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사랑을 정의하라고 하면 ‘주고도 모자람이 없는지 살피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녀가 아플 때 혹시 내가 잘못한 건 아닌가 하며 부모는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을 점검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자신이 받은 사랑이 없다며 “엄마(아빠)가 나한테 뭘 해줬는데?”라고 울부짖는다면 부모의 기분은 어떨까요? 사랑은 알아차리고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있는 힘껏 사랑했는데 아이가 받은 게 없다면 그건 제대로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이지요.
우리는 언제 사랑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요? 바로 연애할 때입니다. 표정만 보고도 눈빛만 보고도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요. 지나가다 예쁜 원피스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으면 “저거 입고 싶구나. 하나 사줄까?”, 짜장면집 간판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으면 “짜장면 먹을까? 나도 오랜만에 먹고 싶다.”,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오늘 무슨 일 있어?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우리 기분도 풀 겸 달콤한 아이스크림 먹을까?”라고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어떤가요? “집에 있잖아!”, “저건 몸에 안 좋아.”, “왜 짜증이야!”, “네가 뭘 힘들어? 엄마가 더 힘들지.”, “울지 말라고 했지?”라고 윽박지른 적이 많을 것입니다.
감정은 표현하고 들어주는 것입니다. 언어적인 감정표현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감정표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표현되는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비난하고 훈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어야 하며 감정 속에 숨어있는 욕구를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은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러니 아이의 마음을 읽어줄 시간이 없어 늘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것입니다.
“빨리 말해. 왜 우는데?”, “빨리 먹어. 왜 그러고 있는 거야?”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따뜻한 미소를 짓고 기다리며 말한 시간을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아이의 말을 듣기 전에 반드시 부모의 마음을 먼저 점검해봐야 합니다. 내가 편안할 때는 감정을 담는 그릇이 넉넉해서 수용의 폭이 넓어집니다. 반대로 내 마음이 불편하면 이미 내 감정의 그릇이 깨져있기 때문에 더 이상 자녀를 수용할 수 없게 됩니다. 생각이나 결심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한번 결심했다면 한번 실천해보세요. 부모교육의 기회도 많고 쏟아지는 육아 서적들이 우리의 지식을 넓혀주기는 하지만 아는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큰 아이들은 성격이 나쁜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다루어주지 않는 부모에게 더 많이, 자주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신호를 보낼까요? 알아차리고 도움을 줄 때까지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은 ‘엄마’입니다.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은 ‘내 마음을 잘 들어주고 도와주는 엄마’입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엄마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출처:염은희부모교육연구소 소장 염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