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연중 제 5 주일 복 음 : 루가 5, 1-11 친애하는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일들을 마련해 놓으시고 또 시키기도 하십니다. 하면 잘 될 것 같은 일도 시키시고, 또 힘들어 보이는 일도 시키시고, 부당하게 여겨지는 일들도 시키십니다. 특히 부당하게 여겨지는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옛날 어른들이 하는 순명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과연 사제가 되기 위한 순명의 미덕을 지니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장상들이 신학생들에게 부당한 명령을 하여 순명하는지를 판단하였다고 합니다.(저는 그런 일을 겪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러면서 오늘 복음 말씀을 예로 들어 이야기합니다. 목수 일이 전문인 예수님께서 고기잡이 전문인 시몬 베드로에게 고기를 잡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고기잡이 전문가가 아니지만 고기잡이에게 고기를 잡으라고 한 것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날 밤을 꼬박 새고도 고기를 잡지 못하였는데, 고기가 잡히지 않을 시간에 고기를 잡으라고 고기잡이 전문가인 시몬 베드로에게 명하셨다니 이래서야 부당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시몬 베드로는 그 명령이 부당하게 여겨졌지만 "스승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대로하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물고기가 잡혔습니다. 예수님의 명령은 최초에 시몬 베드로에게 부당하게 여겨졌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부당하지 않았습니다. 스승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행한 베드로의 행동에 대한 결과는 충분한 보상을 받고도 남았습니다. 친애하는 애청자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부르시고 선택하실 때 조건 없는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의 명령은 베드로의 믿음을 시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스승의 명에 따라 베드로가 보인 믿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통해 베드로는 하느님의 현현(顯現)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기적을 통해 베드로는 예수님께 탄복하여 마음이 끌렸으나 자신이 죄 많고 보잘것없는 자라는 것을 깨닫고 지극히 거룩하신 분에 대한 경외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베드로가 두려워하자 예수님께서는 즉시 베드로의 두려움을 없애 주시고 그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신적 현현 앞에 모든 인간은 한결같이 두려움을 느끼지만 하느님께서는 곧 포근하게 감싸주십니다. "그러자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통해서 새로운 성취수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삶의 양식, 가르침을 그대로 따름으로써 그들이 앞으로 수행하게 될 구원 사업의 소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친애하는 애청자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과연 부당한 일들일까요? 하느님을 온 마음으로, 온 힘으로, 온 정성으로, 온 영혼으로 사랑하는 것이 부당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는 것이 부당하고, 원수를 사랑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를 주님 보듯 하고, 매일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일들이 과연 부당한 일일까요? 신앙인으로서 나의 뜻보다 주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며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조금 부당하게 생각되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기꺼이 대답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도록 합시다.
천주교 부산교구 태종대성당 박 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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