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는 물이 ‘죽음’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2사무 14,14; 시편 124[123],4-5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시는 모습은 그분께서 죽음을 이기시는 분이심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함께하지 않으셨을 때 제자들은 호수의 높은 물결, 곧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 위를 걸어오시는 분, 곧 죽음과 고난을 이기시는 분께서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자 어느새 그 공포에서 벗어납니다. 이처럼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는지 그렇지 않는지에 따라 우리에게 평화가 찾아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평화’를 주제로 한 미술 대회가 열렸습니다. 최우수작은 뜻밖에도 폭풍우가 몰아치고 물줄기가 무섭게 떨어지는 폭포가 있는 가파른 절벽 그림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평화와 무관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그 절벽 한가운데에는 둥지가 있었고 어미 새가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평화’라고 하면 흔히 걱정이나 두려움, 고통을 주는 외적인 요소들이 없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참평화는 그러한 외적인 요소에 둘러싸여도 그것을 이겨 내게 하는 힘이 있을 때 찾아옵니다. 우리 신앙인에게 그 힘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회의 수많은 순교자들은 갖은 고문과 감옥살이에도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평화를 잃지 않았고, 처참하게 죽어 가는 가운데에서도 그 평화를 간직하였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평화를 간직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