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해성사=냉담성사·고행성사? |
고해성사의 은총 제대로 알려야가톨릭신문사가 지난해 창간 80주년을 맞아 조사 발표한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은 고해성사가 얼마나 신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조사에서 냉담을 풀고 다시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응답한 신자는 전체 쉬는 신자의 86%. 이들에게 교회에 어떤 사목적 도움을 바라느냐고 물었다. 제 1 순위가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 경감’(33.9%)이었다. 면담(18.8%), 신앙교육기회제공(13.5%), 후견인 연결(5.2%), 교무금 탕감(4.7%), 가정방문(2.6%), 경제적 지원(1.0%) 등은 고해성사 다음의 문제였다. 지난해 수원교구 복음화국의 「쉬는 교우 대상 설문분석 결과 보고서」에서도 ‘고해성사=냉담성사’‘고해성사=고행성사’의 아픈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쉬는 신자 전체 응답자의 25.3%가 냉담의 첫 원인으로 ‘고해성사’를 꼽았다. ‘전례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복잡하고 싫증나서’(9.8%), ‘본당에서 활동하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7.9%), ‘교무금 헌금 신축기금 등 돈 문제 때문에’(6.5%) 등의 응답은 고해성사의 절반에도 마치지 못했다. 쉬는 신자 스스로가 고해성사가 냉담의 원인이자 동시에 신앙 생활 재개의 걸림돌이라고 응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해성사 문제만 해결하면 쉬는 신자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관련 인천 성 안드레아 피정의 집 김태건 원장 신부는 “그동안 교회는 쉬는 신자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를 놓친 경향이 없지 않다”며 “이제는 고해성사를 어떻게 쉬는 신자들에게 접근 시킬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수원교구 복음화국 「쉬는 교우 대상 설문분석 결과 보고서」는 “고해성사가 두려움 혹은 강요가 아닌 기쁨의 성사로 체감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사목연구소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도 “쉬는 신자들이 고해성사 등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사제들이 직접 쉬는 신자를 찾아 나서 면담하는 등 사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5년 냉담을 최근 풀고 신앙생활에 나선 이진선(마리안나.45)씨는 “우연한 기회에 사제를 한 사석에서 알게 됐고, 그 일주일 후에 고해성사를 받고 냉담을 풀게 됐다”고 말했다. 고해성사의 중계자가 사제인 만큼 사제의 노력에 따라서 고해성사가 은총성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해성사에 대한 사제의 책임 부분에 대한 언급도 최근 늘고 있다. 샤를 앙드레 베르나르(Charles Andre Bernard, 1923~2001) 신부는 자신의 저서 「영성신학」(Teologia Spirituale)에서 “사제는 고해성사를 위해 상당한 심리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며 “제대로 된 영적 권고를 줄 수 있으려면 고백한 어려움 밑에 깔린 더 깊은 다른 요소들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베르나르 신부는 더 나아가 “고해성사의 본질적인 목표는 영혼들을 죄의 세계에서 더 큰 해방으로 이끌어 내고, 거기에서 진정한 영적 진보에로 이끄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해성사 문제는 신자가 아닌 사제 차원에서 먼저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고해성사 자체의 무게와 비중이 경시되는 풍조도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동참회 예절 등 고해성사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몇몇 시도들이 오히려 신자들의 죄의식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건 신부는 “죄를 지어도 고해성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신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며 “고해성사에 부담을 덜어주는 사목적 노력 못지 않게 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총의 고해성사가 신앙생활의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되지만, 그릇된 신앙생활의 빌미를 제공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외줄타는 광대처럼, 고해성사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분명한 것은 고해성사의 풍요로운 은총을 만끽하고, 그 은혜로 신앙생활의 격조를 한 차원 높이는 신앙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공지영(마리아) 씨는 자신의 책 「수도원 기행」에서 18년 만의 고해성사 체험을 이렇게 적었다. “‘고백한지 18년 만입니다’ 하는데 맙소사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것도 뜨겁고 힘차게 펑펑 나오는 것이다. 그 고해실에 무슨 이상한 요술 스프레이를 뿌려 놓은 것처럼…, 너무 울어서 고해성사가 진행이 안될 정도였다. 젊은 신부님은 말씀하셨다. ‘참 어려운 길 오셨습니다. 18년 만이라고 하셨습니까. 축하드립니다. 여기까지 오는 발걸음으로 이미 당신은 죄 사함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18년 동안 걸어온 길이 멀고 고단한 길임이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고해성사=냉담성사고행성사?
2008. 8. 19. 오후 3:22:22
글자

고해성사의 은총 제대로 알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