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 2007-2-4
루카 5,1-11
권고의 말씀 : 오늘 말씀의 전례는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 이들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ꡒ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ꡓ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2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ꡒ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ꡓ라고 말합니다. 또한 복음에 의하면 시몬은 ꡒ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ꡓ라고 말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과 대면한 이들이 기쁨보다는 자신의 부족함과 두려움을 고백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한 당신을 위한 도구가 되게 해 주십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온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제자로 살기를 다짐하면서 이 미사를 준비합시다.
강론 : 개신교에는 수도원이 없습니다. 1520년 종교혁명을 시도한 마르틴 루터는 독일에 있는 아우구스티노 수도원에서 수도자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교회 공동체를 떠나면서 함께 활동하던 한 수녀와 사랑에 빠졌고 결국 그 수녀와 결혼을 하면서 파계를 합니다. 그 이유 때문에 루터는 이후에 수도원을 의식적으로 멀리 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시작된 프로테스탄트 안에는 지금까지 수도원의 맥이 끊어져 있습니다. 세상에 어떤 종교든 수도원이 없는 종교는 없습니다. 수도자가 없는 종교는 없습니다. 수도자와 수도원은 그 종교의 가장 중요한 영적인 핵심 진리를 공급하는 상수원이며 사랑의 용광로와 같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도자로 산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곳 또한 나약한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그리하여 주님으로부터 공급받은 풍성한 생명의 원천수를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의 사람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의하면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어부를 제자로 부르십니다. 부르시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고기잡이를 마치고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시몬에게 “깊은 대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하십니다. 나를 따르겠느냐? 물으시는 것도 아니요 고기잡이 어부에게 그물을 치라는 훈수를 놓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그대로 했더니” 그물이 찌어질 정도로 고기가 잡혔습니다. 이를 보고 놀란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목욕탕에서 누가 나의 등을 밀어줄 때 우리는 부끄럽습니다. 때가 많이 나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듯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그 무엇이 드러나면 참 두렵습니다. 두렵고 부끄러운 부분은 내가 아는 깊은 곳의 것일 수도 있고 또 내가 모르는 감추어져 있는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드러났다고 하여 주님은 우리를 죄인 취급하시지 않고 오히려 뜨거운 사랑의 손길로 우리를 받아주시고 안아주십니다. 하느님을 체험하는 자가 느끼는 떨리는 마음은 무서움의 두려움과 떨림이 아니라 큰 사랑을 만났을 때의 벅찬 기쁨의 떨림과 두려움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입니다."하십니다. 얼마나 충격적인 말씀입니까? 어부에게 고기를 낚는다는 말 대신에 사람을 낚을 것이라니요. 루가 복음사가는 그에 대한 베드로의 궁금증을 말하기보다는 곧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깊은 곳은 바로 주님을 만나는 곳입니다. 두렵지만 나의 내면 깊은 곳을 드러내야 그분을 바로 볼 수 있고 그분의 사랑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얄팍한 믿음으로, 겉만 기도하는 모습을 지니고 산다면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찾는 이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영적인 힘을 뿜어내는 사랑의 용광로와 같은 수도자와 수도원에서의 삶은 바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의 깊은 곳을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서 그것을 세상을 위해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을 낚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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