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증거하고 자신의 회개를 증거하며 - 이기양 신부님

2006. 12. 10. 오후 12:12:52

글자

대림 제2주일 강론


복음 : 루카 3,1-6


찬미예수님


요즘 밤거리를 걸으면 심심치 않게 가게마다 걸려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보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크리스마스인가 하는 생각에 괜시리 마음이 들뜨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리마다 꾸며진 성탄 장식들을 보면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성탄절의 주인이신 아기 예수님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리에는 온통 빨간 옷을 입고 흰 수염을 늘어뜨린 산타클로스만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식목일도 아닌데 거리 곳곳에는 예전에 없던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나무들에는 빤짝이 전구들이 빤짝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주변의 모습을 보면 이제는 크리스마스가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도 잊어버릴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란 무슨 날일까요?


크리스마스란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환영하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의미를 되새기며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가르쳐주시고 우리가 하느님 뜻에 맞는 삶을 살게 하시고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를 위해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지금 우리가 보내고 있는 대림주간입니다.


오늘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세상사람들을 회개시키며 준비한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세상이 하느님의 뜻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더 이상 하느님의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하느님의 정의를 외치는 이들마저 자신의 뜻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교묘히 속이고 있었습니다. 소외받는 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은 계속되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스라엘을 점령한 로마의 힘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모든 이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회개는 하느님과 이웃을 등지고 떠난 인간이 하느님과 이웃에게로 되돌아서는 방향 전환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의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그 다음에 다른 이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 다른 이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그런 회개를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나 자신의 회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의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로 되돌아섰다면 우리는 이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두의 구원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례자 요한의 말대로 예수님께서 오실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깊은 불신의 골짜기를 매워 서로가 믿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들 마음 사이의 산과 언덕을 깎아 서로 진심어린 마음으로 왕래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굽은 길을 펴고 거친길을 평탄하게 하여 오해를 풀고 화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예언자가 되어 삶 안에서 행동으로써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삶으로써 예수님을 증거하고 자신의 회개를 증거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지금의 대림시기를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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