일이 없는, 그래서 믿음은 기적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시몬 베드로. 오늘따라 유난히 그의 모습이 부러워지는 까닭은 뭘까... 더 깊은 데로 들어가고자 자신마저 온전히 버리고 주님을 따를 수 있었음이 아닐까.... 그렇다. 그야말로 신앙 안에서 가장 빛나는 믿음의 소유자였다. 정녕 믿어서 행복한 그 이름에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우리도 하느님을 만나러 깊은 데로 들어가 보자. 노닥거리며 세월만 까먹기보다, 주님 안에서 잘 사는 법을 배우러 더 깊숙이 들어가 보자. 날이면 날마다 하느님 안에서 깊이를 더해 가는 사람, 그래서 우리도 한번 그의 맑은 향을 닮아내 보자.....
김강정 시몬 신부 ( 천주교 부산교구 덕신성당 주임 ) |
아! 행복한 이름, 베드로 - 김강정 신부님 /2007.02.04
2007. 2. 4. 오후 4:20:57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