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주간 토요일 2007-1-27/신발을 신고 다닌 원숭이 - 한창현 신부님

2007. 1. 27. 오전 9:32:56

글자

연중 제3주간 토요일        2007-1-27

 

   마르 4,35-41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원숭이들이 사는 숲속 마을에서의 일입니다.
어느 날, 한 원숭이가 친구 집에 가다가 신기한 물건을 주웠어요.
´와, 이게 뭐지? 어디에 쓰는 걸까?´
원숭이는 그 물건을 머리에 얹어 보았어요. 귀에도 걸어보았어요.
´아, 신발이구나! 이렇게 신고 다니는 거야.´
신발을 주운 원숭이는 너무나 기뻤어요.
친구들에게 자랑하러 다녔어요. ˝이건 사람들이 신고 다니던 거야. 이렇게 말야.˝
˝와, 멋있다!˝
˝이제부터는 내 신발이거든.˝
원숭이는 매일 같이 신발을 신고 다녔어요. 그리고 맨발로 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비웃었어요. ˝난 너희들과 달라. 이렇게 멋있는 신발이 있으니까.˝
그런데 원숭이의 신발은 세월이 흐를수록 차츰 낡아졌어요. 이쪽은 떨어져 버렸고 저쪽은 찢어져 버렸지 뭐예요.
원숭이는 속상했어요. ˝애걔걔! 오늘부터는 통 못 신겠네. 그냥 버려야지.˝ 원숭이는 다 낡아진 신발을 휙 내던졌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지 뭐예요. 원숭이는 맨발로 걸어다닐 수 없었어요. ˝아이 아파! 아이 따가워!˝ 그 동안 신발만 신고 다녔기에 원숭이 발바닥이 너무나 부드러워졌지 뭐예요.
친구들은 모두 맨발로 잘만 다녔어요. 하지만, ˝아이, 아이, 걷지를 못하겠네!˝ 하며 신발만 신고 다녔던 원숭이는 발이 아파 엉엉 울어 버렸어요.
(신발을 신고 다닌 원숭이, 김문기, 창작동화)

지금은 편하고 또 지금은 불편하다고 자랑하거나 불평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도 배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웁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이러고 계십니까?’ 하면서...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을 나무라기보다는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십니다. 그러자 조용해 졌습니다.
제자들을 무서움에 떨게 했던 바람과 호수는 어찌 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나고 격게되는, 지금의 불편한 요소들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그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신발을 신고 다닌 원숭이에 비해 그렇지 않은 원숭이가 불편하고 뒤쳐져 보이지만 결국엔 그것이 정도의 길이었음 같이, 그렇게 우리의 삶에도 불편하고 두려움에 떨게 하는 그런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늘 함께 있겠다’는 주님의 말씀에 힘을 얻고 생활해 나간다면 그러한 불편함을 통해서 오히려 나의 삶이 복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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