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2006. 12. 25/참으로 위대한 신비 - 하성호 신부님

2006. 12. 26. 오전 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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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2006. 12. 25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요한 1,12)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셨음을 믿나이다.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니케아 -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교부께서는 “병든 우리 본성은 치유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타락한 인간은 다시 일어서야 했고, 죽은 인간은 다시 살아나야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이 과연 하느님께 하찮은 것이었을까요? 인류가 이처럼 불행하고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었으므로,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기까지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를” 찾아오신 것이라고 하시며 성자의 강생의 이유를 설명하십니다.
천주 성자께서 비천한 한 인간으로 오신 것은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켜 구원하시기”(교리서 457) 위해서였습니다. 죄와 하느님은 공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죄, 특히 죽음의 죄 안에 머물러 있을 때 결코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없고, 하느님의 세계에 머물 수가 없습니다. 가끔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는 것이 두려워 냉담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화해의 성사인 고해성사를 두려워합니다. 죄스런 삶에서 발을 빼고 악습에서 돌아서야 하겠습니다. 성자께서는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키기 위해 가장 비천한 한 아기로 탄생하셨습니다.
성자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시려고 사람이”(교리서 458)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 주셔서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분명히 나타났습니다.”(1요한 4,9;요한 3,16 참조). 내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그렇게도 바쁜 친구가 나를 위해 짬을 내어 나를 찾아주고 나와 시간을 함께 해준다면 그 고마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인간이 되어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아예 우리 가운데 사셨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8.16).
성자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거룩한 생활을 하도록 거룩함의 모범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강생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그 길은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이신 그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길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성자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2베드 1,4)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성자께서 인간이 되심으로 이제 우리 인간도 성자의 인성에 결합하여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성 아타나시오와 성 토마스는 “그분은 우리를 하느님이 되게 하시려고 인간이 되셨다.”라고 하셨습니다. 성자의 신성이 인성을 취하심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이 된다는 이 어마어마한 신비가 강생의 신비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현세적 복을 축원하는 민간신앙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종교를 가지면 장수하고, 후손이 번성한다는 기복적인 사상이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고, 우리 가톨릭 신자들도 그 사조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점이 참 많습니다. 아무리 참된 신앙생활은 내가 예수님의 인성에 결합하여 천주가 되는 것이라 설명하여도, 그쪽엔 마음의 문을 닫고, “이렇게 하면 복을 받는다.”라고 하는 달콤한 말에 자꾸 귀를 기울이려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현세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세를 영원한 세상 안에서 바라봅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은 우리의 눈을 저 영원한 가치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성탄 대축일을 맞은 우리들은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이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사랑의 본성은 하나가 되는 것이고, 하나가 되기 위해 함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기 때문에 인간이 되셔서 인간과 하나가 되셨고, 인간과 함께 사시기에 그분의 이름도 임마누엘이십니다. 이제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도 하느님이 되어야 하고, 우리가 하느님이 되게 하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신비가 드러나는 오늘 입니다.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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