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장 성 사 ☜ 목록보기

2006. 10. 31. 오후 12: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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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장  성 사                                                   ☜ 목록보기

1. 성사   2. 7 성사   3. 입문성사    4. 치유의 성사  5. 친교를 위한 봉사의 성사    6. 준성사 
 


 
 Ⅰ. 성사

1. 정의

하느님의 은총을 부여하기 위하여 그리스도로부터 제정된 외적인 표징(상징) 즉,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감각적으로, 의식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거룩한 표지(標識)들을 성사라고 한다. 즉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감각적인 사물로 나타내 보여 주는 것이다. 교회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요, 도구라는 뜻이다.

성사는 인간의 성화와 그리스도의 몸의 건설, 또한 하느님께 대한 흠숭을 목적으로 한다 (전례 33).

2. 어원

1) Sacramentum

성사의 의미는 두 가지 원천에서 찾을 수 있다. 라틴어의 Sacramentum이라는 말에서 유래하는데, 로마 시대에 군인이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맹세, 혹은 공무원들이 선서를 할 때 자신들이 믿던 "신의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 말이 4세기경 아우구스티누스를 통해 교회의 용어로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종교적 용어로 사용하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을 나타내 주는 표지"라고 하였다.

2) Mysterion

그리스어로는 Mysterion, 즉 '신비'라는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나타내 주는 것이 신비롭기 때문이다.

3. 상징

성사의 상징은 하느님의 구원을 나타내 주는 표지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하느님의 은총이 전달되는 효과를 갖는다 (물, 기름, 안수 등).

성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보이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실제로 이루어 주는 구원의 표징이다. 단지 성사에 참여하는 데만 성사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상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통해 올바른 삶을 살아감으로써 하느님께 응답할 때에야 비로소 성사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다.

4. 원성사이신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성사들을 제정하셨다'는 뜻은 오늘날 우리가 거행하는 특정한 종교예식들을 창설하셨다는 뜻의 성사를 설정하신 것은 아니다. 그분은 우리가 일상생활 안에서 체험하는 모든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셨다. 당신 스스로가 모든 삶을 하느님 안에서 사셨고 그 삶 전체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러한 모습에서 초대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새로운 성전'이요, '하느님의 말씀'으로 보았던 것이다.

예수님의 생애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을 드러내는 성사였지만, 그 특별한 의미를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부여하셨다.

결국 죽음과 부활로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위는 하느님의 은총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음이 완전히 그리고 결정적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성사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위 역시 성사이다. 우리의 성사들이 이러한 예수님 존재와 행위와 말씀에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성사에 대한 '그리스도의 제정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결국 당신 아버지의 구원하시는 현존의 원성사로 존재하심으로써 당신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 안에서 이러한 성사들을 제정하셨다.

5. 본성사인 교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사도들의 집단에 당신의 구원활동을 위임하셨다. 이는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이제 교회는 그리스도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의미가 역사 안에서 보존되고 드러나는 것은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를 통해서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역사 안에서 현존하는 하느님의 구원행위의 원성사로 만드는 것이 곧 공동체의 성사이다. 이러한 교회야말로 당신 스스로 아버지의 성사이신 그리스도의 성사이다.

이는 예수님의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겠다'는 말씀과 오순절에 임한 성령의 감도로 완전히 확실한 것이 된다.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공동체이기에 교회의 행위는 성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사가 베풀어질 때마다 교회는 바로 그 성사의 은총을 그리스도를 통해 실제로 받게 된다.

원성사이신 예수님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성사이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성사이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는 한에서만 그리스도의 기본 성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교회 공동체의 삶은 성사적이어야 한다.

6. 성사의 효력

1) 사효성(事效性, ex opere operato)

성사 자체가 갖고 있는 효력이 성사 거행을 통해 전달된다는 것이며 모든 성사는 다 사효성을 갖는다. 즉 교회의 성사 거행은 그리스도께서 구원의 방법으로 제정하신 것이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행위가 되며, 거행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행할 때 성사의 은총이 전달된다(ex opere Christi). 이는 당신의 능력에 순종하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생명 안에서 변화시키시는 성령을 통해 실현된다.

하지만 이를 "성사의 은총은 집전자(배령자)의 신앙과 관계없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면 틀린 것이다. 성사의 은총은 집전자의 신앙에 의존하지는 않으나 집전자의 몫이 분명히 있음을 알아야한다.

우리와 함께 하시려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사를 통해 구원의 은총을 주려 하신다. 그러기에 우선적으로 성사의 유효성은 성사 집전자의 신앙이나 성덕, 의도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성사의 예절들은 집전자의 의도보다 그리스도와 교회가 정해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객관적인 의도가 성사의 효력을 나타낸다. 즉 교회가 정해 둔 객관적인 절차와 사물이 구원의 은총을 실제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집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사의 표징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은총이 전달되도록 교회공동체 안에서 예식을 집행하는 일이다.

2) 인효성(人效性, ex opere operantis)

가톨릭 교회는 성사의 유효성을 판가름하는 데 있어 사효성을 위주로 하나, 그렇다고 하여 집전자나 배령자의 신앙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성사는 예식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에게 은총을 부어주는 수도꼭지가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간의 자유를 무한히 존중하신다는 것과 동시에 신앙과 선행에 대해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함을 가르치신다. 인간적으로 자유로우면서도 인격적으로 부르심에 지속적으로 충실히 응답할 것을 말씀하신다. 즉, 은총으로 신앙과 사랑 안에서 자유롭게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게 될 경우에 성사의 진실성이 완성되고 절대적이고 최종적으로 진실한 것이 된다.

하지만 성사의 효과가 '신앙과 사랑의 개인적인 협력 안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틀린 것이다. 성사의 효과를 배령자나 집전자가 발생시키거나 보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성사 안에 항상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주도적인 영향 아래 성사 집전자와 배령자의 몫이 분명히 있음을 알아 자유로이 받아모시는 순간까지 성사는 그 상징적인 의미를 완전히 실현하거나 그 성화작용을 충분히 이루기 시작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알아 들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구속 행위에 대한 인간에서의 응답이 필요로 한다. 인간은 성사 안에서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과의 만남이 인격적이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여기서 신자들은 '지극한 열성으로' 성사를 받는다는 것이다 (ex opere operantis). 성사를 받는 이들은 각자 마음가짐과 준비, 참여하는 열성에 따라 그 성사가 지향하는 은총의 질을 더 깊게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성사는 인간의 구원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나타내는 표징이며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그 자체로 효력을 낳지만, 회개와 믿음을 통한 인간의 응답 없이는 성사의 온전한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을 성사의 인효적 효력(人效的 效力)이라 한다.

성사는 집전자의 행위에 의해 그 효과가 이루어지나, 이는 인간의 협력, 신앙, 체험으로 극대화되고 완성된다.

Ⅱ. 7 성사                                                                      [TOP]

7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셨으며 그분으로부터 직접 유래한다. 따라서 7성사의 예식들에 구원의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7성사 중에는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성사가 있고 여러번이라도 반복해서 받을 수 있는 성사가 있다.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성사에는 세례, 견진, 성품성사가 있고 이는 인호를 받는 성사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7성사만을 원하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실하고 거룩하고 선한 모든 것이 교회의 성사 구조 안에 수용되고 그리스도교 성사가 될 수 있다. 신자들의 신앙 정도에 따른 단계적 성숙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특별한 계기가 되는 시기에 성사를 거행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이 인생을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구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Ⅲ. 입문성사                                                                 [TOP]

그리스도교 입문의 성사인 성세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의 기초를 놓는다. 성세성사를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 신자들은 견진성사로 굳건하게 되며, 성체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빵을 받는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그리스도교 입문성사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풍부한 생명을 더욱 더 풍부하게 받게 되고 완전한 사랑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1. 성세(세례)성사

1) 정의

성세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기초이며, 성령 안에 사는 삶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이 성사를 통하여 다른 성사들로 들어갈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물에 잠기고 씻음으로써 과거의 생활을 씻어 버리고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한다.

세례는 하느님 편에서 볼 때 당신 생명을 인간에게 전달하시는 것이요, 인간 편에서 볼 때 하느님의 귀한 신적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로써 우리에게 베풀어진 영원한 생명이다. 죄많고 묵은 인간으로부터 순결하고 깨끗한 새 인간에로 넘어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해준다.

2) 세례의 효과

세례의 다양한 효과들은 성사예식의 감각적 요소들을 통해서 표시된다. 물에 잠김은 죽음과 정화의 상징이지만 재생과 갱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세례를 통해 죄가 정화되고 성령 안에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이기주의, 방탕, 교만, 죄악에 사로잡힌 '묵은 인간'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도록 새로운 능력, 특히 믿음, 희망, 사랑의 은혜를 받게 된다.

① 세례로써 원죄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지은 모든 죄와 죄벌까지도 용서해 주신다. 세례로 새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가로막을 아무런 죄도 남아 있지 않다.

② 세상의 죄악과 헛된 욕망에 대하여 죽고 초자연적인 생명을 받아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에 동참할 자격을 얻는다. 모든 죄가 정화되고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의 은혜와 축복의 상속자가 된다.

③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아가게 되고 그리스도교의 일원이 된다. 성세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일체가 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된다. 세례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순종하고, 교회의 친교 안에서 그들에게 봉사하며,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복종하고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

④ 세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친교의 기초가 된다. 세례는 이 성사로 새로난 모든 사람들을 묶어주는 일치의 성사적 끈이다.

⑤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인호를 받게 된다. 따라서 한 번 이상 세례를 받을 수 없고 세례를 받아야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얻게 된다. 신자들은 성세를 받음으로써 교회에 결합되어 그리스도교적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인호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탄생한다.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 받은 신앙을 사람들 앞에서 고백해야 한다

3) 세례의 은총

하느님께서는 세례 받은 사람에게 성화하는 은총, 곧 의화하는 은총을 주신다. 먼저 향주덕(向主德)으로써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바라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성령의 은혜를 통해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고 행동할 수 있게 되며 나아가 윤리적인 덕을 통해 선이 성장하도록 해준다.

4) 대세(代洗)

① 정의

세례를 베풀 수 있는 사제를 대신하여 예식을 생략하고 영세를 베푸는 것으로 비상세례라고도 한다. 모든 사람이 구원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교회는 위급할 경우 누구나 성세를 베풀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대세란 성세성사를 대신한다는 뜻이 아니라 간략한 세례식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성사의 은총은 온전히 이루어진다. 교회는 대세의 근거를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기를 위하시는 하느님의 의지와 구원을 위한 세례의 필요성에서 찾는다. 대세에는 임종대세와 조건대세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박해시대에 사제의 부재로 인해 평신도에 의한 대세가 많이 시행되었다.

② 조건

긴급한 경우에는 모든 사람들이,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세례 집전에 요구되는 의향을 지니고 있는 경우 세례를 줄 수 있다. 요구되는 의향이란 교회가 세례를 주면서 행하는 것을 자신이 하기를 원하며, 삼위일체가 명시된 세례 양식문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세를 받는 조건은 정식적인 세례의 집행이 불가능할 경우, 즉 전쟁이나 박해로 인해 세례성사의 집전자인 사제가 없을 경우나 사제를 불러 올 동안에 세례받을 사람이 죽을 위험 중에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건강이 회복되면 정상적인 교리교육을 받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께 귀의하고 미신을 끊어버린다는 진지한 표시가 있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인 윤리에 위배되는 상태에 있지 않아야 한다.

③ 의식(意識)이 있을 경우

먼저 세례 받을 의사를 확인하고, 적어도 기본 교리인 천주강생(天主存在)과 강생구속(降生救贖)과 삼위일체(三位一體), 상선벌악(賞善罰惡) 등 4가지와 할 수 있다면 성체 교리를 설명하여 그 믿음을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 죄를 뉘우치도록 인도하고 세례를 준다.

④ 위급할 경우

임종시나 죽음이 가까워져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다른 예식을 모두 생략하고 축성된 영세수가 아니더라도 자연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병자의 이마를 씻으며 세례 형식의 말마디만 외운다.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어른 입교 예식서 281항).

5) 생활 적용 및 주의 사항

① 세례성사는 인호가 박히기 때문에 다시 받을 수 없다. 한 번 유효하게 거행된 세례는 비록 갈라진 형제들에게서라도 다시 거행되어서는 안 된다.

② 세례를 통하여 모든 죄가 사해진다. 하지만 세례 받은 사람에게도 고통, 질병, 죽음 등 죄의 현세적 결과와 연약한 기질과 같은, 인생의 나약함은 남아 있다. 또한 죄의 불씨, 즉 죄로 기우는 경향도 그대로 남아있다.

6) 용어 해설

① 인호(印號)

세례성사, 견진성사, 신품성사를 받은 이들의 영혼에 박히는 영적이고 없어지지 않는 표지를 가리킨다. 구약성서에서는 보호의 수단, 하느님의 소유를 뜻하는 계약 등이 인호와 관련이 있다. 신약성서에서는 하느님의 도장, 성령의 표지, 하느님의 모상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인호는 사회에서 사용하는 인장처럼 '사람'을 상징하며, 그 사람의 권위를 표시하고, 어떤 사물에 대한 자기의 소유권을 표시한다. 인장은 법률증서나 문서에 권위를 부여하며, 때에 따라서는 문서의 비밀을 보장하기도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호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자녀가 되는 것이며 또한 종으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주님의 인호'(Dominicus character)는 성령께서 속량의 날을 위하여 우리에게 찍어놓으신 표지이다. 과연 세례는 영원한 생명의 보증이다. 끝까지 인호를 간직한, 즉 자신이 받은 세례가 요구하는 것에 충실한 신자는, 신앙의 표를 지니고, 세례 때에 고백한 그 신앙을 보존하고, 신앙의 완성인 지복직관을 바라면서 부활에 대한 희망 속에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② 대부모 (代父母)

교회에서는 세례를 받고 입교하는 사람에게 장차 신앙생활의 길잡이가 되어줄 사람을 선정하게 한다. 대부모는 정신적인 아버지, 어머니의 관계로 맺어지며 세례 받는 사람이 대자, 대녀가 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결속하게 된다.

2. 견진성사

견진성사를 받는 사람은 이 도유를 통해서 '표지', 즉 성령의 인호를 받는다. 견진성사를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위한 성사'라고 부르지만, 신앙의 성년과 자연적 성장의 성년을 혼동해서는 안되며, 세례성사의 은총은 공로없이 무상으로 선택받는 은총이어서, 그 효과가 발휘되도록 '인준'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견진성사 때는 주교가 축성한 크리스마 성유를 쓰는데, 이는 교회의 사도적 일치를 표현하는 것으로, 견진성사는 그 일치의 유대를 강화한다.

1) 정의

① 성령을 받음

견진성사는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이 성령강림날에 받은 성령의 은혜를 전 교회와 모든 구성원에게 전달하여 세상과 이웃과 교회에 봉사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성사이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신앙의 실천적인 고백과 투쟁에서 더욱 굳센 신자가 되는 것이며, 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하느님 교회 안에서 생생하고 살아있는 한 몫이 된다.

② 안수와 도유

견진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안수와 도유와 규정된 거룩한 말씀의 낭독으로써 그들이 항구한 신앙을 고백하도록 성령을 부여하는 성사이다. 성령의 선물을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보다 완전한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닮게 하고, 아울러 신앙과 사랑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교회 사명에 보다 충만하고 완전한 참여를 하게 한다. 견진 예식 중 기도와 안수, 도유는 신자들을 왕, 예언자, 사제, 증거자의 품위를 갖추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성령으로 강하게 날인된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③ 교회와의 결합

실제로 견진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파함으로써 교회와 보다 완전하게 맺어지며, 교회 공동체 생활에 굳건히 결합하게 된다. 견진성사로 신자들은 더욱 완전히 교회에 결합되며 성령의 특별한 능력을 받아 신앙을 전파하고 옹호할 책임을 진다.

④ 완성으로 나아감

견진은 그리스도를 닮는 방법이며 일치를 이루게 한다. 이로써 세례 받은 신자들을 한층 더 깊은 완성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의 은사를 내려 그 신앙을 강화시켜 주는 성사이다.

견진성사로 신도들은 더욱 완전히 교회와 결합되며 성령의 능력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며 옹호할, 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다 (교회헌장 11항).

2) 견진성사의 기원

① 사도시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는 받았지만 아직 성령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사도들은 손을 얹어 성령을 받게 했다.

② 초기 교회

세례 직후에 견진성사가 집전되었다. 견진은 성 토요일 부활전야 예식의 일부로서 세례와 성찬의 중간에 거행되었다. 즉 세례는 재생이고 새로운 창조이지만 성령으로써 완성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례와 견진은 원래 하나의 성사이었다. 그러나 신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주교가 모든 세례를 집전할 수 없게 되자 도유만을 따로 분리하여 거행하게 된다.

3) 견진성사의 목적

① 견진은 구원의 공동체인 교회의 성숙한 회원이 되게 함으로써 교회와의 결합을 보다 견고하게 해주고, 이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하여 교회의 선교적 차원에 충만한 방법으로 참여케 한다.

② 성령은 견진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을 용기있는 증인과 그리스도에게 충실한 자로 만들기 위해서 슬기, 통달, 의지, 굳셈, 지혜, 효경, 두려움의 일곱 가지 선물을 선사한다.

③ 견진성사를 통해 그 인호를 받는데, 이는 의무적인 표지이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유사성과 당신의 능력과 사명에로의 참여를 보다 생생하게 실현시켜 주기 때문이다.

4) 견진성사의 집전자와 대상

① 견진성사의 집전자

주교는 교회 성화의 공적인 대표이기에 견진성사의 공식 집전자이다. 그래서 견진은 교회의 충만성의 성사이며 그리스도를 공적으로 고백하기 위한 용기를 충만하게 주는 성사가 된다.

② 견진성사의 대상

견진성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세례를 받은 모든 성인들이다. 하지만 교회의 오랜 전통으로 어린이에게까지 연장한다. 이와 같이 견진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세례를 받은 성인이나 어린이에 한하며 견진성사의 합법성을 위해서 신앙과 윤리 도덕의 진리에 대한 충분한 교리교육을 받고 임해야 한다.

5) 견진성사의 효과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성장시키고 심화시킨다. 먼저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의 자녀로서 더욱더 뿌리를 내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한다. 또 우리를 그리스도와 더욱 굳게 결합시키며, 우리 안에 성령의 선물을 증대시켜 교회의 결합을 더 완전하게 한다. 나아가 성령의 특별한 능력을 줌으로써,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고 옹호하며, 그리스도의 이름을 용감히 고백하고, 십자가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해준다.

6) 생활 적용 및 주의사항

① 세상에는 항상 실패와 좌절을 노리는 유혹이 있고 위기가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답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성령의 은총을 받았기에 굴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② 죽을 위험에 있는 신자들에게는 아무 사제라도 견진을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 자녀들 중의 누구라도, 아주 어린아이까지도, 성령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충만한 선물로 완전해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성체성사

1) 정의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 기념하는 성사인 동시에 빵의 형상 안에 현존하고 계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생명 양식으로 받아 먹는 거룩한 성사이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7성사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며 중심이 된다. 사제들이 미사 거행 중에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시켜 그것을 배령함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가져오게 한다.

또한 신자들은 성체의 제사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하여 신적(神的) 희생을 하느님께 바치며,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하느님 백성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그리스도께서 성체를 통하여 당신 성부께 결정적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단 한 번 드리신 찬미와 감사의 제사에 당신 교회와 교회의 모든 지체들을 참여시키시기 때문이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 빠스카의 기념이다. 즉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로 완성된 구원 사업에 대한 기념 행사이다. 이 구원 사업은 전례 행위로 실현되는데, 이는 미사 중에 이루어진다. 성체성사 예식은 전체가 식사요, 감사이자 제사이며, 기념이요 새로운 계약의 재현이다.

2) 성체성사의 명칭

성체성사의 무한한 풍요로움은 이 성사를 부르는 여러 가지의 이름들에서 나타난다. 이 이름들은 각기 성체성사의 어떤 측면들을 제시한다.

① 감사례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기도이기 때문이다. '감사한다'(eucharistein)와 '축복한다' (eulogein)는 말은 창조와 구속과 성화의 하느님의 업적을 선포하는 유다인들의 감사기도를 상기시킨다. 이 기도는 특히 식사 중에 바치는 것이었다.

② 주님의 만찬

만찬은 주께서 제자들과 함께 수난 전날 밤에 드신 최후의 만찬과 관계된다. 천상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게 될 어린 양의 혼인잔치를 미리 맛보는 것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③ 빵을 나눔

빵을 강복하여 나누어주실 때, 특히 최후의 만찬 때 유다인 고유의 이 예식을 행하셨기 때문이다. 나누어진 유일한 빵 곧 그리스도를 받아먹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④ 친교

우리는 이 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몸과 피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하나의 몸을 이루게 하시기 때문이다.

⑤ 미사성제

구원의 신비를 이루는 이 전례는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도록 신자들을 파견(missio)함으로써 끝나기 때문이다.

3) 성체성사의 제정

예수님께서 잡혀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이었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가지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하고 제자들에게 명하셨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떠나신 후에도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성체성사를 설정하셨다. 이 성체성사는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 남겨주신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제자들을 사랑하신 주께서는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는데,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을 아신 주께서는 식사를 하시던 중에 그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사랑의 계명을 주셨다. 이러한 사랑의 보증을 제자들에게 남겨주기 위해, 그들을 떠나지 않기 위해, 그들이 당신의 빠스카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 당신의 죽음과 부활의 기념으로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으며, 사도들을 신약성서의 사제들로 임명하시어 당신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이를 거행할 것을 명하셨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이 예식을 행하였다. 하느님께 대한 제사요, 우리의 잔치인 이 기념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드려지고 있다.

4) 빵과 포도주 안에 살아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

성찬례 거행의 중심인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주님의 명을 충실히 따르는 교회는 주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까지 주님을 기념하면서, 주께서 수난 전날 밤에 행하신 의식을 계속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빵을 들어 ...",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어 ...."

빵과 포도주의 표징은 신비롭게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면서도 창조의 탁월한 산물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우리는 봉헌 때에 빵과 포도주에 대하여 창조주께 감사드린다. 빵과 포도주는 땅을 가꾼 인간 노동의 결과일 뿐 아니라 창조주께서 주신 땅과 포도나무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온" 왕이며 사제인 멜키세덱의 행위를 교회는 자신이 드리는 봉헌의 예표로 본다.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은 빵과 결부되어 있다. "이는 내 몸이니라"하시는 그분의 말씀이 이를 선언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현존으로 음식과 똑같이 우리와 가까이 계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다. 이렇게 빵은 그분께서 우리 가운데 계신다는 '상징'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며 그 안에 실재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 (실체 변화).

5) 식사로서의 성체성사

주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다"하신 것같이 우리를 살리고 성장시킨다. 또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하셨음과 같이 그리스도와 일치된다.

한편 "빵은 하나이고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하셨듯이 그리스도의 몸을 모신 우리 모두는 일치하게 된다.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요 절정인 성체의 제사에 참여함으로써 신자들은 신적 희생을 하느님께 바치며 자신을 또한 함께 봉헌하는 것이다 (교회 11항).

6) 영성체의 효과

① 성체를 받아모심으로써 우리와 그리스도의 일치를 증진시켜준다. 이로써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을 모든 신자들과 결합시켜 하나의 몸, 곧 교회를 이루신다.

②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것이며, 우리가 마시는 피는 죄를 용서해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것이다. 영성체는 지은 죄를 정화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준다.

7) 생활 적용 및 주의 사항

① 미사 때 축성된 빵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영생을 위한 음식이 된다. 그러므로 성체는 그분의 실재적인 현존이다. 우리가 이것을 올바로 알아 듣기 위해서는 우리의 믿음이 중요하다. 영성체 때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제의 물음에 '아멘'이라는 신앙의 고백을 충실히 해야 한다.

② 우리는 집에 귀한 손님이 오실 때에는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며 준비한다. 귀한 손님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주님을 맞이할 때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님에 대한 모욕이 된다. 그러기에 고백성사와 기도로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또한 그분을 기다리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육체적인 것으로는 공복재를 지켜야 한다.

③ 성체는 성당 안의 감실에 모셔져 있다. 또한 영원한 빛을 상징하는 성체등이 항상 켜 있다. 이렇게 해서 미사가 거행되지 않는 때에도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당에 들어갈 때마다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현존을 의식해야겠다.

④ 축성된 제병을 영성체자들의 손에 얹어 주는 것은 불경의 위험이 없어야 하고, 성체께 대한 그릇된 생각이 신자들 마음속에 생기지 않을 경우에 한한다.

8) 용어 해설

① 성체 강복 (聖體降福)

  라틴 전체의 가톨릭 교회에 있어서 성체에 대한 신심의 표현으로, 성체를 현시(顯示)하여 신자들이 조배(朝拜)하게 하고 사제가 성체로써 강복해 주는 것.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전통적 의식이 단순화되었고 신자들이 좀 더 주의깊게 성체를 조배할 수 있도록 기도와 성가, 낭독 등의 다양한 방법 등이 허용되었다. 또한 사제가 없는 가운데서도 수도자나 평신도들에 의해 성체가 현시되는 것이 허용되었다. 단 강복은 사제만이 할 수 있다.

② 성체 공경 (聖體恭敬)

우리는 미사전례 중에 무릎을 꿇거나, 흠숭의 표시로 깊이 몸을 숙여 절함으로써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현존하신다는 신앙을 표현한다. 교회는 축성된 제병(성체)을 신중하게 보존하고, 장엄한 흠숭을 위하여 신자들에게 현시함으로써 흠숭예배를 실천한다.

③ 성체등 (聖體燈)

  성당 안의 성체가 모셔진 감실(龕室) 앞에서 밤낮으로 켜져 있는 등.  보통 빨간 유리 용기 안에 석유등을 켜 두거나 작은 전등을 켜둔다. 성체등은 그리스도의 항구한 사랑의 상징이며, 신자들에게 성체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에 대한 흠숭과 사랑을 일깨워 준다.

④ 성체 조배 (聖體朝拜)

성체 앞에서 특별한 존경을 바치는 신심행위. 가톨릭 교회는 신자들이 가끔 성당에 와서 감실에 모셔진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성체조배를 함으로써 성체에 현존하는 그리스도께 흠숭과 사랑을 표현하고 성체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기를 권장하고 있다.

Ⅳ. 치유의 성사                                                             [TOP]

우리 영혼과 육체의 의사이시며, 중풍병자의 죄를 사해 주시고 육체의 건강을 회복시켜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성령의 힘으로 당신의 치유와 구원사업을 계속해주기를 바라셨다. 이것이 치유의 성사의 목적이다.

1. 고백(고해, 화해)성사

1)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

① 하느님의 용서

인간이 죄를 지었다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저지른 죄보다도 자비가 더 큰 분이시기에 그 죄를 용서하시고 받아들여 주시는 그분의 은총에 신뢰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엄청나고 큰 죄는 없다. 다만 인간이 진정 뉘우치고 회개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② 회개 (悔改)

회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며, 멸망의 상태, 즉 죄의 상태에서 벗어남으로써 구원의 기쁜 소식을 받을 수 있는 준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회개는 죄에 대한 승리이고 이전과는 다른 삶, 새로운 형태의 생활을 의미한다. 따라서 범죄 행위 뿐 아니라, 범죄의 습성과 내적인 상태와 모든 행위가 온전히 변형되어야 한다. 즉 회개란 인간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전인적 태도를 의미하며, 결정적으로는 하느님께 방향을 전환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회개를 위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악을 행하였다는 사실, 죄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구원이 필요하고 근본적인 전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회개는 안일한 생활에서 탈출하여 도전으로 가득 찬 삶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회개는 죄로 인해 상실한 인간의 옛 모습을 되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이며, 이 노력을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개는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며, 새로운 창조이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사람으로 거듭 거듭 다시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2) 고백성사의 정의

고백성사는 인간이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자연에 대해 죄를 범했을 때 그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는 행위를 통해 죄의 용서와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성사이며 인간의 근본적으로 용서받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재생의 삶을 열어 주는 은총의 성사이기도 하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이룩하셨다. 그러나 인간의 나약성 때문에 범하게 되는 여러 형태의 죄를 사해 주시기 위하여 그분은 참회의 성사를 세우셨고, 교회는 세기를 통하여 본질적 요소를 충실히 지키면서 이 성사를 거행하여 왔다.

고백성사를 받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에 대한 용서를 자비로우신 하느님께로부터 받으며,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이자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노력하는 교회와 다시 화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화해성사로, 특히 화해의 측면이 크게 부각되었다.

3) 고백성사의 기원

고백성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느님을 대신하여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데서 기원한다. "누구든지 남의 죄를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사죄권을 제자들에게 부여하셨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고백성사를 설정하셨는데,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심으로 고백성사를 제정하셨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도와 그들의 후계자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심으로써 교회 안에 고백성사가 제정된 것이다.

여러 세기에 걸쳐 교회는 죄를 사하는 권한을 행사하였다. 교회가 사죄권을 이행하는 예식인 고백성사에는 여러 가지 형식이 있었으나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서 계속적으로 죄를 사하신다는 믿음은 언제나 변함없는 가톨릭 교회의 신앙이었다.

4) 고백성사의 명칭

① 회개의 성사

이 성사는 회개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죄로 저버렸던 아버지께 돌아옴을 성사적으로 실현한다.

② 참회의 성사

죄인의 회개와 참회와 보속을 교회적인 행동방식을 인정하고 완성하는 것이다.

③ 용서의 성사

사제의 사죄(赦罪) 선언을 통해서, 참회하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용서와 평화"를 주신다.

④ 화해의 성사

화해시키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죄인에게 주신다.

5) 고백성사의 특징

고백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입으로 고백하고 사제는 이를 귀로 듣는다. 이와 같은 고백성사의 사적(私的)인 성격은 고백을 듣는 사제가 지켜야 할 절대적인 비밀을 낳게 한다.

고백성사는 죄인인 자신이 고소하고, 주님의 대리자 앞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통회하며 주님께 다가간다. 고백성사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주님의 이름으로 고백을 듣는 사제는 고해자의 마음의 개방, 통회, 회개할 의도를 용서의 판결의 근거로 삼는다. 사제가 고백을 듣는 것은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것이며 사제에게 한 말은 절대 비밀의 의무를 받는다.

교회의 전례에 있어서 사적인 성격은 오로지 고백성사에만 국한된다. 하지만 죄의 측면에서 보면 결코 사적인 면만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고백성사를 받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에 대한 용서를 자비로우신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와 다시 화해하는 것이다.

6) 고백성사의 요소

죄인은 회개하기 위하여 마음에는 통회가, 입에는 고백이, 행위에는 온전한 겸손과 유효한 보속이 있어야 한다.

① 성찰 (省察)

고백성사를 받기 전에 성령의 도움을 구하면서, 자기 양심을 살피어 범죄한 것들을 생각하는 과정이다.

② 통회 (通悔)

참회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행위는 통회이다. 입술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내적인 통회이어야 한다. 인간의 죄가 아무리 진홍색처럼 붉을지라도 그것을 눈과 같이 하얗게 만들어 주시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는 지은 죄에 대한 마음의 고통이며, 다시는 그러한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그 죄를 미워하는 것이다.

③ 고백

하느님 대전에 아뢰듯이 하느님을 대리하는 사제에게 그 죄를 고한다. 죄의 고백은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며,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도록 도와준다. 조심스러운 양심 성찰을 해서 기억할 수 있는 모든 대죄 뿐 아니라 죄를 과중하게 만드는 일도 숨김없이 고백해야 한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올바른 죄의식은 항상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에 따라 측정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고백자는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지 않았는지 숙고해야 하며, 입으로 고백함으로써 자신의 행위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④ 보속 (補贖)

죄로 인해 하느님과 공동체에 끼친 영신적, 물질적 손해를 기워 갚으려는 행위를 말하는데, 보속할 때 우리가 과거의 구태의연한 생활에서 벗어나 새 생활로 전향하기 위해서는 죄를 끊고 악을 선으로 극복하겠다는 결단해야 한다.

교회는 죄로 말미암아 현세적 벌과 죽은 후에 벌이 있다고 가르친다. 이는 하느님께서는 지은 죄에 대해 보상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보속을 하지 않는다면 죽은 후에 연옥에서 죄에 대한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속행위는 과거의 죄보다는 미래의 개선에 더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⑤ 사죄 (赦罪)

사제의 사죄경을 통해 하느님의 용서를 받게 된다. 사죄 혹은 화해의 결정적인 말인 사죄경은 고백성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로써 고백하는 사람을 환영하여 받아 주고, 교회 공동체를 통하여 하느님과 다시 화해시켜 준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써 고백하는 사람의 회개와 그 고백한 죄의 사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인자하신 천주 성부께서 당신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켜주시고,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몸소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사하나이다."

7) 고백성사의 효과

하느님의 은총을 회복시켜주고 지고한 우정으로 하느님과 결합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이 성사로 하느님과 결합하게 된다. 하느님과 화해하는 이 성사는 참된 영적으로 우리를 부활시킴으로써 하느님 자녀로서의 품위와 삶의 선익을 회복시켜 준다. 또한 죄로 인해 파괴되었던 형제적 친교를 친교를 회복시킨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백성사는 교회와 친교를 회복하는 그 사람만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지은 죄로 인해 손상을 입은 교회의 생명을 되살리는 효과도 있다.

8) 생활 적용과 주의 사항

① 영세 이전에 범한 죄를 고백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이미 고백하여 사죄를 받은 죄를 다시 고백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소죄(小罪)라 하여 소홀히 넘어가는 것보다는 그리스도 앞에 고백함으로써 더욱 풍성한 은총을 받을 수 있다.

② 형식적인 속죄는 성사를 어떤 마술적인 것으로 타락시키고 순수한 기도 생활마저 우롱할 염려가 있다. 죄를 떠나서 사랑의 정신으로 살려는 사람은 거기에 따르는 어려움도 다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속죄해야 한다.

③ 고백성사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죄(大罪)를 범한 사람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성찰로 기억나는 모든 대죄를 낱낱이 사제에게 고백해야 한다. 소죄 역시 성의껏 자주 고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형식적인 반복이거나 심리적 수련이 아니다. 세례의 은총을 완성하려는 항구한 노력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스스로 체험하면서 그분의 생명이 우리 안에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④ 그리스도인에게는 인간 본성의 불안정함과 나약함과 죄로 기우는 경향이 남아 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기 위한 싸움에서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도움을 받아 승리를 얻게 하기 위하여 고백성사가 필요하다.

⑤ 일상적인 회개와 참회는 신앙생활의 근원이다. 성서 읽기, 주의 기도, 모든 예배와 신심행위는 우리의 마음에 회개와 참회의 정신을 되살려주고, 죄사함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전례력상의 참회의 날과 시기(사순시기와 매주 금요일)는 교회가 정한 참회의 날이다. 이때 영적 수련, 참회의 전례, 순례, 단식과 자선같은 자발적인 절제, 형제적 나눔의 실천 등을 실천한다.

⑥ 기억나는 모든 죄를 고백하려고 노력할 때 자비로우시며 용서하시는 하느님 앞에 그 모든 죄를 내어놓을 수 있다. 환자가 부끄러워서 자신의 상처를 의사에게 감춘다면 의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치료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⑦ 사제는 하느님의 용서를 마음대로 다루는 주인이 아니라 대리자이며 도구이다. 고백성사의 집전자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의향과 사랑에 일치되어야 하며 인간적으로는 그리스도인의 행동을 잘 이해하고, 인간사에 대한 경험도 터득해야 하며, 죄에 떨어진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9) 용어해설

① 판공성사(判功聖事)

한국교회는 사려분별이 있는 나이에 든 모든 신자들이 부활 대축일과 성탄 대축일을 전으로 하여 고백성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시기에 받는 성사를 판공성사라 하는데 회개의 시기인 사순과 대림시기에 성사를 받는다. 이 때 성사표를 제출하여 교적에 표시하고 사목상 특별한 배려를 받게 된다.

② 모고해(冒告解)

고해성사를 모독하는 것으로 모고해가 성립되는 경우는 고해자가 고해신부 앞에서 고백할 때 기억에 떠오르는 죄 중 어느 것을 고의로 숨기거나 죄의 종류 혹은 횟수를 은폐할 때, 그리고 하등통회조차 하지 않고 고백할 때이다. 모고해의 결과 고해자의 고백과 고해신부의 사죄는 모두 효력이 상실되며 고해자는 독성죄(瀆聖罪)를 범하게 된다.

③ 고해소(告解所)

고해를 듣기 위한 장소. 현 교회법은 성사적 고해를 듣는 본래의 장소는 성당이나 경당이어야 하며, 이곳에는 신자들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고해자와 고해사제 사이에 고정된 칸막이가 비치된 고해소를 개방된 장소에 항상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고해소 밖에서는 고해를 듣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면식 고해성사를 원하는 신자들을 위한 장소도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 병자성사

인간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서는 약한 자, 병자, 억압 받는 자와 가난한 자들에게 특별한 배려를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야고보 사도로 하여금 병자성사를 공포하게 하셨고, 그 준비 단계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병자에게 도유함으로써 병을 고쳐 줄 것을 제자들에게 명하셨다.

1) 인간의 병

현대 의학이 환자 안에서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분리시키고 있다면, 이스라엘인들은 이 양자를 불가분의 관계 안에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체로 보았다. 그렇기에 질병과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 때, 하느님의 뜻으로 여기고 달게 참아 받을 수 있었으며, 고통을 통해 그분께 더 가까이 접근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신약시대에 있어서 고통은, 그것을 참고 견딤으로써 하느님께 가까이 접근한다는 구약성서의 사상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죄많은 병자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고 이들을 위해 세상을 살아가셨기 때문이다. 당신의 수난을 통해 인간의 온갖 상처와 모든 고통을 함께 나누셨다. 그렇기에 우리가 고통을 받고 있을 때에 그분은 우리 안에서 함께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고 계시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신자 안에서 그리스도가 겪으시는 고난인 것이다.

2) 병자성사의 정의

병자성사란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거나 신체적 결함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죽을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위로와 희망을 베푸는 성사이다.

3) 병자성사의 설정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구원 사명으로 병자들을 낫게 하는 사명을 사도들에게 내렸다. 사도들은 주님의 명령에 따라 회개를 설교하며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을 낫게 하였다. 이는 병자성사의 예표이고 기초라 할 수 있다.

병자성사의 결정적인 제정은 야고보의 권고에서 비롯된다. "여러분 중에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들을 청하십시오. 원로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믿음으로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교회는 오늘날까지 신자들을 위하여 사도들의 도유와 기도로써 병자성사를 거행해 왔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이 질병에 걸려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 병자성사를 통하여 병든 인간에게 위로와 힘을 주시고 그 병고를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어 인간을 성화시키신다.

4) 병자성사의 효과와 목적

인간은 폭력, 무질서, 욕심의 결과로 빚어진 죽음의 요소들에 그 영향을 받아 병을 앓고 고통을 당한다. 이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선업을 행하며 깨어진 질서를 바로 잡고 욕심을 누르고 양심을 키우는 길이다. 따라서 병자성사는 단지 병으로 앓고 있는 자와 죽어 가고 있는 자에 대한 위로의 차원이 아니라, 질병과 죽음의 원인이 되고 있는 반생명적 요소인 죄를 없앰으로써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생명을 되살리는 재생과 희망의 성사가 되는 것이다.

교회는 병자성사를 통해 병자들을 주님께 맡겨 드리며 그들의 병고를 덜어 주고 구원하시도록 청하며 또한 병자들도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자유로이 결합시켜 하느님 백성의 선익(善益)에 기여하도록 권한다.

5) 병자성사의 대상

① 위험한 병 때문에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의 수술 전에 있는 병자

② 비록 병세의 위험성이 목전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노환으로 말미암아 기력이 많이 쇠진한 노인

③ 이 성사로써 힘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철이 들었다고 판단되는 병자 어린이

6) 생활 적용 및 주의 사항

① 병자는 성사를 받음으로서 여러 가지 괴로움을 용감하게 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것들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으며, 또 때로는 건강을 회복하게 되어 영신적 구원에 도움을 얻는다. 그러므로 병이 위독해지면 곧 사제를 찾아와 상의하고 병자성사를 받도록 준비해 두어야 한다.

② 병자성사를 질병이 중한 환자가 받는 성사라 하여 죽음에 임박한 사람만이 받는 성사로 착각하는 수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 지체하는 수가 있으며 환자 자신도 이 성사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병자성사가 아주 가벼운 환자에게 해당되지는 않지만 죽을 위험에 처한 병자들 뿐 아니라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노환으로 위험에 놓여 있는 신자들은 적극적인 마음으로 병자성사를 받아들여야 한다.

③ 병자성사는 다른 성사와 마찬가지로 공동체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될 수 있는대로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서 공동체로서 신앙을 고백하고 환자에게도 일치된 사랑과 위로를 표현해야 한다.

④ 세례를 받은 신자로서 성체를 영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죽을 위험 중에는 노자성체를 받아 모실 의무가 있다.

⑤ 병자가 회복되었다가 다시 중병에 빠지거나 혹은 같은 병이 지속되다가 더욱 위독하게 되면 이 성사를 다시 줄 수 있다. 다만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상태가 점차 악화되더라도 자주 병자성사를 주는 것은 금한다.

V. 친교를 위한 봉사의 성사                                               [TOP]

1. 혼인성사

1) 정의

혼인성사는 그리스도교 신자인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서 한 가정을 이루어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성사이다.

① 혼인의 성사성

혼인이 성사라는 것은 "남편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성서에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룬다'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두고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라는 에페소서 5장 25-32절의 말씀에 잘 나타나 있다.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간의 사랑의 계약이고, 그들은 하느님께서 정하신 법규를 따라 사랑의 유대 안에서 살기를 서약하는 것이다. 또 이 계약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와 체결하신 영원한 사랑의 계약을 상징한다.

그리스도교 신자 부부는 혼인성사로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일치와 결실 풍부한 사랑의 신비를 표시하고 거기에 참여하며, 이 혼인성사의 힘으로 부부생활과 자녀출산과 그 양육을 통해서 서로가 성덕에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니,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그들의 신분과 역할에 고유한 은혜를 받고 있다. 이 혼인에서 가정이 형성되고, 가정에서 인간사회의 새 시민들이 탄생하며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을 세세에 영속시키기 위하여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교회 11항).

2) 혼인의 특성

가톨릭 교회에서의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와의 결합을 원칙으로 하는 혼인의 단일성을 중시한다. 또 혼인은 남녀의 전 생애에 걸친 인격적인 약속이며 계약이므로 불가해소성을 갖는다. 특별히 중대한 이유 즉, 혼인을 빙자한 간음이나 속임수, 강압에 의한 혼인, 그리고 중대한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혼전에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성사를 받았다면 이는 무효이며, 따라서 부부가 갈라설 수 있다. 그러나 결혼 후 위의 예나 그외 부부간에 도저히 화합할 수 없는 결함이 있는 경우들로 인해 서로 헤어져야 할 경우에는 교회 법원의 공식적인 판결이 필요하다.

또 혼인은 한 번 맺으면 풀 수 없는 성사이지만, 배우자 한 쪽이 사망했을 경우에는 새로운 혼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번 받을 수 있는 성사에 속한다. 혼인은 남녀가 육체적, 정신적 차원을 포함한 전 인격적인 결합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성사이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녀가 서로 함께 살겠다고 다짐하는 혼인 동의이다.

부부생활과 부부애로 깊이 맺어진 공동체는 조물주 친히 제정하셨고 조물주 친히 그 법칙을 주셨으며 결혼 당사자도 철회치 못할 인격적 동의의 계약으로 성립된다. 혼인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을 받아 쓰는 셈이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는 혼인 계약으로서 '이미 둘이 아니요 한 몸이 되었으니' 인격의 깊은 결합으로 서로 도와주고 서로 봉사하며 이로써 자신들의 결합의 의의를 체험하며 날로 더욱 깊게 한다. 이 깊은 일치는 인격과 인격의 상호교환이므로 자녀의 행복이 요구하듯이, 부부의 완전한 신의와 그 일치의 불가해소성을 강조한다 (사목 48항).

① 부부애

그리스도인의 부부애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순수한 사랑이 되고 애덕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 정절(貞節)은 서로의 완전한 사랑 속에서 혼인 당사자 간에 평등하게 인정해야 할 인격적 존엄성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혼인은 단일성을 요구한다. 즉 결혼에서는 일부일처제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② 자녀 출산

혼인과 부부애는 그 성격상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자녀들은 혼인의 축복이며 사랑의 열매이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자녀를 낳을 수 있게 하심으로써 당신의 창조사업에 참여시킨다.

③ 불가해소성 (不可解消性)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는 거룩한 표지이다. 성사로 맺어진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계약처럼 절대로 풀릴 수 없는 사랑의 계약이다. 혼인은 자유로이 자신을 주고 받아 서로 부부가 되겠다는 계약과 취소할 수 없는 동의로 성립된다. 예수님께서도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3) 혼인의 목적

① 부부애(사랑의 나눔)

그리스도교 신자 부부는 혼인성사로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일치와 결실, 풍부한 사랑의 신비를 표시하고 참여한다. 혼인성사는 부부 상호간의 사랑과 결합으로써 서로를 완성시켜 주며,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행복과 영적인 은총에로 이끌어 주는 구원의 도구이다.

② 자녀 출산과 교육(생명 전달)

하느님께서 혼인성사를 통해로 부여하신 가치와 목적은 인류 존속, 가정 구성원의 인격 향상과 영원한 운명, 가정 자체와 온 인류 사회의 존엄성과 영속성, 평화와 행복 등이다. 특히 혼인 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③ 완성된 인간으로 나아감

부부는 혼인성사의 힘으로 부부생활과 자녀 출산과 그 양육을 이루어 나가며 서로 성덕에 나아가도록 도와 준다. 혼인을 통한 상호 인격의 깊은 결합으로써 서로 도와 주고 서로 봉사하며 동시에 자신들의 결합의 의의를 체험하며 날로 더욱 깊게 한다.

4) 혼인 준비

혼인성사는 상대방에게 봉사하며 자녀를 낳아 양육하고 지도할 의무를 갖는 성사이므로 이 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적절한 준비가 요구된다. 남녀는 서로 상대방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인격과 교양을 갖추어야 한다. 또 결혼을 앞두고 무엇보다도 혼인의 신성성과 사회성을 명백히 알고 인정하는 등 정신적 준비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혼인 예정일 20일 전에 본당신부를 만나 필요한 서류(호적등본, 혼인서약서, 증인진술서 등)를 갖추고 혼인 전 고백성사로 혼인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한 신자끼리의 혼인을 원칙으로 하나 비신자와의 혼인일 경우, 배우자의 신앙생활을 동의하거나 허락해야 하며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시키는 데 방해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관면혼인을 해야 한다.

5) 혼인의 특수 문제

① 이혼과 별거

일반 사회의 부부들은 중대한 이유이든 아니든 간에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올바로 유지할 수 없을 때 그 나라의 국법에 따라 재판관이 이혼을 선언하면 이혼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법은 어떠한 이혼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교회는 부부가 공동생활을 피하여 별거(일반 사회에서의 이혼)하는 것은 허락한다. 그러나 별거하는 부부가 재혼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의 이혼과 교회의 이혼은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② 무효 혼인

어떤 혼인은 겉으로는 혼인이나 사실은 참된 혼인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 당사자 중 한편이라도 자유로운 동의를 하지 않았거나 할 수 없었다면 진실한 혼인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시초부터 진정한 혼인이 아니었다면 교회는 그 혼인에 대해 무효 선언을 할 수 있다. 교회의 혼인 재판소에 의해 무효로 선언된 경우에는 혼인하지 않은 것과 같으므로 다른 사람과 혼인할 수 있다.

③ 혼인장애 (조당, 阻撞)

교회에서는 무효 혼인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정당한 혼인이 성립될 수 없는 혼인장애(조당)를 선언하고 있다. 혼인장애란 신법이나 교회법상 혼인을 무효화하거나 불법화하는 경우들을 말한다. 혼인 유대 존속 장애, 타종교 장애 등 혼인 당사자가 미처 모르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에는 누구든지 본당 신부에게 알릴 중대한 의무가 있다.

④ 관면 혼인

혼인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유효하게 혼인하기 위해서는 그 장애가 제거되거나 교회의 면제를 받아야 한다. 무효장애 (조당)가 있는 사람이 혼인을 하는 경우에는 그 혼인은 무효이다. 이 경우 본당 신부에게 연락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6) 생활 적용 및 주의 사항

①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기에 세심한 계획을 세워 부모가 무책임하게 자식을 세상에 낳아 놓는 불행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혼인한 부부는 자녀 출산이 당연하다. 따라서 부부는 결혼 초부터 사회적, 경제적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면서 자신들이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에 관하여 신중하게 숙고해야 하며 자연법에 위배되지 않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② 혼인 전에 받아야 할 성사는 견진성사이다. 견진은 세례와 성체성사와 함께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이기 때문에 이 성사를 받지 않고 다른 성사를 받는다는 것은 모순이며 순서상으로도 맞지 않다. 따라서 견진을 받아 완전한 신자가 된 후 혼배를 받아야 마땅하므로, 미리 견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7) 용어 해설

① 바오로 특전

처음에는 세례 받지 않고 혼인(성사혼이 아님)하고 난 다음, 그 후 세례 받은 자의 신앙 혜택을 위해 혼인 유대의 해소를 위한 것으로, 신앙을 얻거나 유지하기 위하여 유리한 방법으로 행동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특전에 합당한 조건으로서는, 먼저 비영세자 남녀간의 혼인으로 맺어졌어야 한다. 당사자 중 한 편만이 세례 받고 세례 받지 않은 편 배우자가 실제로, 윤리적으로 떠나갔어야 한다.

② 미신자 장애

세례 받은 가톨릭 신자와 세례 받지 아니한 자 사이의 혼인은 미신자 장애이며 관면이 없으면 무효이다.

③ 혼종 혼인

가톨릭 신자와 비세례자 또는 세례 받은 비가톨릭 신자와의 혼인을 말한다. 성공회의 세례 유효성은 인정한다. 그래서 혼인 장애는 아니지만, 타교파 혼인 금지 규정에 대한 허가가 있어야 한다. 기타 교파의 세례는 일단 의심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례의 유효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신자 장애 관면을 받고, 세례가 유효할 경우를 대비하여 타교파 혼인 금지 규정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2. 성품(신품)성사

1) 정의

성품성사란 교회 내의 신자들 중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일할 봉사자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신적 능력과 권위를 받는 성사이다.

2) 근거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에게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성부의 뜻을 이룩하기 위해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명'에 근거하는 것이다.

3) 목적

성품성사를 받는 사제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교회를 사목하도록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선정된다. 즉 사제들이 존재하고 행동하는 이유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사제는 크게 아래의 세 가지 직분으로 봉사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① 사목직(왕직) - 봉사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신자들을 마치 양들을 인도하는 목자와 같이 착한 길로 인도하는 직분이다.

② 교도직(예언직) - 말씀 선포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가르치며 시대의 여러 사건들을 신앙의 빛으로 해석하고 가르치는 직분이다.

③ 성화직(사제직) - 성사 거행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여러 성사들을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를 위해 집전함으로써 신자들을 성화시키는 직분을 말한다.

4) 사제직의 특징인 독신제

사제의 독신생활은 종말론적 표지, 영생을 가르키는 표지라고 한다. 현세에서 독신생활을 하는 사람이 결혼이 없을 내세생활에 적절한 양식으로 생활하며, 영생에 대한 신앙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사제가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사를 집행하는 것만으로 완수되지 않는다. 사제의 사명은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대표하고 그리스도의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도 포함한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제는 복음을 전파하고 증언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에 봉사하고,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를 지도하며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사제들에게 위임하신 본연의 권위는 정치, 경제나 사회적 질서의 권위가 아니라 종교적 질서의 권위이다. 그 권위는 다스림의 귄위라기보다는 봉사로써 얻어지고, 또 봉사하기 위한 권위이다.

5) 생활 적용 및 주의사항

① 그리스도인들은 사제들에게 대한 스스로의 의무를 자각하고, 목자이며 아버지인 사제들을 자녀다운 사람으로 받들며, 사제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직책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근심 걱정을 함께 나누며, 기도와 행동으로 그들을 도와야 한다.

② 종신 부제들을 제외하고, 라틴교회의 서품받은 모든 봉사 직무자는 원칙적으로 독신으로 살고 또 하늘나라 때문에 독신생활을 계속할 의지를 가진 남성 신자들 가운데서 선발한다. 온전히 주님과 주님의 일에 헌신하도록 부름받은 이들은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바친다. 독신생활은 교회의 봉사 직무자가 봉사하도록 축성된 새로운 삶의 표징이다.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 독신생활은 하느님 나라를 찬란하게 선포한다.

③ 유효하게 서품된 사람이 정당한 이유에 의해, 서품에 따르는 의무와 직책이 면제되거나 또는 그 행사를 금지당할 수는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평신도가 될 수는 없다. 서품으로 새겨진 인호는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며 서품 때 받은 소명과 임무는 당사자에게 영원한 표시를 남긴다.

Ⅵ. 준성사                                                                      [TOP]

1. 정의

준성사는 성사 자체는 아니지만 성사에 버금가는 은총을 받도록 도와 주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도의 권능을 대리하는 교회가 신자들의 영적인 이익을 위해 성사를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더욱 깊이 알아차리도록 도와주는 것들이나 행동들을 일컫는다. 그래서 이것들은 7성사에 들지는 않으나 '성사적'이라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준성사를 직접 행하셨으며, 또한 이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도록 교회에 권능을 주시고 하나의 예식을 모범적으로 보여주신다. 즉 예수님께서는 악마를 쫓고, 병자를 고쳤으며, 어린이에게 축복을 내렸고, 빵과 물고기를 축복했으며, 물고기의 수확을 풍성하게 했다. 또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이러한 당신의 능력을 그들에게도 나누어 주셨다.

2. 준성사의 종류

준성사는 축성, 축복(강복.방사), 구마의 3가지로 구별된다.

1) 축복(祝福, consecratio)

사람과 물건에 대해 하느님께 특별한 은총과 복을 비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축복하셨다. 이는 모든 일이 당신의 뜻대로 잘 되도록 은혜를 베푸심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우리도 그분의 마음을 배워 하느님의 복이 내려지도록 빌어준다. 축복의 궁극적인 주체는 하느님이시고 그 대상은 인간과 함께 관련된 사물들을 포함한다.

준성사는 성사와는 달리 우리의 정성에 따라 주어지는 은혜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준성사 자체가 은총을 준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인효성).

① 사람에 대한 축복의 대상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신앙 안에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모신 질서를 따라 십자표나 안수로 복을 청해 주는 기도행위이다.

 ② 건물과 활동에 대한 축복의 대상

하느님께 봉헌된 거룩한 물건 또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하는 거룩한 활동에 대하여 축복한다. 축복한 물건을 통하여 혹은 이를 사용함으로 교회가 지향하는 하느님의 축복이 전해지기를 비는 것을 말한다.

새 집, 신학교, 수도원, 새 곡식, 전답, 비행기, 배, 공장, 농장, 사무실, 점포, 기계 등도 축복하는데 이것은 그 대상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교회의 중재로 하느님의 축복을 비는 데 그 뜻이 있다.

③ 신심 활동을 위한 축복

가정에서 개인이 사용하게 될 성물을 축복한다. 십자고상, 성모상, 성인상, 성화, 성수, 묵주 등을 축복한다.

2) 축성(祝聖, benedictio)

사람이나 물건을 하느님께 봉헌하여 성스럽게 하는 행위로, 하느님만의 것이 되도록 따로 구별시켜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다.

① 사람의 경우

수도자들은 "성세에 의한 축성에 깊이 근거하며 이 축성을 더 풍성히 표현하는 특별한 축성"을 받는다 (성직자는 준성사가 아니라 성품성사로 축성된다).

② 물건의 경우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킬 때와 미사성제를 위해 쓰여지게 되는 제구들, 즉 제대, 성작, 성반, 감실, 성물 등이 있고 장소가 축성되는 것으로는 성당, 기도실, 성지, 묘지 등을 축성한다.

3) 구마(救魔, exocismus)

교회는 죄와 악에 감염된 사람이나 사물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의 세력을 추방하여 참되고 자유로운 인간의 품위를 찾아 준다. 교회는 인간이 악령에 사로잡힐 가능성을 인정하고 사람이나 사물에서 악령을 추방해 달라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한다. 이러한 행위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신앙에 근거를 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힘을 얻어 거행하게 된다. 비록 사제일지라도 성사집행이 아닐 경우에는 교구장의 특별한 허락을 얻어 구마할 수 있도록 교회법(1172조)은 규정하고 있다.

3. 성사와 준성사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하셨기에 본질적으로 변할 수 없는 선(善)이다. 하지만 준성사는 가변적이고, 고칠 수 있다. 또 성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준성사는 영혼 구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준성사는 성사를 풍요롭게 하고, 성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며, 성사의 은총을 보존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준성사의 남용은 성사의 남용과 같이 독성죄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미신적으로 사용하거나, 축성된 성물을 판매할 때에는 교회의 형벌을 받게 된다.

4. 생활 적용 및 주의 사항

1) 자녀들이 멀리 떠날 때나 특별한 날 자녀들을 위해 부모들이 사랑으로 복을 비는 기도를 바칠 수 있다 (가정의 축복, 부부의 축복, 병자의 축복, 여행자의 축복, 식사 전후의 축복 등).

2) 미사 중에 "평화를 빕니다"라는 평화의 인사로써 주위의 신자들에게 복을 빌어 준다.

3) 준성사는 성사와 달리 우리의 정성에 따라 얻어지는 은혜와 효력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믿음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4) 불안과 고통 중에 준성사를 통해서 은총을 받도록 하면 좋다. 중환자가 있을 때, 어떤 환경을 바꾸었을 때, 준성사를 통해 우리는 평안을 얻고 실제로 주님의 은혜로운 도우심을 받게 된다.

5) 주님과 항상 함께 하여 주시기를 비는 뜻으로 십자고상이나 성패를 지니는 것은 무방하나 어떤 재앙을 면케 해준다는 생각으로 지닌다면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은 미신적이다. 또한 축성된 성물을 매매하거나 세속적인 목적이나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 이런 경우 교회의 처벌을 받게 된다.

6) 교회가 준성사를 베푸는 이유는 시각적, 청각적으로 신자들을 자극하여 신앙에로 나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성사나 전례 혹은 기도보다 준성사에 더 집착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7) 우리는 탄생, 생일, 졸업식, 혼인식, 회갑, 장례식 등 인생사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일정한 "예식과 말"을 사용하여 그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이처럼 준성사에서 행해지는 예식과 말에 주의를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5. 용어 해설                                                                     [TOP]

1) 방사(放赦)

사제의 십자성호를 통해 은사를 부여한다는 뜻으로, 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특별히 은사를 받는다. 주로 십자고상, 묵주, 성패, 성상 등에 방사한다. 이 외에 훼손되기 쉬운, 약한 재료로 되었거나, 그 가치가 기도의 도구로 마땅치 않을 때는 방사를 주지 않는다.

2) 성호경

준성사로 십자(十字)를 그으며, 성부, 성자, 성령을 부르는 기도이다. 이것은 천주 성삼께 대한 신앙, 그리스도가 구세주임을 고백하는 상징이며 기도로 이미 초세기부터 유래하였다. 무슨 일을 하기 전후에 성호를 그음으로써 자기의 생활 전체를 천주 성삼께 봉헌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모든 기도문 중에 가장 짧은 기도이지만 중요한 준성사이다. 악마(사탄, 마귀)로부터 구해짐과 구세주께서 십자가상에 죽으심으로써 우리 죄를 풀어 주심과 하느님께서 불쌍히 여기심의 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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