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리아날 전까지 이 글이 게시되야 하는데...쓰읍!
왜냐구요?
설명필요없이 제 꼴을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꾸리아날 모두들 저한테 한마디씩 비난과
비웃음과 비아냥을 해댈것이 제 눈에 어른거리기 때문입니다.(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별 뜻은 없습니다. 단지 염색했던 머리와 새로자란 머리의 경계선이 뚜렷해져서 이제는
머리를 묶으면 마치 가발을 쓴 양, 사람 자체가 추잡해 보이는 탓에(삐쩌기의 말 못할
비밀하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이에 비해 새치와 흰머리가 많습니다.본인은 어릴적에
고생을 많이 한 탓이라고 우기더군요T.T)염색을 하기로 결심! 알바를 끝내고 밤늦게
귀가하던 중 길가에 있는 화장품가게에 들렀습니다.
"언니, 짙은 밤색나는 염색약 주세여."
그러자 그 가게주인 언니는 친절하게도 새로나온 샘플이라며 스킨로션과 클렌징크림을 함께
담아주었습니다. 괜히 뿌듯한 마음에(여자들은 잘 쓰지도 않으면서 이런거 많이 받으면
데땅 좋아한다)그 언니에게 ’과잉친절억지스마일’(식당에서 일할때 익힌 기술, 남발하면
얼굴근육-특히 입가-이 경직된다)을 지어주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밤
12시...동생이 자고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한 저는 집에 들어가기 전 꾀(오랜만에 써보는
푸근한 단어로군)를 하나 냈습니다. 자고 있던 동생은 제 생각대로 순순히 일어나서 염색을
해줄정도로 착한 인간이 아니기에 집에 들어가기 전 수퍼에 들러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X그레"제품)을 사서 부스럭거리는 검정비닐 봉지에 담아들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역시나 동생은 무슨 행위예술(혹은 아크로바트)이라도 하는양 기괴한 포즈를
구사하며 단잠을 자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씩-하고 오른쪽입술 끝을 올리며 미소를
띄운 저는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부스럭,부스럭"
아니나다를까 비닐 봉지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흘끔 눈을 뜬 동생! 그애는 자면서도
5m반경내의 과자먹는 소리까지 잡아내는 그야말로 "인간 도청장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 목표를 이루기위한 첫번째 과정에 불과했습니다. 눈을 뜨고 비닐봉지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동생에게 제가 던진 멘트!
"아이스크림 먹을겨?"
다음은 재빠른 행동으로 미리 준비했던 밥숟가락을 들고 와 동생에게 내밀어야 합니다.
물론 제것도 가져와야하지요. 그래야 더 빠른 시간안에 아이스크림 한통을 해치울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완전히 잠이 깬 동생에게 불쌍한 눈빛으로 말할
차롑니다.
"염색하고 자야 되는데...에휴, 오늘밖에 시간없는데...혼자 해야지, 뭐"
"..."
물끄러미 동생을 바라봅니다. 몇초후 동생의 입이 열리고...
"으이구 내가 해줄게!"
하하하!!!이로써 저는 손하나 까딱않고 집에서 편안히 염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습니다. 머리를 감고 드라이로 말리고 있는데 어째 생각보다
머리색이 짙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덜 말라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는데...아뿔싸! 다
말리고 난 후에 보니 이건 흡사 세븐에이트 염색약의 그것이었습니다. 당황한 저는
쓰레기통을 뒤져 염색약의 컬러를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해 버렸습니다.
<새치머리용,짙은 갈색 - 새치머리와 흰머리가 많은 경우 짙은 갈색으로 표현되길 원할때>
다음날 할 수 없이 검게 된 머리에 그 누구에게도 너 머리했구나,하는 소릴 듣지못한
저는 절망했습니다. 내가 그토록 하찮은 존재였던가 하는...그래서 밤에 거울을
보았습니다. 이 머리를 어케 해야할까...그러다 옆에 놓여있던 두루말이 휴지에 눈길이
가더군요. 세칸정도를 끊어 반으로 찢은 후 머리에 살며시 대보았습니다.순간 머릿속에
벼락이 쳤습니다.바로 이거야!,라고 생각한 저는 바로 오늘...브릿지를 넣으러 간
것입니다. 그런데 아저씨 말이 흰색은 머리가 녹아버리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눈물을 머금고 무조건 밝게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겁니다. 지루한 얘기
봐주시느라 무지 수고하셨습니다. 쓰는 저도 힘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만이라도 제
머리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 주세요.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봅니다. 흐흑!
