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아들 니콜라스는 유치원생이었다.
다섯 살 짜리 아이에게 크리스마스는 희망과 꿈과 웃음으로 가득한
신나는 한 때이다.
오늘 아침도 라디오에서는 싼타 할아버지가 아이들의 전화를 받아주고
받고 싶은 선물의 목록을 줄줄이 털어 놓는다.
어떤아이는...
싼타 할아버지가 자기가 말썽 부린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아주 작은 선물 한가지만 주어도 된다고 실토(?)도 한다.
미리 부모와 약속이 된 전화속 싼타는
전화 속 아이의 도시락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제 동생하고 어떻게 싸웠는지,
무슨 착한 일을 했는지 다알고 있어서(하얀 거짓말?)...
순진한 아이들의 목소리엔 경이로움이 잔뜩 배어 있다.
몇 주 동안이나 아들은 유치원의 겨울 학예회에서 부를 노래를
외우느라 연습을 했다.
십 분 일찍 도착하여 구내 식당(강당 겸)에 자리를 잡았다.
기다리고 있는데 학생들이 들어왔다.
(*이곳 초등학교는 유치원부터 8 학년까지)
각 반 선생님의 인도로 들어온 아이들은 책상다리를 하고 카펫이 깔린
식당 바닥에 앉는다.
한 반이 발표를 하는동안 나머지 아이들은 청중이 되는 것이다.
공립학교의 행사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관해 언급이 사라진 지 오래여서
학생들의 발표도 단지 재미 위주이거나 상업적인 주제일 것으로
예상했다.
학예회는 순록, 산타 클로스, 루돌프 사슴, 눈송이와 즐거운 노래로
가득찼다.
재미있고, 귀엽고, 즐거웠지만...
그 어디에도 아기 예수, 구유...,
성스럽고 귀중한 생명과 기쁨, 희망의 선물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니콜라스반의 순서가 되었다.
아이들은 'CHRISTMAS LOVE'(크리스마스의 사랑)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나는 대담한 노래 제목에 조금 놀랐다.
니콜라스는 흥분으로 반짝였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털이 보송한 벙어리 장갑을 끼고
빨간 스웨터에 머리에는 싼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맨 앞줄에 선 아이들은 큰 글자판을 들고 있었는데
노래를 부르면서 하나 씩 앞으로 나와 노래 제목을 만들 모양이다.
"C 는 크리스마스의 C " 라고 노래하면 'C'를 든 아이가 앞으로 나온다.
"H 는 해피의 H " 하면 또 다른 아이가 'H'를 들고 나온다.
이렇게 노래에 맞추어 글자를 만들어 가면 마지막에는 노래 제목인
"CHRISTMAS LOVE !" 완벽한 제목이 연출되는 것이다.
발표는 매끄럽게 잘 진행이 되는 듯 했다.
그러다가...
아주 작고 예쁜 여자아이가 'M'을 들고 나올 차례가 되었는데
그만 글자판를 거꾸로 들고 나왔다.
"M 은 엄마의 M ' 하는데,
아이는 자신이 글자를 거꾸로 든 것을 모르는 채
'M'은 그만 'W'가 되어버렸다.
청중석에서는 키득키득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진한 아이는 당당하게 'W'을 들고 서있다.
그리고 몸을 조금씩 움직여 조금 옆으로 서는 바람에 글자 간격도
이상해져 버리고 말았다.
깔깔거리면서 뒤로 넘어가는 어린 청중들을
잠잠하게 만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진정시켜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마지막 글자가 나오는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글자가 나오는 순간...
우린 다 함께 보았다!
'쉿'하는 소리가 청중 사이에서 터졌고 눈들이 휘둥그레졌다.
그 순간 우리는
우리가 왜 그곳에 모였는가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왜 우리가 모여서 축하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마지막 글자가 나오자 전체 멧시지는 이렇게 되어 있었다.
"CHRIST WAS LOVE !"
"예수님은 사랑이셨습니다 !"
나는 믿는다.
예수님은 지금도 사랑이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