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첫 번째로, 시몬 일행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밤새도록 호수를 뒤지며 그물을 쳤습니다. 그러나 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밤새도록 헛수고만 한 셈이지요. 허탈한 마음으로 그리고 피곤한 몸으로 호수가에 배를 대어놓고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오셨습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그러자 시몬은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하고 다시 그물을 칩니다. 시몬 일행은 고기 잡는 일이라면 이골이 난 소위 전문가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모든 경험과 기술을 동원하여 고기를 잡았지만 허탕친 판국에 예수님의 말씀은 피곤하고 내키지 않는 요구였을 것입니다. 전문꾼들의 판단으로는 가당치도 않는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필경 헛고생하는 거의 뻔히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몬은 그 모든 것을 접어두고 나섭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시몬을 비롯한 첫 제자들의 이러한 모습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 판단, 자기 생각보다 예수님의 말씀을 우선하는 마음가짐이 제자된 사람의 자세입니다. 자기 사정, 자기 형편은 뒤로하고 예수님의 요구를 먼저 행하는 몸가짐이 예수님의 제자된 사람의 처신입니다. 시몬 일행이 그랬습니다. 참 놀랍고 멋진 모습입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 자기 주장, 자기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하기 마련인데 첫 제자들은 달랐습니다. 자신의 사정을 덮어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모름지기 예수님을 따라나선 제자들은 시몬 일행의 그 모습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이 말씀에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고 합니다. 배와 그물, 가족과 고향은 그들에게 모든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온 삶을 투신하여 일구어온 모든 것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의 어로는 그들 삶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의 따르라는 요구 앞에 그 모든 것을 깡그리 버립니다. 일 점의 의혹도 없이, 일 혹의 망설임도 없이,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데는 이런 단호함과 철저함이 요구됩니다. 적당히 아전인수격으로 버리고 끊어서는 예수님을 제대로 따르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경우에 끊어버리지 못해, 미련과 아쉬움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거기에 끌려가는 삶을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끊지 못해, 버리지 못해 낭패를 보는 수가 허다합니다. 때로는 단호함으로 끊어내고 미련 없이 벗어 던져야 제대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희생과 아픔이 따르겠지만 더 나은 삶,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버림의 의미를 제대로 깨쳐야 합니다. 작은 것을 버림으로써 더 큰 것을 얻습니다. 시몬 일행은 자신의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얻었습니다. 자신의 것을 버림으로써 구원을 얻는 길을 첫 제자들의 모습에서 발견합니다. 우리도 버리고 끊어서 제자의 길을 가는 신앙인이 됩시다.
천주교 목성동성당 조창래 빈첸시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