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엄마 마음의 무게를 느껴요

2017. 3. 7. 오후 1: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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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 엄마 마음의 무게를 느껴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갑니다. 그리고 세 살 정서도 여든까지 갑니다.

저는 유치원교사였습니다. 남의 아이들을 잘 돌보느라 제 아이는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어린 세 살의 첫 아이는 동생을 만나면서 어른 같은 아이로 자랐습니다.

2017년 부모교육은 아프고 외로웠던 어른 같은 아이, 제 첫 아이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일하는 엄마와 일하지 않는 엄마로 나누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ʻ엄마ʼ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ʻʻ자궁 문이 반은 열렸네요. 당장 입원하셔서 출산 준비를 하셔야 해요.ʼʼ 일하는 엄마를 만난 첫 아이의 인생은 시작부터 급박했습니다. 퇴근 후 마지막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갔던 거지만 그로부터 14시간 후 2.7kg의 딸을 낳았습니다. 엄지공주처럼 작은 아이를 보며 감격과 감동, 감사, 기쁨, 뿌듯함 등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고작 두 달을 먹이겠다고 출산의 고통보다 몇십 배는 더 심한 젖몸살을 마치고 이제 한참 젖 맛을 알아가는 아이에게 젖을 떼게 하느라 힘들었고,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 덕분에 불면증이 생겨서 힘들었습니다. 또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느라 힘들었고, 출근은 해야 하는데 불어난 몸 때문에 힘들었으며 남편에게는 알 수 없는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힘들었습니다. 감격과 감동의 순간은 어느덧 공포와 두려움, 불안, 외로움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잠에서 깨어 옆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ʻ이게 꿈인가ʼ 싶을 때도 참 많았습니다. ʻʻ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어. 배 속에 있을 때가 좋은 거야.ʼʼ 어른들의 이야기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ʻʻ애가 왜 이렇게 작아? 엄마가 너무 힘들게 일해서 그런 거야.ʼʼ 시어머니의 가시가 돋친 질책으로 서러워 눈물이 났고, ʻʻ괜찮아, 작게 나아서 크게 키우면 돼.ʼʼ 친정어머니의 따뜻한 위로로 고마워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 몸에 눈물이 이렇게 많은 걸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배 속에서도 움직임이 많았던 아이는 세상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생아는 먹는 시간 외에 잠을 잔다고 하지만 제 아이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아이를 보고 시어머니는 ʻʻ애가 왜 이렇게 부산스럽니?ʼʼ, 친정어머니는 ʻʻ얼마나 부지런한 사람이 되려고 이러나?ʼʼ라고 말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보고 우리는 이렇게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아이를 만드는 건 바로 부모의 ʻ의미부여ʼ ʻʼ이라는 것을 엄마가 된 이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을 땐 아이를 안고, 달래며 재우는 힘듦도 기쁨이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아이를 안고, 달래며, 재우는 일이 억울하고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안아주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안아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또한, 아이는 매 순간 시간의 무게를 느낀 게 아니라 엄마의 피부를 통해 마음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염은희부모교육연구소 소장 염은희(cafe.daum.net/dufwjd0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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